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이 마사시의 <미래연표>를 읽었다
한국의 고령화가 일본 고령화의 약 10년 정도 텀을 두고 쫓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럼 이 책에서 논하는 일본 상황에 플러스 10년을 하면 그게 우리가 맞을 상황이 된다는 의미겠다. 그런 전제아래 이 책에서 논하는 일본 상황을 살펴보니 몇십년 뒤는 고사하고 바로 코 앞에 닥친 1, 2 단계도 우린 별 준비가 안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고령 사회 정의
정의부터 해보자면 UN 기준
총 인구대비 65세 이상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사회
14%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21% 이상이면 초고령사회, 라고 한다
저자는 일본의 경우 70년에 고령사회가 시작되어 94년에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서구에 비해 단 24년만에 고령화 사회가 되었다고 탄식한다 (근데 한국은 2000년에 시작되어 2017년에 고령화 사회가 되며 일본을 추월해버렸다)
둘째. 2017년 가난한 할머니들의 대국
사실 위 상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책 첫 부분에서부터 충격받은건 일본이 2017년 가난한 할머니 대국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무슨 이야기인가 했더니,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길어서 일본 고령자를 살펴보니 80대 이상이 되면 여성 고령자가 남성 고령자보다 많다고 (당연히 우리 역시 여성들의 평균 수명이 남성들보다 길다). 즉 이 말은, 여성은 싱글뿐 아니라 기혼여성이라 할지라도 남편과 이혼 (황혼 이혼도 많기에) 혹은 사별을 하며 고령자가 될수록 1인 가구로 살아가는 비율이 높아지며 80대 이상이 되었을 때 <홀로사는 가난한 할머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충격이다
셋째. 2021년 50대 간병 이직 혹은 퇴직
더불어 2021년이 되면 50대의 부모들이 대거 80대 이상으로 접어들며 50대 자식들이 돌봄 혹은 간병을 하면서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이직하거나 심한경우 퇴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그리고 이 현상은 다시금 6090 세대로 이어지며 그야말로 <노노케어> 현상이 심각하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만혼의 50대의 경우는 부모와 자식 위, 아래를 보살펴야 하는 <더블케어>에 부딪히며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된다고 한다.
이후 이야기들이 줄지어 나열되지만 우선 첫 단계부터 우리나라 역시 발등의 불이 아닐까 싶다. 2025년부터는 우리도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위의 두 가지 상황부터 발생하기 시작할텐데 개인이던 국가적 차원이던 그다지 준비된 것이 없는 것 같다. 하물며 이후에 발생한 일들은...
첫댓글 미래연표라기 보다는 나에겐 현재연표로 더 와닿는다. 1인 가구로서 스스로 생존력을 가지기 위한 경제활동과 가난한 할머니가 되지 않기 위해서 준비해야되는 일들이 현실로 다가온다. 특히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개인이 우선적으로 준비해야 되는 일들에 대한 고민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혼의 50대는 부모와 자식 위, 아래를 더블케어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되는 순간이 나에게도 현실화 되는 시점이 오게 되리라는데 이견이 없다. 단지, 애써 그런 형국으로 생각을 확장하기를 꺼려 온 것 같다. 주위에 일찍이 그런 경험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게도 현실화 될 수 있음을 외면했다고나 할까. 이제는 가까운 미래의 현실을 인식하고 그 시점이 되었을때 당황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음을 통탄하지 않도록 늦은 시점이지만 좀 더 치밀히 노후 대비를 하여야 함을 인식하게 되고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정리가 되어야 할 부분들은 일찍이 정리를 해 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어머니의 수입은 어떻게 되는지, 남편의 국민연금을 수급할 수 있는지를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그래도 이직한 회사도 길게 다녀야 딱 10년 다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편함과 불편함에 집중하기 보다는 아이와 부모를 어떻게 보살필 수 있을지, 퇴직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바탕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연금개혁이나 정년연장에 대한 이슈만 계속 올라와 있지 제대로 다뤄지는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