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를 수 없는 하느님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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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나는 행복 대신 놀람을 기도했다.
그리고 당신을 그것들을 나에게 주셨다.
[제2부] 증언
해질 무렵에
A
집들은 돌로 만들어진 안개.
나무들은 사다리-모양으로 깨어난 일천 개의 손.
눈먼 땅은 제가 우주의 풍차인 꿈을 꾸고,
바람―고요로 난 창―은
하느님의 성(城)과 경이(驚異)를 돌파코자,
시간의 벽을 금 가게 하고,
그 사이로 절망이 자라납니다.
누가 간격(間隔)의 아픔을 치유할 것인지요?
내 행복의 시계 위에서,
얇은 시간 조각이 영원의 한 모습입니다.
B
집들은 돌로 만들어진 안개.
나무들은 사다리-모양으로 깨어난 일천 개의 손.
나는 세상에 주는 당신의 담보물(擔保物).
내 어찌 저당 잡힌 운명으로
내 빚을 스스로 갚을 수 있겠습니까?
꿈들은 이 세계로 들어올 수 없고,
내 눈동자의 등 말고는
어디에서도 내 집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하느님이 우연이 아니듯,
나의 삶 또한 그러하다는
내 영혼의 선서(宣誓)를 나는 듣지요.
C
집들은 돌로 만들어진 안개.
나무들은 사다리-모양으로 깨어난 일천 개의 손.
모든 얼굴이 저마다,
우리가 거의 빠져 죽는 강―그리움의 어둠,
그 속에 있는 하나의 발견(發見).
당신은 먼저 그리움을 짓고,
그 다음에 땅과 하늘을 지으셨지요.
그리고 우리가 살 집은? 아닙니다, 아직 아니에요!
모든 가까이가 우리에겐 너무 멉니다,
간격―우주의 분열―이 간격을 밀어내는군요!
D
나는 이 세상에 난 당신의 발자국이고,
그리고 모든 것이 문과 같습니다.
우리 모두 당신의 발자국을 밟고서,
만유를 관통하여 당신께로 가게 하소서.
시간 속 궁전
저녁: 시간 속 궁전.
당신은 거기에 계십니다, 풍성하신 나의 하느님!
그런즉 내 갈망 또한 지금 거기에 머물러,
구석구석에서 놀라움을 모아다가
온 세상과 더불어 그 보물 나누게 하소서.
저녁― 시간 속 궁전.
도시의 저녁
하늘 어디에선가 필름이 돌아가고
별들을 관통하여 영화 한 편,
도시의 저녁에 펼쳐진다.
집들은 거울에 비친 듯 말없이 서있고,
벽돌 아닌 반짝임으로 건설된 세상.
빛의 고삐에 묶인 채 우리는
하느님 얼굴 소식 듣고자 앞으로 달려간다.
우리 얼굴은 하느님의 부서진 조각들 같고
둘러보는 눈길마다 비밀이 폭로되고,
온갖 말과 꿈과 열정들―하느님의 갈망이 메아리치는.
값비싼 돌들로 포장된 거리들 위로
멀리서 온 빛이 이상한 듯 지루한 듯 누워있는데,
오, 아름다움―우리 지구별에서 오지 않은!
한바탕 꿈처럼 가벼운 느낌, 느낌들.
나무들마다 문기둥― 하지만 아무도
우리를 우리 집으로 데려가려 하지 않는다.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담대한 방랑자들한테 구걸하려고
두 눈 크게 부릅뜨고 문지방에 서 있자니,
갑자기 몸서리 하나 호령처럼 솟구쳐 올라
나를, 내 가슴과 영혼을, 움켜잡고는
줄 선 사람들 틈에 섞여서 열린 문으로
집에 들어가라고 호통을 친다.
그 뒤로 모든 감각이 완전 먹통.
.............................
(베를린에서)
거리의 저녁에서
공기 아닌 보이지 않는 빛으로 허공은 가득 차고―
방금 불 밝혀진 가로등들이
무게 없는 메카바위처럼 걸려있는데,
낯선 건반 위에 알파벳들은 헝겊처럼 덮여있고,
났다가 사라지는 소리들이 제 발자취로 나를 끌어당긴다.
오, 나로 하여금, 여기에서
너의 ‘닉군’으로 기도하는 첫 사람이 되게 하라.
신전 회랑에서 그러는 양, 나는 네 위에서 어슬렁거린다.
귀에 들리는 애욕의 아우성 섞인 저 소음뭉치들.
알지 못할 신 또는 중요한 별것 아닌 자에게 바치는
아마도 연습하지 않은 성가대의 기도인가?
오, 나로 하여금, 여기에서
너의 ‘닉군’으로 기도하는 첫 사람이 되게 하라.
거리들아!
최후시간에 시간의 주인에게
시간에 대한 목마른 호기심으로
젊고 민첩한 시계처럼,
나, 모든 시간을 염탐합니다.
여러 해 동안 공들여 꿈꿔온
사랑하는 연인을 태운 기차처럼,
저녁들마다 무심히도 사라져가는군요.
마지막 밤 좁은 가장자리에서,
시간의 주인이여,
당신에게 내 삶의 나머지 달콤함을 선물할 때,
그때 나의 가슴은
당신의 보물을 시새우는 대신에,
아름다운 당신의 영원을 소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