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소박한 집 4|작성자 Jeosan
객들이 오면 차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차실
이방은 형광등 대신 호롱불과 촛불이 운치를 더한다.
초은당 스스로 염색한 쪽빛 천으로 방바닥을 도배했다
여러개의 창호지 문과 창으로 인해 은은한 빛이 부드럽게 방안에 스며든다
방에서 차를 마시기 쉽도록 수도 꼭지와 수반이 실내 분위기와 조화롭다.
집 구석 구석마다 초은당 손길이 느껴지는
여긴
휴 휴 휴
이연주. 방년 7세 .유치원생 . 초은당의 외동딸
객들이 없을 때
여긴 절간처럼 조용하다
초은당 부부는 말소리는 언제나 톤이 낮다
두 부부가 애지중지하는 고명 딸 연주는 에너지가 넘친다
하루에도 대여섯번식 옷을 갈아입고 거울 앞에서 패션 쇼를 하는 것은 연주의 생활
음치대회에 나가면 일등감이라고 객들이 놀려대지만 개의치 않는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파아노 연주면 연주
거침없고 하고픈대로 좌중을 휘어 잡는 카리스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객들이 관객이 될때 연주의 퍼포먼스는 공연? 분위기를 왕창 띄운다
객들은 종종 이렇게 농을 건넨다
초은당, 연주가 없었으면 심심해서 우째 산당가? ㅎㅎ
연주의 공연이 있을 때마다 초은당 부부는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연주의 그 끼는 누구한테 물려받은걸까?
아하!
한때 연극판에서 끼를 발산하던 연주 엄마의
대물림이 아닐른지..
불꽃 연주
훗날 연주는 이름 그대로 뛰어난 Performer가
될것이야
겨울여행 12|작성자 Jeosan
손으로 건반을 두드리다가 연주에 심취하면
발까지 동원 손발연주의 전위적인 공연에 온몸을 뒤흔든다
아마 전위음악가인 죤 케이지가 연주의 즉흥공연을 봤다면 홀딱 반했으리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관람했다면 제자로 삼았을지도 ㅎㅎ
어른의 아버지는 어린이라고 하지 않는가
피아노를 배운적도 없고 악보도 없는 즉흥 연주
그때 그때 느낌을 따라 고사리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그 모습
신들린듯 아름답다
그 에너지가 실내를 압도한다
기억 속의 익숙한 장소에서 의외의 광경을 만날때
의식의 눈이 열린다
눈이 잘 오지 않는 보성 차밭에
눈 내리는 풍경은
눈부신 한폭의 그림
[출처] 겨울여행 11|작성자 Jeosan
초은당
그는 고요한 사람이다
그가 집안에 있어도 없는 듯 하다
객들이 오면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일이 즐거워 보인다.
[출처] 겨울여행 11|작성자 Jeosan
새것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
이시대의 보석은
옛것의 재현과 새로운 미적 해석이리라
대나무를 엮어 만든 창호지 문은
이린시절 시골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댓잎을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소리
맛있게 익어가는 고구마
이렇게 긴긴 겨울밤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눈처럼 쌓여만 간다
첫댓글 자연그대로 눈덮인 녹차밭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풍경 참 멋지네요. 아궁이를 마주하고 정겨웁게 대화하는 모습 또한
한ㅁ폭의 그림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