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전체토론에서 말하는 학생만 말해요.
어제 학급전체토론을 했어요. 우리 반은 수요일마다 두 시간씩 토론하는데, 이제껏 짝토론을 해 왔어요. 어제 처음으로 학급전체토론이에요.
토론하는 과정은 아래와 같아요.
1. 학급을 반으로 나눠요.
2. 맨 앞에 앉은 학생이 가위바위보로 찬반을 정해요. 물론 한 판하고는 찬성과 반대를 바꿔서 또 했어요. 찬성과 반대를 모두 한 셈이죠.
3. 찬성에서 한 학생(주장하고픈 학생에서 가위바위보로 이긴 학생)이 주장하면 반대편이 질문해요. 아무나 질문할 수 있어요. 이에 찬성에서도 아무나 손을 들고 대답할 수 있어요.
4. 이어 반대편에서 한 학생이 주장하고 찬성편에서 질문해요. 질문에서는 질문보다 반박이 많아요. 반박이 질문에 섞여 있어요.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토론에서 주장하는 학생은 넷(첫 번째 토론에서 두 명, 두 번째 찬반을 바꾼 토론에서 두 명)이에요. 이에 누구든지 묻고, 누구든지 답할 수 있어요. 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말하니 손을 들고 묻고 답해요. 손을 든 학생을 지명하는 사회자는 영근 샘이 해요. 손든 학생들 골고루 하도록 하죠.
이때, 말하는 학생만 말하는 모습이 보여요.
고민이에요.
전체토론을 할 때 많은 선생님들이 갖는 고민이에요.
영근 샘도 “아직 질문과 대답하지 않은 학생은 참가해보세요.” 하며 꼬드기기는 해요. 그럼에도 억지로 발표하게는 하지 않아요. 우리 반은 주마다 토론하니 짝토론에서는 모두가 말로 주장을 펴니까요. 처음 하는 전체토론이라 낯설고 부담일 거예요. 다음에 또 하면 한둘이라도 더 참여할 거예요.
이렇게 가볍게 고민하는 까닭이 있어요. 전체토론을 어디에서 하건, ‘말하는 사람만 말하는 모습’은 다 똑같아요. 토론연수회에서 전체토론 실습을 해도 말하는 사람만 해요. 어느 곳에서 하건 전체토론에서는 말하는 사람만 해요. 자연스러운 모습이에요. 말만 하지 않았지, 눈과 귀는 토론하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토론은 말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누구나 참여하는 짝토론을 자주 해요. 짝토론으로 주장하고(논제를 제대로 안 뒤) 전체토론하면 토론은 조금 더 깊어져요. 말하지 않고 참여한 학생들도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돼요.
집에 가는 학생들에게 물어요. “오늘 뭐가 재미있었나요?” 망설임도 없이 “전체토론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하고 말하는 학생들이에요.
+ 토론은 <이까짓 거!> 책을 읽고서 한 독서토론이었어요. 책에 나오는 준호라는 학생이 나빴다, 착했다로 한 토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