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교회는) 병을 낫기를 위해 서로 기도하라'는 권면은 약과 의사 같은 것은 다 필요 없고 기도하여 낫는 것이 믿음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대 사회는 평민, 그 중에서도 신분과 소득이 낮은 천민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혜민서라는 곳이 있었지만 유명무실하게 운영된 적이 많았고 가난한 이들은 온갖 민간처방에 기댈 수 밖에 없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고대 팔레스타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기댈 곳이 없고 의술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약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들의 상처에 기름을 바르고 기도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라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낫는 기적을 바라면서 말입니다.
따라서 성경의 말씀은 무조건 아픈 사람들 손만대고 다 기도하면 낫는다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의료 서비스와 의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거나(오지 같은 곳들)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고도 나을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의 도움까지 구하며 끝까지 생명을 돌보라는 말입니다.
... 그러니까 아프면 병원 가시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약 먹고 주사 맞으세요.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자신처럼 다른 이들도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더 나아가 세상 사람들 모두가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 나가세요. 그게 진짜 믿음의 성도입니다.
권영진 목사(정언향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