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땅이 생긴 대로 들어앉아
자연을 그대로 품은 집
정겨운 시골 분위기를 자아내는 투박한 돌담과 사립문 사이로 들어가면
박공에 예쁜 꽃무늬가 있는 한옥의 측면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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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생활하는 중심 공감인 본채입니다.
그 뒤로 작업장과 사랑채와 정자가 비탈을 따라 이어지는데,
사립문이 있는 정문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자 위쪽에는 차밭과 과수원이 있고, 집 옆으로는 계곡과 대숲이 있습니다.
경사진 땅에 길게 이어진 집의 구조가 독특해 보이지만,
계곡과 대숲, 차밭이 있어 집은
자연과 하나 된 듯 자연스럽습니다.
2005년에 마을회관에 살며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품앗이로 여러 번 집을 지어본 초은당이
직접 집을 설계하고 작업을 했습니다.
처음엔 20평 정도로 본채만 지어
찻집을 운영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거실을 넓게 터 천장을 높이고,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창을 많이 냈습니다.
집의 구조는 지형에 맞췄습니다.
길쭉한 터의 모양에 따라
박공이 있는 한옥의 측면을 집의 정면으로 해 거실을 들이고,
안방과 주방이 뒤쪽으로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거실과 주방에 중점을 두고
방은 되도록 작게 설계했습니다.
먹을거리를 다루는 주방은 전망이 좋고 밝은 곳에 만들고
창을 크게 달아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방에서 보이도록
작업장 외벽에 기와 조각으로 웃는 얼굴을 만든 것도
아내를 위한 초은당의 배려입니다.
뼈대를 세울 때애만 목수를 쓰고,
나머지 작업은 대부분 초은당과 가족들이 함께 했습니다.
벽은 대나무로 외를 엮고 볏짚을 섞은 흙을 바르는
전통 심벽치기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은 흙과 모래를 섞어 미장하고
흙이 떨어지지 않도록 석회로 마감했습니다.
천장에도 흙을 덮고 기와을 얹었는데,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쓰던 기와를 활용해
예스러운 느낌을 살렸습니다.
주방과 안방의 바닥에는 구들을 놓고,
사료포대를 깔아 콩댐을 했습니다.
콩과 들깨를 함께 갈아 광목 자루에 담은 뒤
바닥에 불을 때어 반질반질해지도록
여러번 칠한 것입니다.
-전원생활 2011년 2월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