지나온 모든 순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나를 살게 한 시간들이었다
인생아 고마웠다!
어느듯 달력의 마지막 한 장이 가늘게 떨리고 있습니다. 성탄절 연휴를 보내고, '2025년의 마지막날을 향해가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지난 한 해,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오래된 내 삶의 궤적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2025년이라는 시간도 이제 곧 추억이라는 이름의 보관함으로 들어가겠지요. 올 한 해 여러분의 삶은 어떠셨나요?
저는 이번 연휴 동안 지난 세월 담아두었던 사진과 영상들을 한장한장 꺼내어 보며 한 편의 작은 기록물을 만들어 보았답니다.
김대훈의 '내 마지막날', 그리고 소향의 '바람의 노래'를 배경으로 흐르는 내 삶의 파편들을 바라보며, 저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치열했고, 훨씬 더 아름다운 길을 걸어왔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벅찬 감동을 담아,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길목에서 저의 진심을 이웃님들과도 조금 나누어봅니다.
화면 속에는 흐릿한 옛날 모습부터 어제 찍은 듯 선명한 최근의 모습까지, 수많은 내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작은 손을 꼭 잡고 위태롭게 길을 건너던 젊은 날의 나,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병원 대기실에서 초조하게 바닥만 바라보던 눈빛, 그리고 소박한 케이크 하나에 온 가족이 박수를 치던 어느 생일날의 풍경들...
모든 사진들을 담을수는 없었지만 그것은 단순한 사진의 나열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이 세상을 온몸으로 버텨왔다는 '증언'이었고, 어떻게든 살아냈다는 '증명서'였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에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겠지만, 제게는 그 매 순간이 피와 땀으로 일궈낸 소중한 역사였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을 울컥하게 했던 저녁노을의 붉은빛빛 하늘마저도, 지금의 나를 만든 소중한 조각들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마냥 평탄한 날은 그리 많지가 않았는데, 사람을 잃어 가슴에 구멍이 뚫린 것 같던 날도 있었고, 굳게 믿었던 인연에게 배신당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영원히 곁에 있을 줄 알았던 이들이 조용히 등을 돌릴 때, 그 시린 고독은 저를 더욱 작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진 바람이 저를 쓰러뜨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저를 더 단단하게 뿌리 내리게 했습니다. 저를 버티게 한 것은 원대한 포부나 거창한 꿈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오늘 아침 눈을 뜨고, 가족의 얼굴을 한 번 더 바라보며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소박한 용기였습니다. 때로는 눈물로 씻어내고, 때로는 억지 웃음으로 가리며 지나온 시간들...
그렇게 꾸역꾸역 걸어온 길 끝에서 저는 이제야 저 자신에게 진심으로 말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 잘 견뎌냈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
영상의 배경으로 흐르는 김대훈의 '내 마지막 날에' 노래를 듣자니 가사가 가슴을 파고듭니다. “사람이 나를 떠나도, 세상이 나를 속여도, 내 곁에 있어주어서 인생아 고마웠다...”
빈손으로 태어난 이 길 위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귀한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은 때로 저를 아프게 하고 떠나가기도 했지만, 그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 덕분에 비로소 저는 제가 누구인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실패는 겸손을 가르쳤고, 상처는 타인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지혜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노래의 고백처럼, 지나온 나의 인생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넵니다.
고마웠다, 내 인생아.
나를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데려와 주어서.
이제 저는 '중년'이라는 이름으로 삶의 두 번째 장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거울 속 얼굴에 깊게 패인 세월의 흔적은 부끄러운 흉터가 아니라, 제가 이 세상을 성실히 살아냈다는 훈장처럼 느껴집니다.
수많은 이름이 스쳐 지나갔고, 누구는 남았으며 누구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두가 지금의 나를 만든 소중한 인연들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나만을 위해 살지 않으려 합니다. 제가 흘린 눈물과 제가 겪은 시련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라 믿습니다.
비록 잘못한 것도, 후회되는 순간도 많았지만, 저는 최선을 다했고 사랑했으며 정직하게 살려 애썼습니다. 언젠가 제 생의 마지막 장을 덮는 날, 나는 스스로에게 “참 훌륭했다”라고 말해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2025년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 저는 다시 묻습니다.
만약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후회는 없을까?
미련은 없습니다. 넘어졌던 날도, 환희에 차 웃던 날도 모두 오롯이 나의 인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조각이 모여 지금의 '나'를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의 2025년도 분명 눈부시게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때로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있었을지라도, 오늘까지 무사히 걸어온 당신은 이미 충분히 훌륭합니다. 여러분의 삶 속에 깃든 그 숭고한 흔적들을 스스로 안아주는 연말이 되시길 바랍니다.
다가오는 2026년, 새로운 세월 앞에서도 저는 여전히 뜨겁게 살아가려 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나누며, 주어진 하루하루를 소중히 채워가겠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에도 건강과 평안,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새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나온 2025년,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 福 덤뿍 받으세요...^^
첫댓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늘 안산, 즐산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마다 좋은 기운과 웃음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