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풀렸다.
살면서
그래도 풀리지 않던 몇 가지 의문점이
3일 간의 감수성 훈련을 통해
아-하는 탄식과 함께 풀렸다.
남편과 왜 접점을 찾지못하고 빙빙도는가
왜 얘기를 시작하면 싸움으로 번지는가
우리 사이에 사랑은 있는 것 같은데 왜 존중은 없는가
하는 의문이 풀렸다.
그동안 내 얘기를 하면 남편이 이해하고
남편이 얘기하면 내가 이해하는 것이 대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얘기를 하면 남편은 비난으로 받았고
내 얘기를 다 하기도 전에 싸움으로 번졌고
나는 어리둥절했다.
싸우려고 시작한 얘기가 아닌데
왜 매번 이렇게 끝나는 걸까
“상대방 감정 먼저”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 얘기 먼저”를 놓고 싶지 않았다.
고집 부리고 싶었다.
하지만 3일 간 끊임없이 “상대방 마음 먼저 알아주고 그 다음 내 얘기”를 하는 툴 안에서
“나 먼저”하는 고집이 스르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유풍님의 가드)
상대방 감정 먼저 읽어주고 그 다음 내 얘기를 하는 방식을
나도 몰랐고 남편도 몰랐고
그래서 우리의 대화가 서로 자기얘기 하는 싸움으로 번진 거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니
남편한테 하는 말이 조심스러워지고
내가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살피게 되고
그것만으로도 우리 사이의 불편한 긴장감이 조금은 풀리고 편안해졌다.
친구가 어떤 일이 있어서 들어달라고 전화를 했을 때
나름 정성껏 들어주느라 애를 썼다.
맞장구도 쳤다가, 같이 화를 냈다가, 내 얘기도 했다가.
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면 이게 아닌데 싶었다.
속이 시원하지 않았다.
“상대방 불편한 감정 먼저 들어주고” 라는 바다님의 말씀을 듣고
아, 이거구나 싶었다.
친구 얘기를 들으면서 네 마음이 이렇게 저렇게 불편했겠구나 하고 받아주는 것
그것을 놓치고 있었구나.
그래서 많은 얘기를 했지만 핵심에 닿지 못한 블편감이 남아 있었던 거구나.
다시 친구와 통화를 하면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불편한 감정 먼저 알아주는 그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이전과는 많이 다를 것 같다.
자극이 왔을 때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주지 않을 때
나 자신, 내 삶 전체,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느낌이라는 설명을 들었을 때
그동안의 나의 분노, 다른 사람의 분노가 이해되면서
감정을 알아주는 것이 이다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다른 사람 감정 먼저 읽어 주는 훈련을 할 수 있는
3일 간의 시간이 내게 왔음에
무한 감사하다.
덕분에
내 삶은 더 편안해지고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훨훨 날아가는 아름다운 나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