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해마다 부활 제4주일은 ‘성소 주일’이다. ‘하느님의 부르심’인 성소(聖召)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사제, 수도자, 선교사 성소의 증진을 위한 날이다. 성소 주일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진행되던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 하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정하였다. 이날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성소를 계발하고 육성하는 일에 꾸준한 기도와 필요한 활동으로 협력해야 할 의무를 일깨우는 기회가 되고 있다.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소 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자의 이름으로 인간의 나약함을 치유하시며, 부활하신 성자의 영광을 빛나게 하십니다. 흩어진 사람들을 한 가족으로 모으시어,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기쁨을 누리게 하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립시다.
제1독서
<예수님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4,8-12
그 무렵 8 베드로가 성령으로 가득 차 말하였다.
“백성의 지도자들과 원로 여러분,
9 우리가 병든 사람에게 착한 일을 한 사실과
이 사람이 어떻게 구원받았는가 하는 문제로 오늘 신문을 받는 것이라면,
10 여러분 모두와 온 이스라엘 백성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곧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바로 그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여러분 앞에 온전한 몸으로 서게 되었습니다.
11 이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12 그분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우리는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입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3,1-2
사랑하는 여러분,
1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알지 못하는 까닭은
세상이 그분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2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1-18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1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12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 떼를 흩어 버린다.
13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14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15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
16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
17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18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영성체송
착한 목자, 당신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셨네. 당신 양 떼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으신 착하신 목자이십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 그분의 이름으로 우리도 구원받고 온전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착한 목자이신 하느님,
성자의 고귀한 피로 구원하신 양 떼를 인자로이 돌보시고
하늘의 영원한 풀밭으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2021년 11월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요청으로 오늘의 묵상 제공을 중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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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1일 부활 제4주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얼마 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습니다. 국민의 봉사자, 일꾼을 뽑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본인만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해서 당선되었을까요?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 국회의원 후보를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일을 한 이 사람을 잘 알고 있습니까? 도와준 사람이 아닌, 그저 국회의원 한 사람만 알 뿐입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일을 한 사람이 자기를 모든 국민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했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자기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음 그 자체로 만족합니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중요한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 주시는 분, 동네 치안을 담당하시는 분, 마트에서 계산을 도와주는 분들 역시 중요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이들의 이름도 아니 얼굴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 중요한 사람들로 인해 편하게 지금을 살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알아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자리에서 중요한 자기 역할을 묵묵하게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자기의 사랑을 그리고 자기의 헌신을 몰라 준다고 억울해하고 화내는 사람은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의 실천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또 남들이 나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 주길 바라면서 실천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 자체로 만족하며 행동하는 사람만이 행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부활 제4주일, 성소주일입니다.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 하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정한 날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성소를 계발하고 육성하는 일에 꾸준한 기도와 필요한 활동으로 협력해야 할 의무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착한 목자’라고 말씀하시면서, 착한 목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즉,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습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묵묵하게 수행하셨습니다. 목자의 참된 요건은 단순히 양 치는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양들에 대한 관심과 자기 목숨까지도 내어놓는 사랑 그리고 양 떼의 주인에게 충실한 것이 착한 목자의 자질입니다.
성소는 단순히 사제 성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뜻에 맞게 성실하게 사는 삶이 바로 성소에 부합하게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착한 목자이신 주님께 속하는 양이 되어 자기 성소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충실한 양의 모습으로 살아갈 때,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 성소를 다시금 생각하고, 자기 자리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살고 있는지를 떠올리는 오늘이 되셨으면 합니다.
오늘의 명언: 내가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과 나누면 놀랍게도 세상에 바뀐다(메리 파이터).
사진설명: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