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이야기 관포지교(상)
춘추전국시대, 주나라가 기울어지자 제후들이 너도나도 우후죽순처럼 나라를 세워 서로 싸움박질해댔다.
그 난세에 고향 영상(현재의 안후이성)의 죽마고우인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이 동업으로 장사를 했다.
이문이 남으면 공정하게 반씩 갈라야 하거늘 항상 관중이 삥땅을 쳐서 더 많이 가졌다.
뭇사람들이 포숙에게 귀띔을 하면 진즉에 그걸 알고 있었던 포숙이
“관중 집안은 가난하니 더 가져가야지” 하며 껄껄 웃어넘겼다.
관중이 전장에 나갔다가 도망쳐 돌아와 세상의 웃음거리가 돼도 포숙이 “관중은 노모가 계시니…”라며 감쌌다.
관중은 영악스럽고 야심이 있었지만 포숙은 후덕하고 사람이 좋아 두 사람의 우정에는 전혀 금이 가지 않았다.
관중과 포숙은 이웃 제(齊)나라에 똬리를 틀었다.
기원전 685년. 사촌인 공손무지가 제양공을 제거, 왕위를 찬탈하자 포숙과 관중은 고민에 빠졌다.
죽은 제양공도 군주가 될 그릇이 못됐지만 공손무지 또한 그들이 섬겨야 할 재목이 아니어서
결국은 소백과 규 두 공자 중의 하나가 군주가 되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포숙은 제자인 제양공의 이복동생 소백을 데리고 이웃 거나라로 도피했고, 관중은 공자 규를 데리고 노나라로 피신했다.
몇년 못 가 공손무지는 그들의 예상대로 살해당하고 군주 자리는 공석이 되었다.
공손무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포숙은 거나라가 제공해준 전차 백승을 타고 공자 소백을 데리고 제나라로 내달렸다.
군주의 자리가 비었으니 먼저 가서 앉으면 왕이 된다는 듯이,
노나라로 몸을 숨겼던 관중과 공자 규도 노나라가 제공해준 전차 삼백승을 휘몰아 제나라로 질주했다.
도중에 길가에서 밥을 지어 먹던 포숙 일행과 마주쳤다.
이때 포숙 진영과 관중 무리 간에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
관중이 전광석화처럼 활을 당겼다.
“우와! 소백 공자가 죽었다!”
입에서 선혈을 토하며 소백 공자가 쓰러졌다. 관중과 규 무리는 자리를 떠 제나라로 갔다.
소백이 일어났다.
화살은 혁대에 맞았고 위기를 모면하려고 혀를 깨물어 피를 토하는 척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포숙 일행은 지름길로 내달려 먼저 제나라 수도 임치에 도착했다.
포숙은 신하들을 설득했다.
소백의 영특함과 도량을 진지하게 토로하자 신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노나라 여자가 낳은 장자 규를 군주 자리에 앉히면 우리 제나라는 노나라에 공물을 바치는 속국이 됩니다.”
이 말이 결정타가 되었다.
소백이 포숙의 비호 아래 군주 자리에 오르니 그가 바로 그 유명한 제후들의 패자 제환공(齊桓公)이다.
장자 규를 옹립하려는 노나라 군대가 제나라 국경에 진을 치고 압박하자 제나라 군대가 진군해 피를 튀겼다.
제나라가 승리하자 노나라는 어쩔 수 없이 제나라의 요구대로 장자 규의 목을 쳤다.
규의 두 스승 중 한명인 소흘은 자결했다.
제나라 사신이 관중을 모시러 왔지만 노나라에서는 보내지 않았다.
관중이 워낙 똑똑한 인물이라 제나라로 돌아가면 제나라의 조정이 강화돼 결국 노나라에 위협이 될 것이란 이유다.
포숙의 귀띔을 받은 사신이 껄껄 웃으며
“관중은 제환공에게 활을 쏜 사람이오.
제나라로 돌아가면 제환공이 모셔다 책사로 쓰겠소? 죽이겠소?”
관중은 제자인 규 공자의 목을 들고 함거에 올라 제나라로 돌아왔다.
“저, 저놈은 내게 활을 쏜 놈이 아니더냐!
당장 목을 베렷다.”
포숙이 가로막고 말했다.
“폐하가 제나라만 다스리려면 저 하나로도 되겠지만 천하를 얻으려면 관중을 써야 합니다.”
포숙은 제환공과 관중을 억지로 한 방에 몰아넣었다.
관중이 내공으로 쌓은 해박한 식견을 삼일 밤낮 유려한 언변으로 풀어내자 홀딱 반한 제환공이 관중을 중부(仲父)라 불렀다.
중부란 자신을 낳은 아버지는 아니지만 생부에 다름 아닌 친밀감과 존경심을 나타내는 최고의 존칭이다.
훗날 제갈공명은 존경하고 닮고 싶은 인물로 서슴없이 관중을 꼽았다.
제나라는 제후들과 회맹을 맺어 무력 침공에 대비하고 농업은 물론이거니와 상공업·어업·염업에도 진흥책을 써 태평성대를 이뤘다.
어느 날 관중이 드러누웠다.
제환공은 덜컥 겁이 나 손수 어의를 데리고 관중을 찾아갔다.
어의가 진맥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아버님께서 못 일어나시면 포숙 삼촌을 재상에….”
제환공의 손을 잡은 관중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됩니다.”
첫댓글 감 사 합니다.
재밌는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독합니다.
사랑방 야화 416.좋은 글 감사한 마음으로 즐감하고 나갑니다 수고하여 올려 주신 덕분에
편히 앉아서 잠시 즐기면서 머물다 갑니다 항상 건강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잘 보고 갑니다
내용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내용 잘 보고감니다 감사합니다,
사랑방 야화 잘 보구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