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 에를리히의 <요즈마 스토리>를 읽었다
흔히 요즈마 펀드로 알려진 이스라엘 정부주도 펀드를 창립하고 운영한 이갈 에를리히가 그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벤처 기업들은 미국의 인큐베이팅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스라엘에서 씨앗을 틔우면 미국 투자가들이 줄이어 투자하고 그중 상당수가 나스닥까지 상장하며 미국 기술경제발전의 핵심국가처럼 여겨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나스닥 상장 3위 국가가 바로 이스라엘). 게다가 유대민족의 경제역사가 워낙 출중해서 이스라엘은 건국이래 경제부분은 승승장구한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장. 경제적 격동기와 '금융의 사나이'
1) 1984년 이스라엘은 자그마치 450% 라는 믿기지않는 초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경제가 완전히 붕괴 직전에 놓였었다고 한다. 게다가 83년만해도 이스라엘에 자동차를 소유한 가구가 거의 없었고, 80년대 초반만해도 전화망에 연결되지 않은 가정이 많았었다고. 전화선을 놓기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평균 1년이 넘었다고 한다. 실로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특히 450% 초인플레이션이라면 점심 밥값하고 저녁 밥값이 달라지는 정도를 넘어서는 심각한 상황인데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5장. 전구 하나로 라마트 간 도시를 밝힐 수 있을까?
1) 1980년대 후반 이스라엘 경제는 과도기였다고 한다. 85년부터 시작된 경제 안정계획에 의해 마구 날뛰던 인플레이션이 잡히기 시작했는데 결국 정부는 국가 예산을 줄이고 조세 제도와 정부 지출에 제한을 가했다고 한다 (결국 정부가 확장 정책을 시행하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6장. 1990년대 소련 이주
1)이런 상황아래서 90년대 분열되는 소련으로부터 이스라엘 인구의 20~25%에 해당하는 약 100만 명 넘는 유대인들의 이주가 시작되었다고한다. 위기는 아직 안정되지 않은 경제가 또다시 붕괴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고, 기회는 소련출신 유대인들중 많은 수를 차지했던 과학분야전문가들 활용해 기술부분에서 발전할 수 있는 것. 이스라엘은 결국 후자를 이뤄내었는데 그 기반이 바로 요즈마 펀드였다고 한다. 단, 초반부 가장 힘들었던건 소련 출신의 유대인들을 시키는 일만 수용하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발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체제로 사상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역시 세상 모든 변화는 결국 사람들의 의식변화가 그 시작이자 중심인 것 같다.
7장. 시장 실패? 요즈마!
1) 저자는 이스라엘 벤처 창업이 성공하기위해선 명석한 두뇌, 국제 시장 그리고 사업 인프라가 3가지 핵심 요소라고 한다.
2) 내 예상과는 달리, 이스라엘 창업가들과 미국 투자자들의 인식차이는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컸다고 한다. 미국 경제를 워낙 유대 자본가들이 점유하고 있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저절로 이루어진 줄 알았는데 여기에도 괴리감이 있었다. 특히 초창기 미국 투자가들은 진짜 유대 자본가들로서 이들은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를 한다기보다는 그야말로 자선사업하는 기분으로 접근해왔다고 한다.
12장. 이스라엘 기업가와 해결사가 놀라운 현실을 깨닫다
1) 결국 1992년 요즈마 펀드가 설립되어 저자는 CEO로 임명되었는데 이때 직원은 단 두 사람뿐인 아주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고 한다.
2) 놀라운건, 저자는 펀드가 투자를 결정하게되기까지 수많은 협상과정을 거쳐야하는데 성공 여부를 정하는건 협상에 연류된 이들의 특성과 성격이었다고 한다. 참으로 성격이 운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14장. 이스라엘 스타트업 성공담: 광기로 향하는 방법
1) 수없는 난관을 극복하고 요즈마 펀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라고 한다.
2) 요즈마 펀드의 목적은 이스라엘 기술 분야를 활성화하고, 수백개의 유망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며, 이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닦는 것이었다고 한다. 단 정부는 어디까지나 길잡이나 마중물 역할만 할뿐, 구체적인 관리자 역할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랬으면 해외 투자자들이나 파트너를 영입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요즈마 펀드의 궁극적 목표는 이스라엘 벤처시장을 심지어 창업가들이 펀드를 선택할수있는 미국처럼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결국 요즈마 펀드는 1995년 마지막으로 직접 투자를 하고 훗날 민영화한다.
