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생각해본 이야기
정유년 설날 아침! 모든 분들 복 많이 받으셨어요?
저 역시 차례를 지내고 아이들과 새해 덕담을 주고받으며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습니다. 그런 중에 문득, 나이 들어 나이 값을 하느라 그런지 오래전에 읽었던 글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내용은 조선말기(1786~1856)의 위대한 석학,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이야기입니다.
추사선생은, 누구나 아시다시피 어마어마한 사대부가에서 태어나셨고, 정치가이자 학자로, 무엇보다 추사체라는 유명한 서체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 분이 아닙니까.
그분께서 수많은 유배와 解禁을 거듭하다, 세상을 하직하기 1년 전, 남긴 글을 소개합니다. 이 글은 지금 충남 예산 고택의 주련(柱聯)으로 걸려있는 명작이라고 하네요.
大烹豆腐瓜薑採 高會夫妻兒女孫
풀이하면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에 오이, 그리고 생강 넣은 나물이고, 가장 지고지순한 모임은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들딸과 손자이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추사선생은 여기에 친절하게 별도의 주석을 달았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것은 촌 늙은이들의 제일가는 즐거움이다. 비록 허리춤에 말(斗)만한 황금도장을 차고, 밥상 앞에 시중드는 여인이 수백 명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맛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라고.
설날 아침에 생각해 본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