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탱이 밤 탱이 되던 날.
1973년10월29일 드디어 진통이 시작 되어
아내와 나는 조산원에 입원하였다
기다리는 서너 시간이 지나 일곱 시간이 지나도
아기를 낳지를 못하고 있는 아내
다른 임산부들은 들어오자마자
아기를 낳고 퇴원을 하는데
우리 처는 열 시간이 지나도
아기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내 배는 서서히 배고파 오고
시간은 밤 열시 이십오 분 엉덩이를
들려고하는데 힘주라는 소리
안에서 들리는 소리 힘줘 힘
얼마나 듣고 싶은 소리인가 힘주라는 소리
힘주라는 소리는 들리는데
아내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간호원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
나도 분만실 앞에서 간호원 따라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는데
아이우는 소리가 나 분만실 앞에 가서
분만실 문손잡이 열쇠 구멍으로 무엇을 낳는가.
궁금하여 들여다보는 순간 갑자기 분만실 문이
내 앞으로 열리면 서 둥그런 손잡이가
내 눈을 때리는 순간 뇌성 번개가 치고
무지개가 보이고 북두칠성 십자성 삼태성
흑산도 아가씨 모욕하는 것도 보이대요
눈알이 빠졌는지 눈앞은 캄캄하고
몸은 가누지 못하고 머릿속에서는
12시 통행금지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정신이 없는데
간호원이 나를 향해 아저씨 아들 이예요
아들을 출산 했네요
아들이고 딸이고 눈알이 아파 죽겠는데
반가워 할 놈이 있겠습니까.
아픈 눈을 만지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아내와 간호원은 병실로 가고 있다
걸음을 걸으려고 하니 병원 복도가
빙글빙글 돌고 정신을 차려 방으로 들어가
아내에게 수고했다는 소리도
말하고 아이부터 살펴보았지요.
손가락 발가락 열 개씩 이상 없고
팔 다리 등 확인하여 보아도 이상이 없었습니다.
아이에 이를 들여다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이가 한 개 도 없는 것이 보여
나는 속으로 그때 산부인과 의사 말대로
이빨 없는 기형아가 태여 났구나 생각하니
온몸에 기운이 싹 빠지고 천장이 노랗게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쳐다 본 아내 무슨 걱정이 있어요.
묻기에 여보 의사 말이 맞는가봐
아이가 이가 없으니 큰일이 났네.
말하니 아내는 웃으면서 하는 말이
태어나는 어린아이들은 이가 없어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이가나오니 걱정 마세요
눈은 왜 그래요 묻기에 이차 저 차는 저 차 이차다
그래서 눈을 다쳤다 하니 아내는 배꼽을 잡고 웃고
나는 눈탱이 가 밤탱이가 되어 무지무지 아팠다
아들한데 눈탱이 맞고 아들 낳았다
나도 오늘부터 아버지다 신이 난다
눈이 아파도 아들 아들이 부처님 단군님
그리고 조상님 종자 번식에 성공하였습니다.
급히 집으로가 부모님에게
아들을 낳았다고 말씀 드렸더니
부모님 할머니 식구들이 다들 좋아하고
특히 아버지께서는 더욱 좋아 하셨다
아버지는 작명소에 가서 손자 이름을 지어 갖고 오셨다
아들 이름은 김범수 지금도 큰 아들 태어난
음력10월 이면 오른쪽 눈이 아픈 것 같다
조산원에서 일주일을 몸조리를 하고
아내와 함께 집으로 오는데 동네
아는 분들이 축하를 하여준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이날처럼 신나는 일은 없었다.
주택복권이 당첨이 된다 해도 이보다
더 좋을까 한쪽 눈은 퉁퉁 붓고
동네 사람들 하는 말씀 아들놈이 나오자마자
애비 얼굴 발로 찼나. 눈탱이가 밤탱이 모양 부었네.
얼굴이 엉망이야 허 허 허…
(옛날 산부인과 학교 관공서 열쇠구멍은
지금 열쇠와 달리 열쇠 구멍이 커 안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1973년 10월 29일
송화/덕종
출처: 아미타불 부처님 원문보기 글쓴이: 도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