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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2. 피칼 - 칸얌 - 바드라푸르 - 카트만두
● 거리: 47km (피칼 - 바드라푸르)
● 시간: 3:00
● 최고: 2103m
● 최저: 91m (바드라푸르 공항)
동부 네팔의 차향과 함께한 마지막 여정
칸얌(Kanyam, 1800m)은 호텔에서 하산길 3.5km 떨어져 있는 차 농장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피칼과 함께 일람지구에 속하며 일람 동쪽 40km 지점에 있다. 피칼에서 공항까지는 약 두 시간 거리. 오후 2시 40분 비행기라 시간에 여유가 있어 아침 식전에 칸얌의 차밭을 둘러보기로 했다.
툭툭을 대절해 칸얌으로 향했다. 나빈이 함께했다. 10분 만에 차 농장 도착. 길가에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요즘 대부분의 나라와 도시에 영어 입간판을 세워 '증명사진'을 찍는 포토존이 있다.
칸얌의 차밭은 광활했다. 차로 유명한 일람과 다르질링이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 실감난다. 차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멀리 보이는 동산을 향해 걸었다. 그곳은 이 지역을 360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전망대 입구에도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칸얌은 "동부 네팔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니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와 있다. 연무가 낀 흐릿한 날씨였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풍경이 더 운치 있게 느껴졌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사방이 온통 차밭이다. 한편으론 군데군데 버려진 빈 페트병 같은 쓰레기가 보여 아쉬웠다. 전망대 근처에는 밀크티를 파는 청년이 있어,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카트만두로
호텔로 돌아와 간단히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고 바드라푸르로 가는 지프차에 올랐다. 11시에 비르타모드(Birtamod) 도착. 이곳이 고향인 나빈과는 여기서 작별했다. 며칠 후 카트만두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깔끔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12km 떨어진 바드라푸르 찬드라가디(Chandragadhi) 공항으로 이동했다.
찬드라가디는 "달의 요새(Moon's Fort)"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공항 내부는 소박하다.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어 더운 대합실에서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오후 4시 15분, 드디어 탑승. 비행기는 동부 테라이 평야를 가로질러 날았다. 창밖으로는 캉첸중가 히말, 쿰부 히말, 에베레스트, 로체, 마칼루 등 히말라야의 장엄한 봉우리들이 차례로 펼쳐졌다. 일몰 무렵, 히말라야 파노라마가 황홀하게 펼쳐졌다.
저녁 6시, 카트만두 도착. 갈 때는 45분 걸렸는데 올 때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1시간 20분 걸렸다. 맵스미로 위치를 확인해 보니 아래쪽 테라이 평원으로 우회하고 있었다.
국내선 도착 대합실이 현대적 시설로 바뀌었다. 수하물 클레임(Baggage Claim)까지 있다. 네팔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타멜의 호텔에 도착하니 이번 트레킹을 준비해 준 에코무스탕 여행사의 삼툭 사장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이번 트레킹을 하는 내내 부뜰 님이 마음에 걸렸다. 작년 난다데비와 산닥푸 트레킹을 함께 한 분이다. 년배가 비슷하여 늘 같이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캉첸중가 이야기도 했는데 부뜰님이 따라가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캉첸중가 트레킹을 갈지 말지 확정을 짓지 못하다가 나중에 "에라 모르겠다, 저지르고 보자!" 하고 결정한 터라 연락을 드리지 못했다. 사실은 내 한 몸 움직이는 것도 항공권이나 트레킹 일정과 전체 여행 일정 등 신경쓰야 할 것이 많아 다른 분까지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함께 계속 일정을 논의해야 하는 일도 쉽지 않다. 연락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하며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한다.
에필로그 - 라스트 댄스를 마치고
다음 날 삼툭 사장과 파상이 호텔로 왔다. 파상에게 원래 일정보다 추가 된 3일 치 팁이 일당을 계산해 주었다(원래 내 계획표는 22일인데 파상이 19일에 마칠 수 있다고 해서 첫 날 19일치 일당을 주었다). 남은 돈이 있어 삼툭 사장에게도 트레킹 준비를 잘 해준 것과 카트만두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챙겨준 대 대한 감사의 표시로 100달러를 추가로 주었다.
예비일 3일이 고스란히 남아 나가르코트를 갈까 하다가 짐 들고 왔다갔다 하는 것도 이제는 귀찮아 그냥 카트만두에서 지내기로 했다. 며칠 후 나빈이 호텔로 찾아와 한식으로 식사를 함께 하고 다음 날은 파상의 초대로 보드나트에 있는 파상의 집으로 가서 점심을 대접 받았다. 이번에도 나빈이 호텔로 와서 나를 안내했다.
나빈은 작년에 마칼루 베이스캠프를 다녀왔다고 나에게 마칼루를 권한다. 그러고보니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곳으로 마칼루와 다울라기리, 그리고 돌포가 남아 있다. 다울라기리와 돌포는 캠핑으로만 갈 수 있는 곳이다.
