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꼼수
메이저급 언론 중에서 나름 정론이라 할 만한 곳이 한겨레와 경향으로 여겨집니다.
두 개 다 볼 처지가 못 되어 경향만 구독하고 있지요.
전에는 한겨레와 경향을 유료로 몇 백부씩 기부도 했던 적이 있네요.
그렇게라도 해서 한두 명이 정론지와 인연이 닿는다면 성공이라며 애써 위안 삼은 적도 있었지요.
어쩌면 이조차 내 고집이고 이기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경향지국에서 왔다며 낯선 양반이 들렀습니다.
그간 수년을 봐왔으니 사은품 증정하겠다며 봉투를 내미네요.
경향 계속 봐 달라며 이후부터 6개월 무료 혜택도 함께 준답디다.
이런 거 필요 없다고 하니까 장기구독자에 대한 감사함이니
굳이 부담으로 여기지 말고 흔쾌히 받아 달라네요.
10만원 상품권 3장에 다른 상품권이 두어 장 들어 있더군요.
딴엔 생각이 있어 못 이기는 척 받았습니다.
쉬리가 정기 혹은 부정기로 후원하는 장애인 단체에 기부할 생각이었지요.
경향일보를 구독하는 자체를 국민 된 의무로 생각하는 내가
얄팍하게 사은품을 챙긴다는 자체가 가당치도 않았으니까요.
지국의 호의도 받고 내 자존심도 살리면서
동시에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나름의 묘안이었지요.
그런데 받고 보니 구독신청서가 이상합니다.
조선일보 구독신청서였네요.
자기네 딴에는 변명을 합니다.
조선일보구독신청서는 맞지만 따로 적었다시피 "경향"으로 들어갈 거라고....
하지만 유료구독자수는 조선에 포함될 것임을 쉬리가 모를 리 없죠.
정말 치사찬란한 조선의 꼼수입니다.
혹시나 고발할까 싶어 걱정하는 그들이 순간 안쓰러웠지만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사은품 반환하고 구독신청서를 빼앗았네요.
조중동이 문제지 호구지책으로 엮어져 있는 그들이 뭔 죄이겠습니까.
하지만 近墨者黑(근묵자흑)이라고 그들도 미필적 공범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어쩌면 그들보다도 슬쩍 봉투 챙기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구독하는
미지의 조중동 구독자들이 더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아프지만 그들도 내 이웃입니다.
쉬리 변재구
첫댓글 요즘은 지국에서 모든 신문을 같이 취급 한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