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추석명절 연휴를 맞이하네요. 오랜만에 가족들과 친지들을 만나 즐겁고 뜻 깊은 명절 지내시길 빕니다. 오가는 길 서로 양보하고 웃는 얼굴로 안전하게 다녀오시지요. 저의 편지는 10일(수)까지 쉽니다.
아침의 행복 편지 421
명절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맞이하는 마음가짐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야 못 보았던 사촌들도 보고 가끔은 덤으로 웃어른들에게 용돈도 받는 기쁨이 있어 즐거울 것입니다만 어른들은 명절을 지내는 준비와 책임감 때문에 양가감정일 것 같구요. 특히 여성들에게는 ‘명절 증후군’으로 약간 우울(?)모드로 일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명절분위기도 사회 환경과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역귀성 인구의 증가, 핵가족 중심, 교통체증 우려로 만났다 바로 헤어짐, 명절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객 증가, 명절에 대한 의의는 점점 퇴색되고 점점 행사 성으로 바뀌어 가는듯한 인상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세태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은 명절에 만나게 될 가족들 간의 ‘관계’여하에 그 분위기는 매우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지요. 서로 주고받는 대화에 상대가 머무를 수 있는 ‘관계의 공간’이 충분이 있고, 대화의 행간에 여유가 어느 정도 있어야 편안함으로 만날 수 있을 수 있습니다.
명절 동안 이것만큼은 명심하시면 어떨지요? 상대방에게 건네는 자신의 말투, 어휘를 잘 살펴보면 서로를 껴안아주기 말입니다.
내가 설령 웃어른이라서, 내가 그동안 피해자라서, 나만큼 가족위해 노력한 사람이 없어보일지라도 어떤 상황에서든 내 의견을 전하는 말과 태도가 상대에게 어떻게 느껴질 지 관찰해 보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기에 다른 때보다도 더 말투와 어휘를 조심해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상황을 내 입장에서만 상대를 근거 없이 추측하고 단정하는 일, 내가 느끼는 감정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일, 지나간 부정적 과거 이야기를 지나치게 하는 일 등은 삼가시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가족은 의외로 서로 머무를 수 있는 ‘관계의 공간’이 좁습니다. 이해해줄 거라 믿기에 기대도 크지만 실망이 커서 분노를 키워갈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이지요. 그 분노는 서로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못한 채 서로의 아픔과 상처로 남습니다. 가족 서로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말! 따뜻하고, 부드럽고, 수용적이고, 어루만져주고, 기다려주고, 껴안아주는 말을 상대에 전한다면 명절 또한 더 따뜻하고 밝아지지 않을까요?
행복한 추석 명절 지내시길 빕니다.
2014. 9. 5
해피데이
김항중 요한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