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일요일 밤이면 보는 2시간 정도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한 유튜브 채널(어떤 채널인지는 중요치 않음)이 있는데, 지난 주말에는 한참 보다가 너무 공감되다 못해 웃기기까지 해서 뿜었던 주제가 있었습니다.
시대가 변한건지 사람의 행동 양태가 변한건지는 분명치 않지만 요즘 사람들 중에는 상대방의 말귀도 잘 못 알아듣고(이해하지 못했으니) 글귀도 이해하지 못하는(제대로 읽지 않았으니)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는 주제였는데요.
최근 카약관련 커뮤니티에서 접하는 각종 글과 대화에서 제가 느꼈던 점들이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살짝 안도감도 들었지만 씁쓸함은 남더군요.
저는 말(구어)보다는 글(문어)로 표현하는 것에 더 익숙한 편인데, 솔직히 말은 잘 못하는 편이고 글은 몇 번이고 잘 갈무리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강좌나 기고를 쓸 때 딱딱한 문어체보다는 마치 대화를 나누듯 구어체로 쓰게 되더군요.
편하게 읽으시라고...
다시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
원래 뜻은 소파에 누워서 감자칩이나 먹으면서 TV만 보는 미국판 죽돌이 인생을 비판하는 것으로, 먹고 마시는 것 외에는 제대로 된 여가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4~50대 이상 한국 중년남성들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이런 류의 사람들은 인지능력과 실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음.
TV가 아닌 컴퓨터면 마우스 포테이토, TV대신 휴대폰이면 썸 포테이토? ㅋㅋㅋㅋ
요즘은 세대를 불문하고 휴대폰(컴퓨터 포함)으로 온라인 동영상 이용률이 급격히 증가(더 선호함)하면서 점점 긴 글을 읽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서 생각하는 시간도 줄어들다 못해 아예 사라지기까지 한다네요.
그리고 문어체를 잘 못 읽으며, 긴 글 따윈 읽는 것이 싫어 아예 포기하고, 정작 본문은 제대로 읽지도 않고 댓글을 달기도 하는데 어휘력도 부족해서 엉뚱한 댓글을 달면서 전쟁의 단초를 제공하거나 기꺼이 댓글 전쟁에 참전(?)하는 용감함을 보여주기까지 한다네요.
저는 이 대목에서 뿜었습니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
개인화된 검색의 결과물의 하나로 사용자들이 자신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 정보로부터 분리되면서 자신만의 문화적 이념적 거품에 갇혀버리고 마는, 결과적으로 정보의 편향성으로 인한 편견과 왜곡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
이것은 아래의 에코 챔버가 조직화 세력화 양극화 되는 양상과 달리 필터 버블은 매우 개인화된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점인데 사회적으로는 얼핏 덜 위험한 듯 보일지 몰라도 진짜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또라이... 사이코... ㄷㄷㄷ
에코 챔버 효과(echo chamber effect)
닫힌 방(공간) 안에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의 소리만 듣거나 자기 혼자 생각만 하는 사람은 그것이 전부라고 여기게 된다는 뜻.
나아가 자신의 생각, 의견과 유사한 정보만을 찾고 믿고 나누면서 자신의 믿음이 점점 강화되는 현상을 일컬음.
자신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엔 닫힌 공간 안에서 진실은 저 멀리 있고 자신의 신념과 동일하지 않으면 중요한 정보로 취급하지 않게되며, 다른 정보는 틀렸다고 비난하는 정도는 애교 수준이고 전쟁도 불사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걸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는데 예전엔 듣도 보도 못한 용어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신념과 자신이 찾고 믿은 정보가 틀렸거나 다른 견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 조차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데 있고, 나아가 주변인들에게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게 하려고 세뇌 작업을 하거나 같은 공간으로 끌어들임으로 세력을 규합하고 늘리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력이 커지면 문제가 되는 건 불보듯 뻔하죠.
히틀러 ㄷㄷㄷㄷ
오늘 어디선가 본 장면
누군가 같이 카약 타자고 번개 공지가 떳습니다.
순식간에 댓글이 수십개가 달립니다.
그런데 번개에 참가하는 사람은 주최자 외에 없거나 꼴랑 한 두명입니다.
댓글 대부분은 그저 잘 다녀오라거나 자기는 무슨 무슨 사정 때문에 못간다는둥 공지 내용과는 전혀 상관 없고 맥락도 없는 댓글이 넘쳐나고 그런 댓글에 또 같은 식의 내용의 댓글들이 상대가 지칠 때까지 계속 달립니다.
댓글 내용도 아주 짧고 간단하지만 전투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힘겨루기가 느껴집니다.
채팅방 같다는...
첫댓글 저는 와이프 포테이토
ㅍㅎㅎㅎㅎ 멋지고 현명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