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대희년인 2000년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신심이 매우 깊었던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였다. 그 자리에서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특별히 하느님의 자비를 기릴 것을 당부하였다.
이에 따라 교회는 2001년부터 해마다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느님의 크나큰 자비에 감사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교회는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정하여 하느님의 큰 자비를 기리는 날로 삼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내려 주시며 죄를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자비로 죄를 용서받았음을 깨달을 때마다 우리는 부활의 기쁨을 체험합니다.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며 기쁜 마음으로 이 미사에 참여합시다.
제1독서
<한마음 한뜻>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4,32-35
32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33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34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35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깁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5,1-6
사랑하는 여러분, 1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사람은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그 자녀도 사랑합니다.
2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계명을 실천하면,
그로써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3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바로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계명은 힘겹지 않습니다.
4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기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긴 그 승리는 바로 우리 믿음의 승리입니다.
5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
6 그분께서 바로 물과 피를 통하여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물만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신 것입니다.
이것을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곧 진리이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여드레 뒤에 예수님께서 오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19-31
19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24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25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26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28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29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30 예수님께서는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많은 표징도
제자들 앞에서 일으키셨다.
31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영성체송
요한 20,27 참조
네 손을 넣어 못 자국을 확인해 보아라.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초대 교회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이들은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되고 큰 능력을 드러내며 큰 은총을 누립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고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이 신비를 마음속에 간직하여 삶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2021년 11월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요청으로 오늘의 묵상 제공을 중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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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7일 부활 제2주일
♡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믿음의 크기를 강조하지요. 그런데 ‘나’의 믿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나’보다 ‘하느님’께서 나를 더 믿어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늘 ‘사랑’으로 드러났습니다.
부모의 사랑이 클까요? 아니면 자녀의 사랑이 더 클까요? 부모의 사랑이 훨씬 크다는 것을 자녀를 키워 본 부모들은 한결같이 말씀하십니다. 이 점을 기억한다면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의 사랑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랑을 계속 받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는 사람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성모님께서 그러하셨습니다. 예수님 잉태 소식을 들었을 때, 처녀가 아이를 갖게 된다는 사실에 의문만 있었지요. 자기의 머리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서 “제가 남자를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의문을 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믿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토마스 사도는 믿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미리 당신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까지 말씀하셨기에 전혀 모르는 사실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의 놀라운 말씀과 기적을 여러 차례 보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믿지 않습니다. 대신 예수님의 신성을 의심하면서 이렇게 말하지요.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 20,25)
예수님의 신성을 믿었다면 이렇게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바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의심하지 않는 것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토마스 앞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는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우선은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받는 아이는 많은 부분에서 다릅니다. 자신 있게 자기 삶을 살아가며, 어떤 고통과 시련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받음을 믿는 사람은 당연히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됩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이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사랑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잘 성장하고 있으므로 가능합니다.
오늘의 명언: 누구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이해인 수녀).
사진설명: 오늘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