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여러분, 그림책 하나 읽어줄게요.” “우와.” 하며 좋아하는 학생들이다. 컴퓨터를 켜고 그림책을 띄웠다. 리디아가 쓴 편지로 이야기는 흐른다. 그림을 보며 편지를 반 읽다가 편지만 크게 보이며 읽는다. 첫 편지에서는 국어 공부도 조금 한다. “편지에는 받는 사람과 쓰는 사람을 위 아래에 써요. 이건 누구에게 누가 쓰는 거죠?” “편지를 마칠 때는 편지 쓴 날짜도 쓰네요. 9월이네요.” 편지 끝에 ‘추신’이 여러 번 나온다. “편지를 썼는데 더 쓰고 싶은 게 있을 때 ‘추신’이라 쓰며 덧붙여요.” 그림책을 다 읽었다. 아이들 손뼉이 절로 나온다. “그림책 재미있나요?” “네.” (* 지금 3월부터 ‘책나래 펼치기_온작품읽기의 우리 학교 이름’ 다 읽어가는 <마틸다>도 재밌지만 우리 학생들에게 그림책이 더 쉽게 재밌는 건 사실이다.) “그럼 다음에도 읽어줄까요?” “네.” “책나래 펼치기 사이사이로 그림책도 자주 일을게요.” [토론으로 넘어가기] “우리 수요일마다 토론하잖아요. 오늘은 이 책에서 토론하려고 해요.” “아, 네. 저 생각났어요.” “뭔데요?” “옥상에 정원을 꾸려도 된다, 안 된다요.” “그것도 좋겠는데 선생님이 하나 정해왔는데 그걸로 할게요.” “외삼촌은 리디아를 좋아하는 것 같나요?” “네.” “왜 그렇죠?” “케이크도 주고 마지막에 꼭 안아줘요.” “그런데 그걸 그전에는 표현했나요?” “아뇨.” 칠판에 크게 썼다. <사랑은 표현해야 한다>
“여러분은 사랑은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와글와글. “자, 그럼 찬성과 반대 근거를 찾아볼게요. 왜 사랑을 표현해야 할까요?” + 상대가 알 수 있다. + 상대가 기분 좋다. + 표현하지 않으면 의심할 수 있다. + 상대가 슬플 수 있다. +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수 있다.
“자, 사랑은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까닭은 뭘까요?” + 나중에 말해도 된다. + 부끄럽다. + 표현을 제대로 못 해(서툴러)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 사랑은 표현하지 않아도 전달이 된다. + 사랑은 표현하지 않다가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
“자, 이것에서 골라서 찬성과 반대를 써 주세요.” (찬성과 반대를 모두 쓴다.) 학생들이 정성껏 쓴다. 주마다 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 논제-논제분석-주장글(입안문)-토론(집에서)
“다 쓴 사람 가져와서 영근 샘에게 말로 해 보세요.” 글로 쓴 글을 말로 한다. 근거만 나열할 뿐이지만 3학년이니 이것이면 된다. “자, 마지막에 그래서 저는, 하며 정리해볼까요?” 이제껏 다섯 번(이번이 여섯 번째 토론 주제)은 주장에 근거만 말했다. 정리까지 한 걸음 더 내딛는다.
이렇게 토론 준비를 마치고 집으로 갔다. 집에서 토론하라며. |
첫댓글 숲과 아이들, 호수와 아이들, 하늘과 아이들.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