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 피퉁라BC~ 피퉁라~디블링
D6: 휴식일
5일차는 3일차에 이어 두번째 5000m고개를 넘는 날이다. 다행이라면 고개밑까지 와서 캠프를 차린거고 불행이라면 나에게 스틱이 없다는 것이다.
이른 시각에 아침을 먹고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언제나 그렇듯 사방의 산의 모습들은 풀 한포기 없이 황량하지만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 된다. 작은 빙하 위를 걷는다. 가이드 말이 십년전에는 이 일대가 온통 빙하였다는데 라다크도 매일같이 뜨거워지고 있나보다.
피퉁 라는 생각보다 쉽게 올라섰다. 대신 내리막 길이 길다고 한다. 고갯길 위에서 우리는 오래 머물렀다. 아쉬움 크다.
내리막에서는 서로 ㅓ걷는 속도가 달라 내가 먼저 가다보니 혼자 야영장을 찾아가게 되었다. 같이 걷던 스위스팀의 네팔리 가이드가 도움을 많이 줬다. 길에서는 서로 돕는게 자연스럽다.
디블링이란 마을 외곽에 아담한 캠프사이트가 오늘 숙박지다.
6일차는 휴식날이다. 캠프 앞으로 물이 흐르는 곳에서 우리는 하루를 온전히 쉬었다.
온화한 우리의 야영지 옆으로 빙하가 보인다. 당시 나는 빙하가 있는지를 몰랐다.
빛이 들지 않은 시각에 출발하고 있다.
거대한 습곡산맥, 땅이 어떻게 이런 각도로 굽어질 수 있나? 지각변동의 결과가 엄청나다.
예전에는 거대한 빙하였겠지만 지금은 다 녹고 일부만 남아있다.
모퉁이를 여러번 돌아야 한다.
산의 색이 붉다. 철 성분이 많은 건가?
겹겹이의 지층들이 볼때마다 감탄스럽다.
말들이 추월한다.
피퉁라(5020m)에 올라 맨먼저 카타를 걸었다.
피퉁라에서 쉬고있는 말들. 날씨가 따뜻하고 바람도 없어 여기서 오래 쉬었다.
가이드가 찍어준 우리 팀. 헬퍼보이, 우리 셋, 마부, 쿡과 그 뒤로 말들이 보인다.
사방의 모습을 고루 눈으로 담고 있다.
우리 가이드 소남!
서쪽 방향의 모습
작은 초르텐에 돌을 올리며
내려서기 시작한다.
내려올 때 앞쪽의 산들. 위세가 대단하다.
빙하부부만 확대.
오늘 점심을 김치와 참치를 넣은 주먹밥, 맛있는데 양이 적다.
저 산맥들을 보면 발걸음이 자꾸 멈춰진다.
저 아래로 내려가니 강을 건너야했다. 나는 혼자 왔기에 주저하고 있으니 스위스팀의 가이드(네팔리였다) 강을 건너와 나를 데리고 건너가 주었다. 고마운 마음에 캠프사이트에서 너구리매운맛을 하나 선물로 주고 끓이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가 고마워했다.
나를 따라오던 히말라야의 개. 다음 다음날 캠프사이트까지 따라왔었다. 내가 중간에 쉬느라 신발을 벗고 있을때는 개도 앉아서 쉬었다.
저 언덕길을 넘어가면 캠프사이트다. 이 날 오후에는 거의 혼자 걸었다.
사진의 왼쪽 아래가 캠프사이트인데 길에서 안보인다. 내가 모르고 지나가자 스위스팀 가이드가 우리 팀 스텝에게 알려줘서 헬퍼보이가 나를 부르러 왔다. 혼자 걷는 날이라서 알바를 한 셈이다.
오늘의 캠프사이ㅌ, 앞으로 물이 흐르는 곳이다. 내일까지 여기서 휴식한다.
텐트에 밖은 잔스카
아침에 디블링 마을에서 염소와 양들이 풀을 먹으러 산으로 향한다. 출근한다.
시간 있으면 빨래를 한다. 빛이 좋아 빨리 마른다.
가운데 샐러드이다. 우리가 정말 많이 먹었다. 하루 3번. 나중에는 오이다 당근도 토마토도 동이 났다. 점심은 티벳 수제비인 뗀뚝이다.
저녁이면 같이 돌아온다.
저 여성분 혼자서 이 많은 양과 염소를 돌보고 몰이를 한다.
첫댓글 스틱 하나 없어져 엄청 불편하셨겠네요.
저도 후반부에 스틱이 하나 부러져 운행이 힘들었습니다.
후기 따로 게시판 만들었으니 그곳에 올리시기 바랍니다.,
스틱 두 개를 한꺼번에 잃어버렸죠. 스틱 없이 한번도 안 다녀봤는데 또 적응되는게 놀라웠습니다. 이틀 후 가이드가 짝짝이긴 하지만 나무로 만들어줬어요.
@느린 걸음 아하! 스틱에 끈이 달린 이유가 운행 중 분실 방지를 위해서이기도 한데요…스틱이 없으면 내리막에서 좀 힘들지요.
대원스님과 선생님의 트레킹 기록을 동시에 읽습니다. 같은 듯 다른 파키스탄과 라다크를 경험하고 있네요.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사실 인 듯. 가고 싶은 곳이 점점 많아 지고 있네요.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대원스님의 후기야 방대한 자료와 자세한 설명이 있어 그야말로 트레킹 후기의 정석이죠. 제 꺼는 그저 사진으로 라다크를 느껴보세요. 실제로 보시면 걸음을 자꾸 멈추게 되어요.
지구속살을 보는 듯 저도 눈이 자꾸가네요.
각각 다른 지형과 황랑함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니 감탄의 연속입니다.
저도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라는 것에 극공감하고 갑니다.
참 스틱이 있다 없으면 걷는데 이상하고 힘드는데 가이드의 재치가 아주 좋았네요.ㅎ
제가 강을 건너다 스틱을 잃어버렸을 때 가이드가 엄청 미안해했어요. 강을 건널 때 친구들은 스텝을 2명씩 붙여줬는데 저는 그 때까지 알아서 물을 잘 건넜기에 여사로 생각했던거지요.
이틀 뒤 부터는 나무 스틱으로 잘 버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