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31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잃어버린 사람을 찾아 구원하시려고 아드님을 통하여 세상에 오셨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응답하며, 선행의 의지를 키워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을 저마다 집에 모시고, 땅과 하늘의 재물을 이웃과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제1독서
<주님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므로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십니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11,22―12,2
주님, 22 온 세상도 당신 앞에서는 천칭의 조그마한 추 같고
이른 아침 땅에 떨어지는 이슬방울 같습니다.
23 그러나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기에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시고
사람들이 회개하도록 그들의 죄를 보아 넘겨 주십니다.
24 당신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며
당신께서 만드신 것을 하나도 혐오하지 않으십니다.
당신께서 지어 내신 것을 싫어하실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25 당신께서 원하지 않으셨다면 무엇이 존속할 수 있었으며
당신께서 부르지 않으셨다면 무엇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겠습니까?
26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기에 당신께서는 모두 소중히 여기십니다.
12,1 당신 불멸의 영이 만물 안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2 그러므로 주님, 당신께서는 탈선하는 자들을 조금씩 꾸짖으시고
그들이 무엇으로 죄를 지었는지 상기시키며 훈계하시어
그들이 악에서 벗어나 당신을 믿게 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그리스도의 이름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2서 말씀입니다.1,11─2,2
형제 여러분, 11우리는 늘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우리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12 그리하여 우리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따라,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2,1 형제 여러분,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우리가 그분께 모이게 될 일로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2 누가 예언이나 설교로 또 우리가 보냈다는 편지를 가지고
주님의 날이 이미 왔다고 말하더라도,
쉽사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9,1-10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2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3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4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5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6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7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8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1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영성체송
시편 16(15),11 참조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리이다.
<또는>
요한 6,57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살아 계신 아버지가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영성체 후 묵상
▦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기에,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시고, 사람들이 회개하도록 그들의 죄를 보아 넘겨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 취급을 받던 세관장 자캐오의 집에 들어가 묵으시며,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오셨다고 하십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의 성사로 저희를 새롭게 하셨으니
저희에게 주님의 힘찬 능력을 드러내시어
주님께서 약속하신 은혜를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2021년 11월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요청으로 오늘의 묵상 제공을 중단합니다.
....................................................................................................................................
2022. 10. 30. 연중 31주일 (루카19,1-10)
♡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
사랑의 경험이 회개의 은총을 불러옵니다.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품어주시고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모양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의 경험이 회개의 은총을 불러옵니다. 따라서 이 시간 먼저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자캐오라는 사람은 예수님을 간절히 보고 싶어 했고, 그 보고 싶은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키가 작아 예수님을 볼 수 없게 되자 곧장 달려가서 길가의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습니다.
키가 작은 콤플렉스, 군중이라는 장애물, 위신 체면을 넘어서야 했습니다.
그는 세관장이었습니다. 세금을 징수하던 그는 그야말로 부자였고 물질적으로는 풍부한 사람이었지만 죄인이라는 낙인을 받고 살았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간다는 것은 체면을 구기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에 상관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으로 하여금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그의 이름을 부르게 하였습니다.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서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고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19,8).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자발적으로 자기 삶의 쇄신에 대한 다짐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회개하라고 특별히 말씀하시지 않았는데 자캐오는 예수님께서 자기를 인정해 주고 보아주었다는 것을 알기에 삶이 바뀐 것입니다.
지금까지 집착하고 있던 모든 것을 다 버릴 만큼 자유로워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변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계신 곳에 구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을 보고 싶어 해야 합니다.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말씀을 통해서 볼 수 있고 만나게 됩니다.
뵙고 싶은 만큼 성경 말씀을 읽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혹 내가 아직 세상 것에 미련이 많다면, 예수님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탓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캐오처럼 위신 체면 버리고 나무위로 올라가는 정성과 노력,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투신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인간을 무시한 은총이 절대 아닙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시면서 스스로 협력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협력 안에서 좋은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주님의 뜻에 기꺼이 응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있다면 얼른 내려놓고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서 영광을 받으시게 해야 하겠습니다.
자캐오라는 이름의 뜻을 말씀드렸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즈카르야’(Zechariah)에서 나온 말로 “하느님께서 기억하셨다.”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자캐오를 멀리서 피하고 손가락질하는 죄인으로 여겼지만, 주님은 그를 구원해야 할 사람으로 기억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하느님께서 기억하십니다.
당신의 모상을 닮은 당신의 귀한 작품으로 기억하십니다. 실망과 좌절에 빠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기억하십니다.
우리 모두를 구원의 대상으로 기억합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영광을 받기를 원하십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자비를 청해야 합니다.
구원의 문은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모두가 다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구원은 자캐오가 주님을 갈망하며 세관장의 위신과 체면을 버리고 나무에 올랐듯이 단호한 결단으로 하느님의 구원의지에 협력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19,9-10). 하고 선언하시는 데도 구원을 받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하고 투덜거리던 자칭 의인인 사람들은 구원을 받았을까요? 자칭 죄인이라고 하는 이에게 구원이 있었습니다.
죄인임을 뼈져리게 느끼고, 고백하고, 하느님 앞에 새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결의는 하는 이들에게 구원이 가깝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큰 잘못을 범했다 하더라도 하느님께는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잊지 않기 바랍니다. 사랑받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자캐오의 집에 구원이 내린 것은 주님의 은총과 자캐오의 협력의 결실입니다.
예기치 않은 어렵고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주님께로 향한 나의 노력을 포기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그분의 손을 꼭 잡고 일어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는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그분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주님만이 우리의 희망이기를 기도합니다.
마음을 다하여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