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인등기도 신청안내
밝은 빛으로 고요히 법계를 비춰보니
성현범부 뭇 생령들이 한 집을 이우러 살고 있네.
光明寂照 河沙 凡聖含靈共一家
인등의 공덕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앞의 게송은 중국의 장졸 스님의 오도송(悟道頌)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을 믿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불자님들이 불교를 믿음으로써 마음을 편하게 하고 욕심없이 살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가끔은 부처님의 가피로 집안이 편안하고 또는 하고자하는 일들이 성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는 않으리라 생각되어집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에 대해서 “묘법연화경”에서 분명히 밝히고 계시는데 「사리불아 모든 부처님은 어떤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으로 이 땅에 오셨는가? 부처님께서는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열어서 보이시고 깨달으시고 또 중생으로 하여금 그 지견속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느니라 」여기서 지견(知見)이란 지혜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요, 슬기로운 안목(眼目)입니다. 즉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지혜로운 마음의 눈입니다. 사실 우리 중생들이 원하는 소원들은 부처님의 지견에서 바라보면 마치 아침이슬과 같고 무지개와 같은 것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지위가 높고 건강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잠깐일 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지견을 얻으면 영원한 행복을 얻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영원한 행복을 가로막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다름아닌 무명(無明)으로써 광명과는 정 반대되는 것으로 탐(貪) 진(盡) 치(癡) 삼독심(三毒心)이 바로 원인입니다. 이 삼독심의 먹구름, 즉 무명의 그림자는 쉽사리 걷히지 않습니다. 물론 근기(根氣)가 약해진 탓도 있지만 세상이 험해진 탓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처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이 마음속의 어둠을 몰아내기 위해 초파일에도 불을 밝히지만 평상시에도 부처님 앞에 인등(引燈)을 밝혀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우리의 마음을 밝히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 다같이 부처님전에 인등을 밝히는 근본의의를 깨닫고 불 보살님께 복을 빌고 가호를 발하는데 그치지 말고 자신의 마음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무명을 제거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간직하고 있는 지혜의 등불을 밝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