16장. 터널 끝의 한줄기 빛
1) 이스라엘 역시 우리처럼 중동지역의 분쟁으로 국제적으로 늘 <이스라엘 디스카운트>를 당하는 나라였다고 한다. 해서 더욱더 글로벌 시장에 통합되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여겼고, 무엇보다 기술을 앞세운 강소기업들을 육성하여, 전 세계 투자자들을 끌여들였다고 한다 (참으로 우리에게 예시하는 바가 큰 부분인것같다). 그러자 처음엔 자선사업 정도로 이스라엘을 대하는 미국 유대인부터 이스라엘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며 곧이어 본격 투자자들이 줄을 이어 이스라엘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17장. 요즈마와 혁신 생태계
1) 결국 요즈마 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해줌으로서 이스라엘에는 기술력을 앞세운 혁신 기업이 수백개 이상 생겨나고 해외 투자자본이 들어오며 수많은 고용창출이 이어졌다고. 결국 정부주도의 요즈마펀드는 이스라엘에 벤처기업 탄생과 성장에 필요한 생태계를 조성한 후 민영화되었다고 한다. 해서 저자는 민영화후에도 회장직을 맡고, 전 세계 수많은 나라들로부터 컨설팅 요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19장. 한국어로 후츠파를 표현하는 법
1) 전 세계를 돌며 수많은 나라들을 만나며 저자는 대개 나라의 정부들이 벤처 혁신은 우수한 대학과 인재가 있으면 저절로 탄생한다고 착각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국이라고 한다. 저자가 보는 한국은 우수한 인재는 많지만 기술 사업화를 거쳐 창업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대표적인 예로, 저자 생각에는 싸이월드가 글로벌 무대로 진출했으면 오늘날 페북은 없었을거라고 한다. 새롬기술에 의한 다이얼패드 역시 스카이프보다 훨씬 앞서고 좋았다고. 네이버 역시 구글보다 1년 앞서고, 판교의 판도라 Tv역시 유투브보다 앞서 시작했다고. 저자 생각에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기술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창업 속도도 빠르다고 한다. 역시 우리나라.
문제는 요즈마 펀드 단독으로 나스닥 상장이 23개에, 현재 기준 96개의 이스라엘 기업이 상장된 것과 비교, 한국은 쿠팡이 올해 첫 나스닥 상장 소식이다 (그마저도 국내에서 차등의결권이 허용되었다면 진출 안했으려 싶기도 하고..). 저자는 그 이유를 바로 한국 문화에서 찾고 있다. 즉, 첫째. 실패를 수치스러워하는 문화로인해 두려워하고. 둘째. 세계시장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되어 있기에 국제적으로 통용될 아이디어를 갖고도 작은 국내시장에 머물다 글로벌화할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다. 해서 한국이 기술 벤쳐국으로 변신하려면 문화적 변형이 먼저 필요하다고. 저자는 한국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미국 투자가들과 만나면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발휘할 것이라 예견하는데 쿠팡을 기점으로 이제 한국 벤처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면 우리 기업들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아무쪼록 이제 우리도 우리 스스로 한계짓는 것에부터 벗어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시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다. 한편 그뿐만이 다가오는 저성장 시대를 우리 민족이 꿋꿋하게 살아남는 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민족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자랑스런 한민족이니 당당히 가슴을 펴고 활짝 날아오르는 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첫댓글 최근 회사에서 정부 사업에 선정되고자 사업계획서를 부사장이 작성하고 나도 참여하고 있는데, 여전히 정부 사업이라는 것이 정말 필요한 부분에 마중물로 쓰인다기 보다는, 그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서 정부에 주기적으로 보고를 하면서 그나마 부담없는 자금마련의 장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다. 요새는 워낙 많은 펀드가 있지만, 과연 실질적으로 실력을 갖춘 기업이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일단 IP를 바탕으로 기술사업화를 하는 일도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분야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일도 내겐 필요한 일이다. 나 또한 스스로 한계를 벗어 던지고 살아남기 위한 도약과 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스스로를 한계짓지 말고 안 될 것이라는 의심을 떨쳐버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실패가 수치가 되지 않아야되는데 나 또한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언어적인 한계가 있어선지 글로벌시장에 대한 것은 막연하기만 하고 과연 가능한가하는 마음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이다. 450%의 인플레이션은 상상도 안 되지만 비지니스에 대한 마음가짐과 생각부터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싸이월드와 아이러브스쿨 등의 급성장과 몰락 등을 지켜보면서, 비슷한 컨셉의 페이스북이 성장을 지속하게 하는 것은, 울타리의 한계를 건너뛰는 것과 국제적인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대를 앞서간 돈키호테과 같은 사람들을 실패자 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노력하는 풍토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한계를 스스로 만들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한계를 지우게 하는 것이 습관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한 사업들이 국내시장에서 '이만하면 되었다.' 하는 마음에 머무르면서 내리막길을 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스스로를 한계짓지 않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부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존재들이나 내가 스스로 지어놓은 한계의 선을 긋고 자그만 실패에 성내는 마음을 내며 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사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 같다. 실패는 더 우리를 단단하게 하기 위한 축복일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실패 없이 이루어지는 성공에 대하여 경계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