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컬러스 웝숏의 <새뮤얼슨 Vs 프리드먼>을 읽었다
저자의 전작 <케인즈 Vs 하이에크>를 읽을 때도 너무 과하게 케인즈에게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싶었는데
이번 책은 그 정도가 심해서 이 책을 통해서는 밀턴 프리드먼의 진가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책 후반부 트럼프에 대한 감정섞인 표현들을 읽다보니 저자가 프리드먼에 대해 가능한 객관적 입장을 취하는게 엄청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
앞의 그린스펀 책 리뷰에서 정리한 것 처럼, 정통 경제학에선 20세기 전반은 케인즈의 재정경제, 후반부는 프리드먼의 통화주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물론 새뮤얼슨도 197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며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참고로 하이에크는 74년, 프리드먼은 76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들이다).
흥미로운건 이 두 경제학파가 보수, 진보 양 진영의 상징적인 경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며 지금까지도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프리드먼의 경제사의 위치는 케인즈 이론만으론 다 설명할 수 없었던 스태그플레이션의 원인을 통화주의로 밝혀냈다는 큰 줄기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것은, 경제가 위기상황에 몰리면 정치인들은 여, 야를 막론하고 케인즈 이론을 받들어 큰 정부를 택할 수 밖에 없겠다는 점이다. 즉, 이번 코로나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긴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그러하다면 "국가란 무엇인가?"같은 질문에 부딪히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테니 말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더 정부가 경제위기에 시장에 통화를 공급할 때, 그 방식과 속도가 중요하다는 프리드먼의 주장은 귀를 기울이여한다는 생각이다.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화폐적 현상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정부가 지출을 늘리거나 통화량을 늘리면 반드시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취하는 조치들은 필연적으로 경기 침체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정치와 경제가 얽히고 설켜서 진행되는 점은, 프리드먼이 지적한 것처럼 인플레이션 원인을 제공한 정부는 유권자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추후 인플레이션을 잡는 정부는 유권자들에게 원망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즉 통화량을 풀면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까지 최소 6개월~1년 이상의 시차가 벌어지기에 경제 위기에 처한 각 정부들은 뒤를 생각하지 않고 필요 이상의 통화를 풀 유혹에 휩싸인다는 것. 프리드먼이 지적한 바로 이 문제가 현재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전후 상황이다.
그리하여 결국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기가 무섭게 한편에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며 역시나 최소 6개월에서 1년뒤에는 경기가 꺽일 것이라는 예측들이 나온다. 결국 경기 침체시 정치의 역활은 치료제라기 보다는 진통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진통제없이 그 모든 고통을 액면가로 겪기에는 너무 힘들다. 하지만 뒤이어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가 진행되면 결국 고통을 피할수 없게된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설상가상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로 인한 공급부족까지 더해져있기에 연준이 80년대처럼 급속히 &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스태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두 가지 최악의 상황에서 차악의 선택을 해야하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거시경제 역사를 보면 경제는 늘 사이클을 지니고 반복되고 있기에 이 또한 지나갈 것으로 믿지만 당분간은 터널을 지나가야 할듯하다..
첫댓글 코로나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경제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고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한다고 해도 다른 이유에서 어려운 시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침체까지 겪는 경제상황 속에 한단계 한단계 해결하면서 버티는 것 이상으로 슬기롭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개인으로서의 성장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
6월의 FOMC의사록에 '인플레이션'이란 단어는 90번 언급되었고 이에 반해 경기침체 라는 단어는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해야 한다는 연준 고위인사들의 발언이 언론에 오른다.
정치와 경제가 얽히고 설켜서 진행된다면, 현재로서는 11월의 미국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혹은 민주당의 패배는 자명하다.
경기 침체가 예정된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의 정치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살펴봐야겠다.
지난 정부때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2~3차례 지원금을 받던 생각이 난다. 자영업자가 아닌 급여 소득자도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공짜니 거절하기도 그렇고... 결국 그러한 돈들이 인플레이션에 기여하고 정부는 어쩔 수 없이 돈을 풀었다고는 하지만 새정부는 다시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으려 하고... 역사는 반복적인 싸이클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 두 번의 경험으로 그 교훈을 다 소화할 수 는 없는 것 같다. 위기가 지나면 다시 망각하기도 하고. 한동안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므로 개인적으로라도 잘 대비를 하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