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토요일 걷기 21일차
하루 쉬고 나니 다들 거뜬한 모습이다. 다른 날 보다 꽤 일찍 준비하고 출발. 문이 열리지 않으면 옆 호텔문을 통해 나서기도. 6시 전인데도 문이 열려 길을 재촉한다.
가우디 기념관을 거쳐 성곽을 지나고 산 마르코스 광장에 도착하여 파라도르 호텔을 지나는데 서쪽 하늘의 보름달이 새벽을 밝힌다.
베르네스강 다리를 건너 계속 직진하는 길이니 길찾는데 어려울건 없다. 철길 옆을 지나면 오르막인데 좌우로 무덤 같은 와인 창고를 지나면 레온 시내를 거의 벗어난다.
레온과 이어진 비르헨 마을을 벗어나면 길이 두갈레로 갈린다. 대부분 북측 길로 가는데 우리는 남측 길을 택했다. 소로 길을 지나 차도로 나가 고속도로와 철길을 지나면 작은 마을이 나오는데 조용하다.
두번째 마을은 숙소도 있고 바도 있는데 지나쳤다. 바로 비포장 소로 길이다. 가는 길 좌우측에는 잡목들이 있어 풍경은 별로다. 지루한 길을 꽤 오래 걸어 도착한 곳은 아바호 마을이다. 지나는 길 양쪽에는 특유의 밀밭 풍경이다.
바에 들려 커피 한 잔을 하고 마사리페를 향한다. 역시나 차도를 계속 걸어야 한다. 밀밭 길도! 12시가 안되어 목표지점에 도착하여 잠시 고민. 다음날 일정이 장거리라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조금 더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 조금 더가 문제였다. 검색한 바로는 몇키로만 가면 오르비고 마을인 줄 알았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좌우로는 광활한 옥수수 밭이 펼쳐져 있고 바쁜 농부들의 일손이 보인다.
인도가 없는 차도를 계속 가야 하기 때문에 차량과 트렉터 등의 농기구도 조심해야 한다. 산 마르틴에 가까워 지는데 비 마저 쏟아진다. 수로를 지나고 비아반테를 거쳐 다시 철길과 고속도를 지나니 오르비고가 가까워진다.
필라델피아 치즈?공장을 돌아서 우측으로 가면 마을 초입이고 숙소는 돌다리를 건너야 된다. 이 다리는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 된 중세 돌 다리로 유명하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동기가 되었다고!
마을이 상당히 깨끗하고 마트도 dia가 있어 괜찮다. 마트가 좀 멀고 가던 중 비를 맞아 아쉽지만 어떠랴!
숙소는 9유로(침대커버 1유로 포함) 이며 조리 열기구 사용시 1시간 1유로. 저녁 무렵 상당량의 비가 다시 쏟아진다.
걷기 시작한 이래 최장거리를 걸은 날이다. 다들 지쳐 바로 잠들었다. 글 올리기 숙제도 못하여 2일분을 같이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