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기분들의 만남차례를 이어받아 네번째 만남 후기를 대신해서 먼저 열겠습니다.
비름님, 바람님, 첨벙님, 푸리, 해봄, 상뽕쓰, 참외님, 소란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후기 글로만 보았던 8기분들을 만나뵐 수 있어서 어색하고 좋았습니다 ㅎ 다음주는 철호쌤 강의! 다음주에도 만나러 갈게요.
작년 소란님 강의를 들을 때 소란님의 삶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와 용기에 감탄했었다. 하고 있던 일을 그만두고 전세금을 빼고 모든 짐을 처분하고, 살기좋은 마을을 검색해서 나온 토트네스로 떠나면서 시작된 모험의 이야기. 한 번쯤 머릿속으로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떠날 생각은 해도, 정말 그렇게 떠나서 살아보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 아닌가.. 마음먹은 걸 실제로 해내는 용기와 떠난 곳에서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과 더불어 재미있게 서로를 돌보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얘기가 인상깊었다.
소란님의 즐거운 행보는 소란님의 행복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도 함께 행복한 일들처럼 느껴졌다. 혼자서는 이루기 어려운 일도, 함께하면 가능해지는 함께의 힘과 감동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만그루의 기적, 함께하면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소란님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났다. 근근이 먹고 살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먹이고 살리는 관계 속에서 사는 삶. 느슨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오래도록 연결된 삶. 익명의 누군가가 아닌 우리 안의 주체적인 한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삶. 인간에게만 좋은 삶이 아닌 순환하는 자연 속에서 생명으로 순환하는 삶.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어찌 나는 작년보다 무뎌진 것 같다. 비우겠다는 마음 대신 채우고 싶다는 욕망들로 조금씩 들어차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삶에 대해 이런 저런 타협을 조금씩 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고 바뀐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고무줄이 금세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듯 원점으로 돌아가 자본주의에 의존하고 타협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나. 앎과 삶을 맞추어 살아온 소란님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런 나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