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은당 가족이야기를 올릴려고 합니다.
뭐 특별한 일도 얘기를 전달하는 실력도, 부지런함도 없는 처지라
글을 올린다는 것이 사뭇 부끄럽습니다.
그리워해주시는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함께
소소한 삶의 모습을 올립니다.
초은은 작년 한해 (2012년)
생태뒷간과 집 입구에 담을 쌓았습니다.
즐거운 마음(똥으로 거름을 만들어 텃밭에 쓸수 있기에)으로
뒷간에 가면
고양이(마음이, 마니, 꽃잎이)와 개(태풍이)가 따라 옵니다.
뒷간에 쪼그리고 앉아서 있으면
고양이들이 내 엉덩이를 핧고 갑니다.
이런 개구쟁이 녀석들. 녀석들도 뒷간이 좋은가 봅니다.
생태뒷간 문 손잡이랍니다.
뒷간에는 휴지가 없습니다.
앙증맞은 항아리에 한지, 나뭇잎이 담겨져 있습니다.
초은이 정성껏 주워 온 나뭇잎과 제대로 예날 방식으로 만든 한지,
도자기 그릇으로 물을 떠와 뒷물을 합니다.
뒷간 창문에서 바라본 하늘과 산입니다.
뒷간에 쪼그려앉아 먼 산과 하늘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여름, 귀한 분들과 함께 담을 쌓았습니다.
집 입구가 넓어서 황량했는데
담이 생겨서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담과 함께 텃밭도 만들었어요.
풍성한 2013년의 봄이 될 것 같아요.
예쁜 담이죠.
시멘트 하나도 섞지 않고
돌들끼리 맞물려서 세워진 돌담입니다.
자연에서 온 사물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끔 하나봅니다.
초은이 올린 탑입니다.
단숨에 쌓아 올렸다고 하네요.
어떤 설계와 구상없이...
달에 취해 달밤에 쌓았다 하더이다.
첫댓글 멋지네요....생태뒷간 너무 맘에 듭니다.^^
아, 나도 저 뒷간에 쪼그리고 앉아 산과 하늘과 얘기 나누고 싶어라~~^^
탑이 진짜 멋지고 신령스럽습니다..
저, 이거 저희 카페로 스크랩해 갈게요~~
남다른 예술적 감각과 부지런함은 하늘만이 주실수 있는 대단한 재능이십니다 존경 스럽습니다 꼭 가보고 싶기도 하답니다
뒷간에서도 자연을 우르르 보며 살아가는 모습, 초은당 탑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희망탑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