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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송학동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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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강론 스크랩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미카엘라 추천 0 조회 12 15.09.25 07: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연중 제25주간 금요일>(2015. 9. 25. 금)(루카 9,18-22)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시자,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분부하셨다(루카 9,20-21)."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믿느냐?"이고,
이 말은 "너희는 나를 왜 따르느냐?(왜 믿느냐?)" 라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라는 베드로 사도의 고백은,
"저희가 스승님을 믿고 따르는 것은,
스승님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구세주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저희는 구세주이신 스승님께서 주시는 구원을 받기 위해서
스승님을 따릅니다." 라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분부하십니다.
그 이유는 다음 말씀에 있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루카 9,22)."

 

예수님은 인류 구원을 위해서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분입니다.
죄와 죽음에서 인류를 구원하신 그리스도(구세주)이시고,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하느님과 같으신 분입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던 구세주(그리스도)는
이스라엘에 정치적인 독립을 가져다 줄 '사람'이었습니다.
또 그들이 생각하는 구원은 세속적인 부귀영화였습니다.

 

1) 그래서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과 앞으로 하시게 될 일들과 예수님의 가르침들을 빼버리고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것만 말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리스도'와 예수님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2)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빼버리고 부활, 승리, 영광만 말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신 다음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마태 17,9)."
라고 지시하신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3) 반대로, 부활을 빼버리고 수난과 죽음만 말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죽으셨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입니다.

 

4) 말로만 "예수님은 그리스도(구세주)" 라고 고백하지 말고,
정말로 믿어야 하고, 그 믿음을 고백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수님 수난 전에는 제자들의 믿음이 아직 완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머리로는 믿었고 입술로는 고백했지만,
아직은 '온 삶으로'(온 마음으로) 믿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는(선포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신앙고백'은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지식을 말하는 일이 아닙니다.
만일에 믿음도 없이 그저 지식을 말하는 것일 뿐이라면,
"(누가 그러는데) 예수님이라는 분은 그리스도라고 하더라."
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신앙고백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믿는 것을 '내 목숨을 걸고' 고백할 때, 그것이 신앙고백이 됩니다.

 

지금까지 말한 내용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이미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시키시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새삼스럽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시는가?"
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신 일은(루카 9,2)
베드로 사도의 신앙고백이 있기 전의 일입니다.
그때 제자들이 사람들에게 가서 선포한 복음은,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였습니다.
그것을 첫 번째 단계의 복음 선포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승천, 그리고 성령 강림이 이루어진 뒤에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이 복음에 추가되었고,
그것이 복음의 핵심 내용이 됩니다.
죽으셨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이 바로 그리스도라는 것을
복음의 주 내용으로 선포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두 번째 단계의 복음 선포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말씀은,
아직은 두 번째 단계의 복음을 선포할 때가 아니라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또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마태 10,27)."
라고 지시하셨는데, '지금 당장' 그렇게 하라는 지시가 아니라,
나중에, 즉 부활 후에 그렇게 하라는 지시였습니다.
제자들은 부활, 승천, 성령 강림 후에 예수님 지시대로,
공개적으로 온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했습니다(사도 2장).
거꾸로 생각하면, 그 전까지는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것에 대해서
침묵을 지킨 것이 됩니다.

 

오늘날의 우리는(신앙인들은)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되는 단계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것을 온 세상 사람들에게 선포해야 하는 단계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말로만 고백하고, 말로만 선포하면 안 됩니다.
온 마음으로 믿어야 하고, 온 삶으로 그 믿음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삶으로'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질문,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를
오늘날의 우리에게 하시는 질문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너는 왜 나를 믿느냐? (너는 나를 '무엇이라고' 믿느냐?)"
"나를 믿는다고 말하는 너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
이 질문들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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