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되거든 인생이"-기생충 중에서 송강호(김기택役)-
비록 영화 속 대사지만 계획(plan)이란 단어는 그렇게 느낌이 좋지만은 아닌 듯 합니다. ^&^
어릴때 생활계획표를 만들어 부모님께 보여드리면 격려보다는 꿀밤이 먼저 날라왔던건 그 계획을 어린 놈 답지 않게 너무나 치밀하고 완벽하게 짰기 때문일텐데요.
그렇다고 계획표 작성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버티다간 꿀밤을 넘어 회초리로 두들겨 맞을 정도로 생활계획표 만들기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강요를 당했고 지금도 나름 정말 많은 계획표들을 만들며 살고 있지만 여전히 계획표를 만드는 건 진짜 만만한게 아닙니다.
계획은 오늘 이시각부터 당장 시작하는게 아니라 내일부터라고, 딱 하루만 지나면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느낌이 들고, 3일 후에는 계획을 완전히 잘못 짰다고, 며칠 지나면 계획표 실천을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고, 더 지나면 그런걸 내가 만들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훗날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내가 그런 계획을 세웠던가 싶은... 매년 그렇게 반복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어떤 계획이든 '내가 정말 하고 싶고, 현 상황과 능력에 맞게, 구체적이고 정확한 목표를, 실천의 진전 사항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야, 언제까지 도달하려는지'가 명확히 있어야 하는데, 내가 정말 뭘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고 내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오리무중이며 대부분은 머리 털나고 해 본 적도 없는 것을 어떻게 잘 만들 수 있겠냐는거죠.
계획표라는걸 처음 만들때 부모나 선생님이 친절하고 세세하게 잘 가르쳐 주었다면 이런 고생이나 후회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사장이나 상급자들이 잘 가르쳐주고 도와주었다면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까지 빠지는 사태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들 하나같이 너무 불친절하고 고압적이고 상투적이고 배려심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었다는 기억밖엔...
이제 우리는 카약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목표를 갖고 정말이지 이번만큼은 실패하지 않고 잘 실천하고 싶은데 지금껏 그럭저럭 대충 잘 버티면서 살아오던 방식으로는 그 목표에 도달하기가 결코 쉽지 않겠다는 걸 또 한번 깨닫게 될 지도 모릅니다.
계획 실천의 첫날 가졌던 의욕과 결기는 어느새 겨울 눈 녹듯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냥 대충 놀다가 정 안되겠다 싶으면 다 접어버리면 그만 아닌가?"
그래도 해보는데 까지는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더 많을겁니다.
가끔씩은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날도 있겠지만 그건 다 어쩌다 그런 거라고 봐야 하는 것이고 매번 계힉대로 잘 되는 날만 계속되는 것도 아닙니다만, 어쨌든 일단은 계획이라도 잘 세우고 그걸 잘 실천해보려고 노력은 해봐야 그나마 위안이라도 되지 않겠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계획을 잘 세우면 중간에 실수할 가능성을 그나마 줄일 수 있고, 만약 실수를 했더라도 계획표를 다시 복기해보면(문제는 그 계획표를 어디다 뒀는지 기억을 못한다는거) 뭐가 잘못 되었는지 바로 찾아내기가 쉽죠.
그래서 계획표는 어릴 적 배운대로 잘 보이는데다 글로 적어서 붙여 놓고 심심할 때(카약타고 싶을 때)마다 보면서 진척상황을 체크하는게 제일 좋은데, 엑셀 시트를 활용해서 카약 로그북을 쓰는 걸 강추합니다.
다음으로 좋은 방법은 절친 카약 동료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파하는 것으로 그 효과는 생각 외로 좋습니다.
혹시 황당하다고 놀리지나 않을까, 혹시 남들이 따라할까,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계획을 다른 이들에게 잘 이야기 하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은 듯 같은데, 진짜 님과 함께 카약을 타고 싶어하는 동료들이라면 님께서 게으름피거나 계획을 잊어먹지 않고 잘 실행할 수 있게 잘 도와주리라 봅니다.
괜찮으시면 님이 어떤 카약 계획을 갖고 계신지 저한테도 알려주세요.
저도 님들의 계획을 엑셀 시트에 써놓고 정기적으로 체크하면서 님들께서 계획을 잊어먹지 않도록 상기시켜 드릴께요.
계획대로 성공하는 날 다 같이 축하 파티를 합시다!
첫댓글 저의 2021년도의 계획은 카약의 기술들을 연마하여 중급카역커로의 성장입니다. 깔끔한 에디인아웃. 페리. 롤. 브레이스 그리고 물의 흐름을 읽고 적당한 스트로크 구사능력을 배양하는것 까지가 올해의 목표입니다. 이루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야겠죠!
저는 매주 카약을 타는게 올해 목표압니다.
또 하나는 3스타 교육을 받는것
목표가 높으면 그만큼 성장하겠지만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저는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거 좋은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이룰날도 있겠죠. ㅎㅎㅎ
첫째 건강을 되찾고, 둘째 그걸 유지하고, 셋째 나아가 강건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한 카약킹을 즐기셨으면 좋겠죠.
3스타 교육을 잘 받고, 내구성 향상 시키는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