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오년 전인가,
대마도 이즈하라에 사시는 아마추어무선 동호인 일본인 아저씨댁에 문안인사 차 갔다가 집안 돌담곁에 널씬한 키에 화려한 꽃을 잔뜩 피운 참나리꽃을 보고 반해서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곁에서 보시고 그 아래 떨어져 올해 막 발아한 약한 잎을 두 장 간신히 내민 어린 참나리꽃 한 포기 뽑아 부드러운 종이에 싸 주시며 하시는 말씀이
'아름답고, 생명력이 강한 꽃입니다.
가져다 집에서 키워 보세요.'
그 동안 화분에서 간신히 고비를 넘기며 연명하다가, 어떤 해는 꾀죄죄한 모습으로 꽃을 피우며 목숨을 이어 왔는데, 올해는 화분들을 챙겨서 물주기도 힘들어 아예 창가 화단에 옮겨 심었더니, 아니 뜻밖에도 제자리를 찾은 듯 2m도 훨씬 넘는 큰 키로 자라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며 화려한 꽃을 피웠습니다.
하찮은 풀꽃도 제자리를 찾아야 참모습을 제대로 발휘하는데...
꽃말은 '순결, 깨끗한 마음'이라네요.
첫댓글 이기대 해파랑길에 이 꽃이 많이 자생하고 있더라. 지금 한창 씨가 맺혀 있더라. 땅에 떨어진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면서 뚫고 들어갈 땅 을 찾아 더듬고 있는 것을 봤다. 더위 무릅쓰고 손에 잡히는 대로 씨앗을 거두어 아직 군락을 형성하지 않은 곳에 뿌려 주었다. 머지않아 이기대 해파랑실에는 ㅈ자생하는 나리꽃이 초여름을 장식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제법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