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꿈꾸는 세상을 위해
글 자작나무
겨울이 옵니다. 추운 겨울이 오면 다들 집안에게 따뜻하게 보내고자 합니다. 차장 밖 보이는 빌딩 숲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논에는 기러기류들이 보입니다. 가까운데서 새를 볼 수 있는 것은 물길이 이어지고 바람이 통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에는 도심과 농경지를 통과하는 황구지천이 있습니다. 최근 하천 주변에는 택지개발과 사람들이 드나들기 쉬운 운동편의시설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겨울철새들에게는 이런 환경이 겨울나기가 힘듦에도 불구하고 위태위태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 새들이 있으면 있는 것이고 가면 가는구나 여기며 우리 일상과는 별개로 여겨집니다.
지난 12월초 전국환경한마당 행사관련 일본 환경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환경관련 센터와 박물관을 둘러보았지만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자연의 일부를 관찰하고 조사와 서식지 보호 활동하는 이지미시 두루미관찰센터와 반딧불이관이었습니다. 이 두 곳은 지역주민이 스스로 일구어낸 결과물이자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자료 전시와 환경교육을 담당하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마을이 함께 자연이 주는 감동을 스스로 일구어 담아 낸 곳이어서 더 많은 생각을 던져 주었습니다.
이즈미 평야는 해마다 10월경이 되면 시베리아 중국 동북부에서 두루미들이 찾아오는 지역으로서 12월이 되면 월동하는 두루미들의 수가 1만3천마리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많은 수의 두루미가 인가 근처에서 확인되는 일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며, 두루미와 사람들의 공생은 지역농부와 이즈미 시민들의 협조와 이해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의 중심이 아닌 두루미의 중심으로 옮기게 된 그 과정을 살펴보면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포획 금지와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농경지의 보호구역을 임차하여 먹이 주는 등 보호활동을 시작하며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 곳입니다. 나이 드신 할아버지 농부들이 이 지역을 순찰하고 먹이도 주고 두루미보호에 관한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도토리교실에도 무농약으로 두꺼비논농사 짓는 것과 지난 12월 21일 하남시에서 팔당대교 옆 당정섬 일대에서 고니가 사는 마을 “고니축제”를 여는 일들이 있습니다. 이곳은 해마다 겨울이 오면 큰고니, 참수리, 흰꼬리수리 등의 천연기념물과 청둥오리, 비오리 등 20여종 5천여마리의 겨울철새들이 오는 장소입니다. 지역주민과 함께 이곳에서 겨울철새 탐조를 통하여 그 지역의 생태환경적 가치를 드높이고 새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고니마을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도 택지개발로 인하여로 농경지는 없어지고 예전부터 흔히 보던 새와 수원청개구리들이 사라지게 되고 예전의 모습과 표정 울음소리가 없는 대지의 침묵만 흐르고 자동차와 기계소리들만 남아 있습니다.
만약 우리 주변에 새들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 보기위해 일본으로 아니면 아주 먼 곳으로 가야만 합니다. 이들이 아주 멀리 떠나가기 전에 우리 주변하고 있는 작은 일들이 의미 있는 행사입니다. 이즈미 두루미관찰센터나 고니학교, 그리고 두꺼비논농사 짓는 것도 서로에게 시간을 내어주고 자연의 힘을 복원하기 위한 작은 노력입니다. 논에 물을 채우고, 하천주변에 나무를 심고, 새집 달고 먹이 주는 일들이 자연에 보다 더 가까이 가고자하는 노력입니다.
우리 마을에도 생명이 숨 쉬는 터전인 칠보산과 황구지천 그리고 논밭들이 생태환경적 가치를 드높이고 자연이 주는 감동을 함께 나누면서 다함께 행복한 칠보마을을 꿈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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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지난 12월7일부터 4박5일간 한국환경교육네트워크 소속 단체 25명 회원이 일본 키타큐수지역 환경관련 체험관 시설견학 및 교류활동을 가진바 있는데, 이즈미 평야에 있는 두루미관찰센터와 박물관을 다녀온 일부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