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합니다...
세월이 불러주지 않아
딱히 어디 갈 곳도 없으면서
집으로 빨리 들어오라는 당신에게
"나 바빠"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지칠 때로 지쳐 봤으면서
어깨 좀 주물러 달라는 당신에게
"나나 주물러주라"며 귀찮아했습니다
세월이 무심해서 마음이 외롭다며
넋두리만 늘어놓으면서도
여행이나 다녀올까 하는 당신에게
"무슨 재미냐"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세월에 뒤처진 발걸음
힘들어 빨리 걷지도 못하면서
조금만 쉬어가자는 당신에게
"왜 그래"하면서 얼른 가자고 재촉했습니다
세월에 속고 속아 놀라는 마음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울먹이면서
계절이 간다고 슬퍼하는 당신에게
"웬 청승이야"하며 혀를 찼습니다
지금껏 나만 바라 봐준 당신인데
들썩이던 어깨를 나만 몰랐나봅니다
세월 가니 이제야 알겠어요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란 걸..
눈물이 납니다
조금 더 잘해주지 못해서
눈물이 납니다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서
늘 옆에 있어서
늘 부르면 와 주어서
당신은 안 늙고 안 아플 줄 알았는데
나만큼 당신도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 우미 김학주 >
카페 게시글
아름다운 글
여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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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를 보는 듯 합니다.
애들 엄마(요세피나)가 16일이 세상을 떠난지 17주기가 됩니다.
자식들 위하고 남편 뒷바리지에 평생 희생했던 요세피나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가 기억하는이의 영혼은 복된 영혼입니다
하늘과 땅은 기도의 길이 있어 형제님의 마음이
요셉피나 자매님에게도 전달되셨다고 믿어요
원경애(루피나)자매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