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의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읽었다
저자를 살짝 정리해보면 인플레이션 파이터 맨이라 불리운 미 연준의장 폴 볼커의 뒤를 이어
1987년~2006년까지 연준의장을 역임하며 미국 호황기를 이끈 경제대통령으로 불리운다
(단. 재임시 행한 느슨한 금리 정책 등이 2008년 위기의 씨앗이 되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가 퇴임 후 쓴 책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이다
긍, 부정을 떠나 미 연준의장들이 퇴임 후 각자 시각으로 거시경제 책들을 집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자체로 좋은 것 같다.
저자가 보는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첫째. 기원: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저자는 미국 자본주의는 철저히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에 그 정신적 뿌리를 두고 발전해왔다고 주장한다.
한 마디로 역동적으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사업가의 나라라고
(흥미로운건건 경제사의 양대산맥인 케인즈 역시 미국에서 가장 꽃피운걸 생각하면
어찌되었던 자본주의는 역시 미국에서 가장 만개한 것만큼은 부인하기 어려운것 같다).
둘째. 30년대 대공황기
그러다 30년대 들어 공황기에 접어들며 루스벨트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가주의 혹은 심하게는 사회주의에 가장 근접한 시기라고
그러나 저자는 (대개 경제학자들이 그러하듯) 미국 공황기는 루스벨트식의 국가주의에 의해 극복된 것이 아니라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며 생산성이 올라가서 극복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 예로. 루스벨트 임기 말에 성장률이나 실업률이 취임 초기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역으로 국가부채만 늘었다는 주장이다).
셋째. 호황기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유럽 연합군이 파괴된 잿더미에서 패권국으로 발돋움하며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되는데
넷째.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시대
70년대 들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중동의 오일쇼크 등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시대를 맞게된다
(그리고 경제학자들은 현재 상황이 70년대 후반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저자의 경우, 이러한 대외적인 요인에 더해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당대까지 미국 경제를 주름잡았던 케인스주의, 즉 국가주의 경제정책들이 경제 성장을 발목잡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다섯째. 레이건의 부상
현 시점보다 훨씬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레이건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파이터 맨이라 불리운 폴 볼커를 연준 의장에 앉혀 한동안 금리를 두 자리 수 이상으로 급등시키며 결국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한편, 그때까지 경제성장을 발목잡은 각종 규제 및 세금인하를 감행하며 경제가 다시금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대개 사람들이 다 아는것처럼 이후 미국 경제는 인터넷 혁명과 맞물려 엄청난 호황기에 다시금 접어들게 된다. 한가지 흥미로운건 클린턴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임에도 보수파 경제정책 및 인사들을 대거 등용해 레이건 정책들을 이어가며 호황의 발판을 굳혔다는 점이다 (심지어 정부 재정까지 확장이 아닌 긴축을 하였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여섯째. 2008년 위기
그러다 결국 2008년 월가의 위기를 맞게되는데 이 위기를 극복한것은 밀턴 프리드먼의 통화주의 정책에 뿌리를 둔 미 연준의장인 벤 버냉키.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 것이 2018년이기에 책에서는 2008년. 이후 지루한 회복을 이루고 있다, 라고 하는데 2022년 이 책을 읽는 우리는 그 다음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여 다시한번 스태그플레이션의 위기에 놓여있다.
일곱째. 2008년 이후: 창조적 파괴 능력의 저하
저자는 분명 2008년 이후 미국 경제발전의 동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진단하는데 그 원인이 중국의 부상이 아닌 미국내 창조적 파괴 능력의 저하라고 진단한다 (80년대 독일과 일본이 부상하였지만 미국을 넘어서지 못한 것처럼, 중국 역시 미국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 그 이유로 최첨단 금융산업 및 기술산업 그리고 중국 고위직과 상류층들은 미국에 자산을 빼돌리고 자녀를 유학시키지만 반대 현상은 일어나지 않음을 꼽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미국 창조적 파괴 능력저하의 원인으로 1) 증가세에 있는 복지부담과 2) 국가의 규제를 꼽고 있다. 복지부담의 경우, 2040년이 되면 미국 역시 고령화로 접어드는데 한번 증가한 복지비는 국가 지출의 고정비가 되어 경제 성장의 큰 부담이 된다고. 해서 우리가 흔히 복지국가의 천국으로 알고 있는 스웨던제조차 복지비용을 경제성장에 연동하여 지급하는 형태로 개혁하였음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보다 먼저 2030년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우리에겐 시사점이 큰 포인트이겠다). 둘째. 기업을 향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경제의 관료화> 즉 대기업조차 CEO나 임원들을 기업성장 능력이 아닌 정부대응 능력으로 뽑아야해서 절대적으로 성장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인데 참으로 날카로운 지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첫댓글 2008년 이후 미국의 경제위기를 창조적 파괴 능력의 저하로 보는 시각을 우리의 시각으로 다시 보게 된다. 특히 미국보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우리에게 현재의 경제 위기에서 개인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나마 이번 정부는 기업에 대한 정부규제를 강하게 하지 않는 것 같고 현 경제상황을 정확히 보고 내 문제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내가 속한 기업이나 나 스스로 얼마나 창조적 파괴를 지속하고 있는지 아니 하고나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일상이 어제와 같은 상태라면 심각하게 현재를 돌아봐야 할 것만 같다. 현 상황은 분명 개인이나 기업에 있어 혁신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외부의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알아차림과 내부로부터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미국 역사를 경제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성장의 동력을 창조적 파괴로 본 관점이 흥미로웠다.
고인물이 되느냐, 바다로 나아갈 것이냐의 선택이 한나라의 방향을 바꾼 것처럼 나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미지의 바다지만 그만큼 거대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바다로의 항해를 선택한 이상 틀을 깨고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검색해보니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은 전보다 빨라져 2025년에 진입한다고 한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11년이 걸렸던 일본보다도 4년이나 빠른 7년 만의 일이라 한다. 그나마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여는 등 윤석열 정부가 방만한 국가 재정지출을 줄이겠다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현정권내에 초고령사회 진입은 충격이다.
이전 회사에서 특허수익권 마켓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구조를 금융규제 때문에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을 경험하였다. 창조적 파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역시 규제 혁파가 중요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새로운 비즈니스로 인해 반사적으로 자신의 이익이 줄어든다는 이익집단들이 거리에 가득할 것이다. 이들이 재교육을 통해 신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혹은 이들은 새로운 잡에 대한 니즈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