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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송학동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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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강론 스크랩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대축일
미카엘라 추천 0 조회 11 15.10.01 09:4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대축일>(2015. 10. 1. 목)(마태 18,1-5)

 

<어린이>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높은) 사람입니까?"
라고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자(마태 18,1),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마태 18,3-4)."

 

예수님의 말씀을 이렇게 다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하늘나라에는 높고 낮은 서열이 없다.
2) 높아지려고 하지 말고,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여라.
3) 하늘나라에 들어가려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춰야 한다.
4) 어린이처럼 되는 방법은 회개뿐이다.

 

어린이처럼 되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 앞에서'(또는 '하느님의')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어린이'는 하느님만 믿고 의지하는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금 강조되고 있는 것은 '믿음'과 '겸손'입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안 믿는 사람을 하느님께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시는 것이 아니라,
사람 쪽에서 안 믿음으로써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못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안 들어가는 것입니다.

 

자기 힘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한 사람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자기의 업적과 능력과 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하느님만 믿어야 합니다.
자기가 쌓은 업적이나 자기의 능력을 내세운다는 것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은총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뜻인데,
그것은 하느님과 예수님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고,
그렇다면 그런 사람이 갈 곳은 하느님과 예수님이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 나라가 하느님 나라일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어린이가 되는 방법은 '회개'뿐입니다.
회개가 아닌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죄를 뉘우치고 보속하는 것만 '회개'인 것이 아니라,
믿음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이 제대로 믿게 되는 것도 '회개'이고,
겸손하지 않던 사람이 겸손하게 되는 것도 '회개'입니다.

 

회개는 한 번 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날마다 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면
그 자격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노력도 회개입니다.
자기는 죄가 없으니 회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교만이고,
이미 회개했으니 더 이상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교만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회개해서 어린이처럼 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으니,
그 나라에는 자신을 낮추는 사람 밖에 없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자신을 낮춘다면,
그 나라에는 남들보다 더 높은 사람도 없고, 남들보다 더 낮은 사람도 없게 됩니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는 서열 자체가 없는 나라이고,
누구든지 그 나라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모두가 다 '가장 큰(높은) 사람'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라는 제자들의 질문은
그 자체로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남들보다 더 높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느님 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습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가 다 똑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입니다.
물론 다른 직책보다 더 높은 직책이 있기는 하지만,
그 직책을 맡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5)." 라는 말씀은,
앞의 '하늘나라와 어린이'에 관한 말씀과는 다른 가르침입니다.
이 말씀에 나오는 '어린이'는
사회적으로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소외 계층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누구든지' 라는 말은,
지금 이 가르침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이 실천해야 할 가르침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하나를'이라는 말은 '하나라도' 라는 뜻이지만,
한 명만 섬겨도 된다는 뜻은 아니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하나하나를 모두 다" 라는 뜻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이라는 말은 "나를 섬기듯이 섬기면"이라는 뜻입니다.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는 "나를 섬기는 것이다."입니다.
따라서 '어린이'가(보잘것없는 사람들이) 곧 예수님입니다.

 

이 말씀은 '최후의 심판'에 관한 가르침에 다시 나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어린이를 섬겨야 한다는 말씀을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누구든지 하늘나라에 들어가려면
어린이가 되어서 어린이를 섬겨야 한다."가 됩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간 성인 성녀들은 모두 다 어린이가 된 분들이고,
동시에 어린이를 섬긴 분들입니다.

 

지금 예수님의 말씀은, 힘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낮추어 어린이처럼 되어서 어린이 같은 사람들을 섬기라는 명령이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서로 섬기면서 사랑을 실천하라는 명령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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