마칼루는 롯지 트레킹이 가능한데 다녀온 사람의 후기를 보니 캉첸중가보다 더 열악하다. 캉첸중가가 오지라고 하지만 마칼루 지역은 그 보다 월씬 오지라고 한다. 찿는 트레커가 캉첸중가보다 적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오지는 이제 힘이 부치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덜하다. 단지 도장깨기 식으로는 가고 싶지 않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캉첸중가 트레킹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이번 트레킹이 마지막 히말라야 트레킹이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말라야는 언제나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깊이 새겨진 곳이다. 웅장한 설산과 맑은 공기,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미소는 늘 다시 부른다. 현실적인 문제는 체력이다.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은 체력이 아쉬울 따름이다. 가고 싶다면 열심히 체력을 단련해야 하리라.
이번 트레킹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
2024 캉첸중가 서키트 트레킹(22일) 비용
(카트만두 체류비 제외 / 1$=1,370원)
일람 - 피칼 - 칸얌 (39.9km)
칸얌은 피칼에서 3.5km 떨어져 있는 차 농장 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피칼과 칸얌 모두 일람지구에 속한다. 여기서 공항까지는 두 시간 거리. 오후 2시 40분 비행기라 여유가 있어 식전에 칸얌 차밭을 방문하기로 했다.
툭툭을 대절
칸얌 차 농장 방문. 길 가 포토존.
차밭이 엄청나다. 차로 유명한 일람과 다르질링이 여기서 그리 멀리 않다.
차밭을 배경으로
차밭멀리 동산이 하나 있다. 이 지역을 360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는 전망대다.
전망대 입구에는 포토존. 칸얌은 "동부 네팔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전망대 오르는 길
전망대 꼭대기.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와 있다.
연무가 낀 날씨라 조금 흐릿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여기서 밀크티를 파는 청년이 있어 아침 차로 한 잔 마셨다.
온 사방이 차밭이다. 군데군데 빈 페트병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것이 옥에 티다.
반대편으로 하산
호텔로 돌아와
간단히 샌드위치로 아침 먹고
바드라푸르로 가는 지프 차 승차
11시 비르타모드. 이곳이 고향인 나빈과는 여기서 헤어졌다. 며칠 후 카트만두에서 만나기로 했다.
식당에서 점심 먹고
놋그릇을 쓰는 식당은 고급식당이다.
식사 후 툭툭 수배 중. 22일 전 이곳에서 타플레중 가는 지프차를 기다렸다.
툭툭 타고 12km 떨어져 있는 바드라부르 공항 도착.
바드라푸르 찬드라가디(Chandragadhi) 공항. 찬드라가디는 "달의 요새"(Moon's Fort)라는 뜻.
소박한 공항 내부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어 더운 대합실에서 2시간 이상 대기했다.
오후 4시 15분 탑승
넓은 동부 테라이(평야) 지역인 바드라푸르
캉첸중가 히말이 보이고
쿰부 히말. 에베레스트와 로체, 마칼루도 지난다.
일몰의 히말라야 파노라마
6시 카트만두 도착. 국내선 도착 대합실이 현대식으로 바뀌었다.
멋있게 변한 대합실을 나와 택시 타고 호텔로
시내가 화려하다. 네팔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
타멜 호텔 도착. 이번 트레킹을 준비해 준 에코무스탕 여행사 삼툭 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힘들긴 했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22일 간의 캉첸중가 트레킹을 잘 마쳤다.
파상이 트레킹 중 지불한 숙식비 영수증을 가져왔다. 점심 먹은 곳이나 중간에 차를 마신 곳에서는 영수증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산을 하니 15,000루피 더 들었다고 해서 환전하여 주었다. 그래서 이번 22일 간 캉첸중가 트레킹에 지프 교통비, 숙식비로 총 85,000루피(약 85만 원) 들었다.
며칠 후 나빈과 함께 보드나트 근처 파상의 집으로 가 점심을 대접받았다. 캉첸중가 출신답게 파상의 집에도 뚱바가 언제나 대기중이었다.
네팔을 떠나는 날 삼툭 사장과 함께. 20년 이상 트레킹을 함께 한 친구다. ♣
첫댓글 칸첸중가 후기 중 최고로 상세하게 기록한 역작으로 추천합니다.
그나저나 저도 지기님후기 덕분에 올 가을이나 내년 봄에 가고싶어졌습니다.
후기쓰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캉첸중가 트레킹 강추드립니다.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에서 몇 안 남은 호젓한 트레일입니다. 비나 눈을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시월 하순 이후에 가시길 권합니다.
@야크지기 삼툭사장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가 마나슬루트래킹을 삼툭사장에게 의뢰해서 갔는데 얼굴을 보니
세월이 많이 흘러갔네요.
칸첸중가 후기 고맙습니다. 언젠가 그곳으로 마음이 동할 때 좋은 자료일듯합니다. 감사합니다~^^
느린걸음 님은 트레킹 경험이 많으시니 별 어려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