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1일(화) 최은숙 샘 집(장미와 빵)에서 전주 지역 오늘의 교육 읽기 모임을 가졌다. 참석자는 지난 달과 같다. 최은숙, 정원탁, 안준철. 후기는 돌아가면서 쓰기로 했다. 이번엔 내 차례다. 저녁에 돌아와 바로 올리려고 했는데 여의치 못했다. 차일피일하다가 이제야 올린다.
<오늘의 교육> 읽기모임은 꼭 해야겠다. 다른 지역도 한 두 명이라도 모여서 하도록 권유드린다. 우선 책을 읽게 되어서 좋다. 오늘의 교육이 집으로 배달되어 온 날 특집만 읽고 접어두었다가 모임 당일 읽고 있던 책을 잠시 놓아두고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거의 끝까지 읽었다. 좋았다. 현직에 있을 때는 책이 배달되어 온 날과 그 다음날은 <오늘의 교육>을 읽는 날이었다. 그 습관이 10년 넘게 이어졌다가 끊어졌는데 다시 이어야겠다.
전주 모임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도 셋이서 모였지만, 셋만으로도 충분하고 좋았지만 다음 모임은 넷, 혹은 다섯 명이 될 전망이다. 최은숙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기대가 된다. <오늘의 교육> 읽기 모임은 책을 읽은 것도 좋지만 사람 만나는 즐거움이 더 크다. 최은숙 샘은 오래전 부터 친분을 쌓아왔지만 정원탁 샘은 <오늘의 교육> 읽기 모임을 통해서 만났다. 두 번의 만남으로 우린 이미 오랜 지기가 된 기분이다. 재밌는 건 정원택 샘과 내가 같은 아파트, 그것도 바로 옆동에 산다는 사실이다. 이쯤되면 운명아녀?
두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걸 다 쓰게 되면 <오늘의 교육> 해설서가 한 권 나오게 될 것이다. 지금 전북교육청은 진보 교육감 지우기에 한창이다. 결국은 입시위주교육으로 돌아가자는 말이겠다. 그들에게 교육은 입시교육이 다니까.
마침 이번 특집 주제가 기초학력이다. 정용주 배희철 정은균 최은경 네 분 필자의 글을 꼼꼼히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누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그것을 다 풀어서 쓰면 책 한 권 분량이다. 몇 대목만 인용하겠다. 정용주 샘의 글이다.
"학생 주도 교육이 자기 증명을 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된 것은 평가 방식의 문제였다. 전통적인 평가 방식인 시험은 학생들이 개발하는 모든 범위의 기술과 이해를 포착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를 극복할 효과적인 대안을 만드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력에 대한 평가는 표준화된 시험이다. 그래서 새로운 학력을 정의하고 평가 도구를 개발하는 긴 여정 사이에도 기존의 표준화된 도구에 의한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학력 저하 논쟁을 유발한다.(29쪽)"
"이러한 평가 집착 사회에서 학생들은 한편으로는 고부담 평가로 고통을 받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학교에 다니는 것의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다.(31쪽)
선진 교육의 성과를 구태의연한 표준화된 평가 도구로 평가한 결과 학력 저하 논쟁이 유발되었다는 것이 요지다. 무릎을 칠 일이다. 정권이 뒤바뀔 때마다 이런 현상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국가교육위원회를 발족한 배경도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허망한 결과는 우리가 목도하는 바다. 다음은 최은경 샘의 글에서 몇 대목 인용한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정해두고 모든 학생이 천편일률적으로 그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받고 정해진 성취수준에 도달해야만 '정상적인 학력'을 성취했다고 하는 너무나 폭력적인 상황에서 많은 학생들이 부진아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
학생들은 각자의 속도로 성장과 발달을 해나가야 하고, 교육과정과 교사는 이에 맞게 성장과 발달은 지원해야하는데, 아직도 너무 많은 학습량과 높은 성취 수준을 정해두고 있어서 일명 '수포자'와 같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60쪽)"
"결국 모든 학생들은 각자의 속도와 방향으로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62쪽)
이 외에서 교육복지, 어린이 해당 선언 100주년 등의 주제에 관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정미숙 선생님의 수업 이야기 <윤동주 동시,동요를 만나다>도 재밌게 읽었다. 솔직한 글쓰기의 전범이라고 해야할 만큼 어떤 모범 답안이 아닌 좌충우돌하며 실천한 내용을 공유하는 이런 글쓰기가 <오늘의 교육>의 지면을 통해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참, 빠뜨릴뻔 했다. 이윤엽의 오늘 진드기 이야기 재밌게 읽었다.
진드기는 생각도 놀이도 쉬는 시간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피를 빨고 빨다가 배불러서 죽습니다.
진드기는 진드기여서 그런 삶이 문제는 없지만
진드기를 보고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떠올라서 확 징그러운 것 아닐까요?
아니면 말구요. 죄송합니다.(11쪽)
아니면이 아닙니다. 깁니다.
(끝)
첫댓글 읽기모임 후기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책을 읽은 것도 좋지만 사람 만나는 즐거움이 더 크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두세 명이 모여서 읽기모임을 꾸려갔으면 좋겠습니다. ^^
전주모임 재밌게 잘 되고 있네요. 이제 코로나 19감염병 위험도 어느 정도 물러갔으니 다른 지역도 한 두 분이라도 읽기모임 꾸려갔으면 좋겠어요.
와!! 정원탁 선생님 이름을 여기서 들은 것으로는 생각도 못했네요!! 오랜만에 연락 한번 해봐야겠어요^^
그러세요. 저도 두번째 뵈었는데 오미님 정용주 샘 얘기 하다보니 빨리 친해진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