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환 시인이 계간문예에서 《테라스의 화단과 텃밭》(제2 수필집)과 《관조觀照는 지혜의 길》(제3 수필집) 수필집 두 권을 한꺼번에 펴냈습니다. 80대로 접어든 노시인이 “글을 쓰고 수정하는 동안 행복했다”고 회고―글쓰기의 가치와 의미를 새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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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에 써놓은 수필들을 차분히 읽고 나서야 내가 이 수필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게 아니라 이 수필들이 부끄러워 책장 속에서 내가 나이 더 든 오늘까지 기다려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비록 지금 내 나이에는 단 한 편의 수필을 쓰라고 하면 쓸 자신도 의욕도 없지만 그 대신 나이를 더 먹은 만큼의 관조觀照의 능력은 늘어나 수정할 힘은 오히려 못하지 않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하였고 결국 용기를 내어 수정 작업에 돌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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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문학에 대한 열정은 이 수필집 출판으로 후회 없는 막을 내릴지도 모르겠다. 이 나이까지 문학과 함께 나눈 애증愛憎의 행복만 해도 더 이상 바랄 게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서로 미워도 하고 몇 번이고 결별을 하려고도 했지만 그것은 잠시뿐 또다시 우리는 서로 한몸이 되어 애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짧지 않은 그 세월을 함께 행복했다.
―서문에서
첫댓글 엄지척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