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미치 도모노부의 <단테 신곡강의>를 읽고 있다
신곡이 어려운 이유는?
서구 문명사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그리스 종교가 합쳐진 작품이기에
즉 서구 문명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데 이럴때는 단테 전문가의 길잡이 책을 먼저 공부하고 신곡을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특히 일본 학자들이 이런 길잡이 해설서에 탁월한듯
서문에서 밣히기를 단테를 이해하려면 <일리아스>와 <오딧세우스>의 저자 호메로스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길안내를 하며 인간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가 왜 중요한지 짚어주는데:
이전 시대까지 인간은 동물보다 약한 존재. 해서 토테미즘 시대였다면, 그리스 신화시대에 들어오며 비로소 인간의 형상을 한 신을 숭배하며 비로소 동물을 넘어서게 되었다고. 고대시대를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되는 말인데 문명사적으론 엄청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한거같다. 그러니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당대 인간들의 이상형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인간은 서서히 동물과 다른 혹은 우위를 점하는 존재로서 스스로를 자각해나가기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동물들의 단순 음성기호가 아닌 <스스로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한다. 즉 인간을 여타 동물들과 구분짓는 가장 기초적인 경계선이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과 그것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되는 셈이다.
유발 하라리 역시 <사피엔스>에서 사피엔스가 여타 동물을 물론 같은 인간종들을 누르고 지배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하는 뇌 기능의 우위와 협업가능한 언어능력을 꼽는 바, 이 능력이야말로 인간과 동물을 구분짓는 가장 기초적인 구분선이 될 수 있겠다 (이 말을 뒤집으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없고,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지 못하거나 타인의 생각을 전달받지 못하는 인간은 인간답지 못한 존재가 된다는 의미도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는 우리 사회는 진화 중일까? 퇴보 중일까?
표면적으론 분명 인공지능의 눈부신 기술발전이 하루를 다르게 우리 일상을 바꿔놓고 그 흐름을 쫓아가기 매우 숨차게 만들고 있는데, 그 속도만큼 우린 더 성숙한 인간이 되고 있는걸까?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과연 "인간다움"이 뭔지 어찌 정의내리고 유지할 수 있을까..? 이 겨울 단테의 신곡을 짚어든 이유이다
첫댓글 1.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없고
2.자신의 생각을 전달하지 못하거나
3.전달받지 못하는 인간
이 세가지가 인간다움의 조건이라면 그중에서 나는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좀 더 인간답기 위해 필요한 것을 시도할 수 있는 한해를 보내야겠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사피엔스가 문장을 이용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협업을 한 것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와 더불어 인간이 동물보다 우위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더 중요해진 문해력과 타인에 대한 이해와 커뮤니케이션면에서 생각을 해보면 더더욱...
회사에서 앞뒤 다 잘라먹고 자신의 생각은 없이 나의 판단을 기다리는 팀원이 하는 말을 주고받다 보면 마지막에 서로 다른 내용으로 동상이몽을 하는 것을 깨달았을때 실소하면서 전날 식탁에서 모녀간의 대화에 끼어들어 핀트가 다른 이야기를 꺼내 핀잔을 들은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자기 감정과 느낌에 빠져 자기주도적 생각도 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은 인공지능시대에 사피엔스의 경계에도 머무르지 못함을 알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