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
Adonis amurensis
새해가 되면 기다려지는 풀꽃, 복수초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면서
눈속에서도 노란 꽃을 피워내는 꽃이 복수초이다.
해마다 2월이 되면 이꽃을 보기 위해 찾아가고
복수초가 피었으면 곧 봄이 왔음을 알게된다.
전국 산지의 낙엽활엽수림 숲의 햇볕이 잘 드는 양지와 습기가 약간 있는 곳에서 자란다
복수초를 부르는 이름은 여러가지이다.
본래는 ‘복 많이 받고 건강하게 오래살라!’의 뜻을 지녔지만,
찬바람을 이기며 하얀 눈 속에서 피어난 모습이 연꽃과 비슷해서 ‘설련화’
눈과 얼음을 헤치고 피아나서 ‘얼음새꽃’
음력 새해 설날을 맞으며 피어나서 ‘ 원일화' 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꽃의 구조를 살펴보면
꽃모양은 마치 접시나 위성안테나 같다.
꽃잎들은 서로 포개져 있으며
꽃잎 안쪽에는 수술 수십개가 소복이 모여 있다.
꽃잎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꽃 한 가운데는 노란 색 수술이 가득 모여있고,
그 수술 속에 돌기가 여러 개 난 연둣빛 암술이 들어있다.
복수초가 추위를 이겨내고 이른 꽃을 피워내는 데는 복수초만의 전략이 있다.
첫번째로 지난해 광합성 과정으로 만들어 뿌리에 저장해 두었던 영양분의 일부를
꺼내어 커다란 꽃을 피우는데 사용한다.
그리고
효율적으로 빛을 받기 위해
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 하루종일 해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날이 흐르면 꽃잎을 열지 않고, 저녁이면 꽃잎을 닫는다.
그리고
꽃잎이 포개져 암술과 수술을 에워싸고,
꽃의 가운데가 둥그스름하게 들어가 있다.
꽃잎들이 병풍처럼 겹겹이 늘어서서 태양열을 꽃 안에 모으고,
이렇게 모인 태양열을 오목하게 들어간 꽃 한가운데로 다시 모아
꽃 안은 마치 난로를 피운 것처럼 따뜻하게 만든다고 한다.
여기에 더불어 암술과 수술이 피어날 때 물질 대사로 생기는 열까지 보태지면
꽃 안의 온도는 바깥의 온도보다 최소한 5~7도 정도는 높다고 한다.
바로 이 점이 복수초의 두번째 특징이다.
추위에 약한 변온성 곤충들의 따뜻한 휴식처가 되어주는 것이다.
중매쟁이 곤충들은 노란색을 좋아하는데
복수초 꽃의 색깔이 노란색이다.
또한 꽃잎의 안쪽과 수술 주변은 자외선을 잘 흡수하는 칼콘(플라보노이드 계열의 물질) 색소가 많다.
꽃잎 바깥쪽에는 자외선을 반사하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색소가 많다.
자외선을 굉장히 잘 보는 곤충들은
칼콘 색소로 자외선을 흡수해 짙고 강렬하게 보이는 복수초 꽃잎 안쪽을
'꿀 안내판'으로 인식하고 그 꿀을 찾아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꿀 안내판을 따라 들어온 곤충은
추위에 떨었던 몸을 녹이고
꽃가루와 꿀도 먹게 된다.
꽃가루와 꿀을 실컷 먹은 곤충들은
다리나 주둥이를 이용해 몸을 자주 청소하는데, 이때 꽃가루가 떨어지게 되고
끈적끈적한 물질을 가진 암술머리에 그 꽃가루가 떨어지면
복수초는 짝짓기에 성공하게 된다.
복수초에 날아드는 곤충들은
파리류 5종, 꼬마꽃벌류와 애꽃벌류 3종, 재니 등에류 1종과 아주 작은 나방류 1종이 있다고 한다.
이렇듯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다른 식물들과 곤충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을 피해
지혜로운 전략으로 꽃을 피우는 복수초는
6~7월 경에 별사탕처럼 울퉁불퉁하게 생긴 열매를 맺고
더운 여름이 되면 사라지게 된다.
식물을 먹이로하는 곤충들은 때로는 식물에게 해를 주지만
한편으론 곤충의 덕분으로 식물의 유전자를 남길 수 있다.
함께 적절히 내어주고 받는 공존의 삶은 자연스러울 때가 가장 위대할 때가 아닌가 싶다.
참고문헌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정부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