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오늘은 부활 제5주일입니다. 농부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참된 포도나무의 가지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성실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면서 새로운 인류의 맏이가 되어, 성덕과 평화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성령의 은혜를 청합시다.
제1독서
<어떻게 길에서 주님을 뵙게 되었는지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9,26-31
그 무렵 26 사울은 예루살렘에 이르러 제자들과 어울리려고 하였지만
모두 그를 두려워하였다.
그가 제자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27 그러나 바르나바는 사울을 받아들여 사도들에게 데려가서,
어떻게 그가 길에서 주님을 뵙게 되었고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는지,
또 어떻게 그가 다마스쿠스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담대히 설교하였는지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28 그리하여 사울은 사도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드나들며
주님의 이름으로 담대히 설교하였다.
29 그리고 그리스계 유다인들과 이야기도 하고 토론도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사울을 없애 버리려고 벼르고 있었다.
30 형제들은 그것을 알고 그를 카이사리아로 데리고 내려가
다시 타르수스로 보냈다.
31 이제 교회는 유다와 갈릴래아와 사마리아 온 지방에서 평화를 누리며
굳건히 세워지고, 주님을 경외하며 살아가면서
성령의 격려를 받아 그 수가 늘어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믿고 사랑하라는 것이 하느님의 계명입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3,18-24
18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
19 이로써 우리가 진리에 속해 있음을 알게 되고,
또 그분 앞에서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20 마음이 우리를 단죄하더라도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보다 크시고 또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21 사랑하는 여러분, 마음이 우리를 단죄하지 않으면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22 그리고 우리가 청하는 것은 다 그분에게서 받게 됩니다.
우리가 그분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 마음에 드는 것을 하기 때문입니다.
23 그분의 계명은 이렇습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대로,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24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분 안에 머무르고,
그분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신다는 것을
우리는 바로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2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3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
4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6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런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
7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8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영성체송
요한 15,1.5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예수님 안에 머무르고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무르면,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십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며,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 열매 맺는 가지가 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2021년 11월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요청으로 오늘의 묵상 제공을 중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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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란 원줄기에 붙어있음으로 인해 우리 삶은 의미를 지닙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포도나무와 가지에 대한 예수님의 훈화 말씀을 경청하면서, 참 많은 성찰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이라는 포도나무 원줄기에 붙어있기는 하지만, 진정으로 붙어있는가? 하는 반성을 합니다.
혹시라도 떨어져 나갈까봐, 안간힘을 다해 원줄기에 붙어있지만, 전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꼭 붙어있기는 하지만 일생에 도움도 안 되는 가지로 여겨지지 않을까, 두려움이 큽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구성원들을 만납니다. 소속은 분명 우리 소속이 맞는데, 우리 편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어디 소속이라고 자랑스럽게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만, 그 공동체가 추구하는 정신이나 영성과는 전혀 별개의 삶을 살아갑니다. 무슨 불평불만이 그리 많은지, 입만 열면 자신이 속한 단체나 리더들을 향한 험담을 폭포수처럼 쏟아냅니다.
이런 분들은 증거의 삶이 아니라 반대증거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 앞에 표양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 표양이 됩니다. 복음적 증거의 삶이 아니라 반복음적 증거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메스컴을 장식하는 사이비 교주들이 그렇습니다. 목소리 높여 성경을 가르친다고 외쳐대지만, 정작 성경을 욕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성경의 가치를 훼손하고 축소하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예수! 예수! 하지만 정작 예수님을 모욕하고 박해하고 있습니다.
저희같은 사제나 수도자들도 조심해야겠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반대증거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늘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돌아봐야겠습니다. 우리의 악표양으로 인해, 고압적인 태도로 인해, 제왕적 리더십으로 인해, 세상 사람들에게 반복음적 증거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가지는 나무의 원줄기 붙어있음으로 인해 의미를 지닙니다. 잘려나간 그 순간부터 가지는 생명력을 잃을뿐더러 아무런 존재의 의미도 가치도 찾을 수 없습니다. 붙어있는 한 매년 싱싱할 포도송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잘려나가는 그 순간 1분이면 다 타고 사라질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우리 인간 존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란 원줄기에 붙어있음으로 인해 우리 삶은 의미를 지닙니다. 제 색깔을 찾습니다. 예수님께 붙어있음으로 인해 우리 삶을 가치 있고, 고귀라고, 존엄하고, 빛납니다.
어떻게 해서든 예수님이란 너무도 든든한 지주에 끝까지 붙어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잠시나마 그분과 떨어져 있었다면 최대한 빨리 그분께로 돌아가 다시 붙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