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쓰레기 너머, 나비 날다" 후쿠시마 7주기 탈핵길걷기대회
일시 : 2018. 3. 10. 토. 오후2시
장소 : 김해시청 집결, 연지공원으로 행진
행사를 진행하기에 너무도 좋은 봄봄 같은 봄날씨였습니다. ^^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걸으며 탈핵을 외치고, 김해시민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후쿠시마 7주기 성명서
기억하자, 후쿠시마!
2011년 3월 11일!
전 세계는 TV 화면을 통해 일본 후쿠시마의 핵발전소가 터지는 장면을 똑똑히 목도하며 믿을 수 없는 사태에 대해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느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일본의 핵발전소 4기가 지진에 의해 전력공급이 차단되어 연달아 터지는 모습을 보며 인간이 만든 편리가 인류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커다란 교훈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사고 후,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지금쯤은 회복지역이 많을 것 같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신문, 방송 등의 현지 취재와 환경단체들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여전히 후쿠시마 핵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보도된 뉴스를 보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20km 이상 떨어진 지역의 경우 방사능 수치가 최대 217μSv(마이크로시버트)까지 나왔다. 사고가 없었다면 나오는 수치인 0.13μSv(마이크로시버트)의 1669배에 이른다. 이 수치는 매일 한 시간마다 한 번꼴로 엑스레이를 찍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아직도 일본 후쿠시마의 참담한 재난이 곳곳에서 이렇게 진행 중인데, 2016년 9월 5.8의 경주지진이 우리들 급습했고, 작년 11월의 5.4 포항지진에 이어 올해 2월의 4.6 포항지진은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동남권 일대에 사는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특히, 5.8 경주 지진의 원인이 양산활성단층 때문이라는 학계의 발표를 접하고 영남권 원전이 폭발할 경우 30km반경 통제예상구역에 김해 대동면과 상동면이 포함되는 53만 김해시민들도 핵발전소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에 불안을 연대하면 조심스럽게 살고 있다.
그런데도 2016년 12월에는 고리 1호기 3배의 설비용량을 갖춘 신고리 3호기가 상업운전을 했으며, 신고리 4호기 가동을 바로 앞두고 있고, 지진 안전성 평가 부실, 다수호기 위험성 평가 누락, 인구밀집 지역 위치제한 규정 위반 등 문제가 많은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라는 미명 하에 건설을 재개하였다. 이로써 우리는 세계 최다 원전밀집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이는 세계적인 탈핵 흐름에 역행하는 안전 불감의 행태이다. 핵발전소의 문제는 기술적인 안전성을 논하기 전에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 할 주민들이 선택할 문제이고,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거친 후에 이루어져야 할 문제이다. 그런데도 오직 자본을 앞세운 논리로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핵발전소의 가동과 사용 후 핵연료 문제는 자연과 인간을 배제한 체 기계적인 합의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영남권 원전에는 핵발전소 9기가 밀집해 있다. 우리나라는 한 곳에 핵발전소 6기 이상을 가동하고 있는 핵밀집 단지이다. 이렇게 위험한 용광로를 지닌 핵발전소가 밀집한 기장의 고리 주변 반경 30Km 내에는 부산, 울산, 양산, 김해시 일부 등 380만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는 지진이 나도 불안하지만, 혹여나 핵발전소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더욱 불안하다. 더군다나 10만 년, 혹은 그 이상을 보관해야 할 1만 6천 톤이 넘는 핵쓰레기를 안고 있으며, 핵발전소가 멈추지 않는 한 계속 나오는 핵쓰레기에 대한 대응조차도 못 하고 있다. 결국, 다음 세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생태부채를 떠넘기고 있다.
이번 정권에서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는 하지만 이미 승인된 핵발전소가 다 완공되면 좁은 땅덩이에 무려 28개의 핵발전소가 돌아가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60년 가동을 해야 할 핵발전소와 함께 늙어가야 하는 슬픈 현실에 직면했다. 우리는 경주지진, 포항지진을 겪으면서 핵발전소로 부터 생존에 대한 심각한 불안을 느끼고, 이 자리에 섰다. 후쿠시마 핵사고 7주기를 즈음하여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하여 경각심을 갖고, 더 많은 시민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탈핵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며 아래와 같이 문재인 정부와 김해시에 요구한다.
* 우리들의 요구
하나, 핵발전소 인근에 1만 6천여 톤의 핵폐기물이 포화 상태로 쌓여있다. 다른 저장소를 찾기 전에 노후 원전부터 조기 폐쇄하라!
하나, 불안해서 못 살겠다. 상업운전을 곧 시작할 신고리 4호기는 최신기술 안전성 평가와 최대지진 평가를 끝내기 전에는 운영을 불허하라!
하나, 수명 연한이 다 된 고리 2·3·4호기 재연장 꼼수를 당장 멈추어라!
하나, 활성단층이 지나가는 동남권 일대의 최대지진평가를 조속히 완료하고, 모든 자료를 국민에게 공개하여 국민의 알권리와 생존권을 보장하라!
하나, 재생에너지 지원 및 확대정책 시행하라!
하나, 김해시는 조속히 핵사고 방재대책을 현실화하고 핵사고 시 당장 시행 가능한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을 수립하라!
지금도 경주와 포항 인근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후쿠시마 사고를 너무나 똑똑히 기억하고 그날의 참상과 그 이후의 일들을 잊을 수가 없다. 지진도 무섭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래없이 최다 밀집해있는 핵발전소가 더 무섭다. 이런 절박한 상항에서 문재인 정부의 머뭇거리는 탈핵 정책은 우리들에게 안전보다는 위험의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화사한 봄날에 후쿠시마 7주기를 맞으며 “탈핵은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자 반성”이라는 생각으로 탈핵 운동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2018년 3월 10일 후쿠시마 7주기 봄날에...
탈핵김해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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