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코치님의 소개로 이 훈련을 등록을 해두고 한참을 기다렸다.
그 코치님께 물었다.
"저는 감정에 대해서는 그나마 조금 익숙하고 다른 사람에게 좀 예민한 편인데 이 과정을 들어야할까요? 이 과정에 뭘하는 건데요?" 그랬더니 그 코치님이 하시는 말..
"그냥 들어봐.. 말로 설명할 수 없어." 라고 하셨다.
다른 수업에서 만난 남관희 코치님의 몇 마디의 인정이 코치로 자신없어 하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기에 일단 등록부터 했다. 까페에 들어와서 후기를 한번쯤 읽어보고 갈 걸.. 나는 아무 정보 없이 참여했다.
첫날 강의장에 도착했더니 빙 둘러져 의자가 놓여있었다. 아.. 여러 사람이 같이 말하는 과정이구나. 여러 낯선 사람이 어려운 나는 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첫 시작은 세 명씩 돌아가면서 말하는 시간이라 조금은 편안했다. 처음보는 사람들과 나의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다행이 조별 5분정도의 짧은 시간들이 이어져서 어떻게 어떻게 지나갔다.
그리고 전체로 둘러 앉아 나의 감정을 이야기하라고 한다. 나를 지배하는 감정은 일단 긴장감이었다. 사회적 가면을 쓰고 밝게 웃으며 적당히 공부는 같이 할 수 있으나 나의 감정을 이야기 하라고 한다. '아.. 이건 좀 어렵겠다.' 라는 생각이 나를 두렵게 했다. 그런데 실수해도 괜찮다고 하는데 실수하며 듣는 피드백에 나는 좀 위축됐다. 어떤 개인에 대한 인격적인 비난이 아닌 더 잘배우기 위해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신 것인데도 나는 힘들었다. 아마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들어서 더 그런가 보다. 내가 피드백 듣는 걸 힘들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첫날 마치고 돌아가며 나는 이 과정이 너무 피곤했다. 몸이 잔뜩 긴장이 된 상태였다.
다음 날 가기 싫은 발걸음이지만 그래도 돈을 냈으니, 소개해준 코치님이 있으니, 나를 인정해주신 유풍님이 있으니 용기내어 갔다. 우리 안에 갈등이 있고 갈등을 표현하고 그 갈등을 해결하며 진짜 나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바라보는 시간.. 그 어려움 가운데 나의 어려움을 알아주고 공감해주는 사람들의 한마디는 정말 꿀처럼 달았다. 의도한 건 아니었을텐데 우리 45기는 몇번의 갈등들을 겪었다. 그 갈등들을 겪으며 풀어가는 과정이 참 의미있었다. 서로 좋은 이야기로 상대의 감정을 읽어주고 인정해주고 그렇게 보낼 수도 있었겠지만 실제 여러 이야기들에 그 사람의 모습이 더 잘 보이기도 했다.
타인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 타인을 인정해 주는 것. 함께 울고 웃으며 그 사람을 볼 수 있었고 나에 대한 인정도 타인에 대한 인정도 잘 안 되는 나였는데 여러 일들을 보면서 조금 관심 가지니 전보다 잘 보였다. 다들 애쓰며 사는구나. 다들 좋은 코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일부러 이렇게 훈련하는 자리에 와서 없는 근육을 만들어 보고자 정말 애쓰는구나.
생각이 중요한 세상에서 나의 감정을 알고 타인의 감정을 읽어주고 타인을 인정하는 것이 참 의미있는 일인것 같다. 이 훈련은 다시 생각해도 피곤하다. 아마 그래서 훈련인가 보다. 그래서 그 다음 과정을 가려니 조금 망설여진다. 그런데 좋은 코치, 좋은 사람이 되기위해 한번 더 용기내고 싶다. 그러면 그 땐 조금 더 편안하게 될 수 있을까....
함께 하는 여러 코치님의 노력이 감동이었다. 코로나로 마지막 날만 밥을 같이 먹게 되어 아쉬웠지만 틈틈히 여러 만남에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해주시는 코치님들이 있어서 좋았다. 이 모임을 이끌어준 유풍님과 바다님, 우리의 여러 이야기들에 마음이 힘들기도 뿌듯하기도 여러 복합적인 감정을 겪으셨을 것 같다. 그분들의 최선을 알기에 너무 감사하다. 45기 동기인 마그마, 민트초코, 들이대장, 멜리사, 기쁨이, 행복파동, 오야붕, 백신님이 있어서 풍성한 훈련이었다. 집단의 힘이란 이런건가.. 또 만나고 싶다.
이 과정의 목적이 자신감과 신뢰 증진, 관계 능력 향상, 의사소통 능력 향상인데.. 어느 정도 달성이 된 것 같다.
안 쓰던, 어쩌면 없던 근육을 만들어 써야하는 과정이라 쉽지 않지만 성장을 위한 갈망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첫댓글 저의 생각과 감정은 금방나오지만 이렇게 하루님은 어떤 마음이실까~~ 생각하니... 막막함부터 밀려오네요~
하루님은 솔직담백하신분 같아요. 상대방 감정도 본인의 감정처럼 잘 이해해 주셨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함께해서 감사했고 뜻깊었습니다. 후기 잘읽었고 다시한번 복습하는것같아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