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의 <달러의 부활>을 읽었다. 폴 볼커는 그린스펀 이전의 연준 의장으로서 <인플레이션 파이터>란 닉네임을 얻을 정도로 70년대 미국 인플레이션 시대에 연준을 맡아 고금리 정책을 밀어부쳐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고 이후 미국 경제의 호황기 기반을 다진 연준 의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린스펀도 그렇고 폴 볼커도 그렇고 이런 분들이 퇴임 후 경제지식에 기반하여 당대 일들을 책으로 남겨주시는거 참 고맙고 좋은거 같다).
이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첫째,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이 70년대만큼은 아니지만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둘째 그 끝에서 미국과 일본은 결국 85년 프라자 합의를 통해 엔고, 즉 달러 약세를 이끌어내었기 때문에 현 상황이 (그 대상은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꿔서) 다시금 70년대처럼 흘러갈지 어떨지 가늠해보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 일듯하다. 그 이유는:
첫째. 대개 미국 정치인들은 (기축통화국의 위치로서는) 강한 달러를 원하지만 (환율적으론) 강하지 않은 달러를 원한다고 (그래야 수출기업들이 득을보며 무역수지 또한 개선되니까). 즉 미 정치가들은 묘한 줄타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최근 일련의 책들을 읽으며 경제라는 것이 참으로 정치적이란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있다).
둘째.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코로나 이전만해도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필두로 결국은 일본이 그러했던것처럼 중국 역시 위완화 절상화까지 몰고갈 것이라 예측들을 했다 (근데 중국경제를 들여다보면 사실 중국 경제수준으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일본은 80년대 중반 이미 경제구조가 선진화하여 엔화가 2배나 절상이 되고도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로 이겨냈지만 아직 노동집약적 수출산업구조를 가진 중국은 위완화 절상을 하는 순간 경제가 내려앉는다).
셋째.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며 미국이 달러를 그렇게 풀어놓는데도 오히려 달러는 서서히 달아오르더니 결국은 나홀로 강세를 이룬다 (이런 측면에서 달러의 패권화는 코로나를 통해 더욱 곤고해진듯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 당국이 달러 약세를 크게 논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모름지기 한 국가의 통화가 강하거나 약하거나 모두 장, 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최근의 달러 강세는 70년대와는 달리 미국 입장에서 나쁘지 않게 판단하는 듯 하다. 왜냐하면 고금리를 통해 시중에 풀린 통화를 대량 빨아들이고 있는데 (즉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는데) 역시 고금리로 인해 전세계에서 미국으로 돈이 흘러들어가면서 강달러를 이루며 달러 위상은 강해지면서 동시에 시장에 유동성은 마르지 않고, 시장에 유동성이 (고금리임에도 풍부하니)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기에 자금이 풍부하단 의미겠다 (즉. 반도체를 필두로 자국내 새로운 기업환경을 조성하려는 미국에겐 70년대와는 달리 현재의 강달러는 용인 가능하단 의미겠다). 해서 아마도 일론 머스크가 미국이 고금리로 인해 경기 침체를 겪겠지만 약1년 반 정도로 길지 않게 끝내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 예측한듯하다.
넷째. 결론은 그러니까 지금 국제적으로 돈과 기술이 전부 미국으로 빨려들어가는 중이다. 우리나라도 대기업들이 앞다퉈 미국에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정부가 오늘 일자로 칩4 동맹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 발표하셨는데 사실 이미 기업들이 대거 들어가는 중이라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생각이다. 단기간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염려되겠지만, 어차피 중국 경제규모는 머지않아 줄어들 수 밖에 없기에 지금부터 대비하는 것이 국가적으론 더 필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이로서 셰일부터 반도체 그리고 달러까지 그 어떤 각도에서 미중 패권 흐름을 살펴봐도 거시적 흐름의 방향성은 명확해보인다.
첫댓글 달러의 강세로 미국의 패권을 바라보면 더 명확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현재 달러의 강세 속에서 반도체까지 연결해서 보는 관점을 더 명확히 가지게 되면 세계정세의 방향성과 패권은 더 명확해진다. 매번 변수가 있겠지만 영원불멸에 미국과 달러에 대한 방점을 찍게 된다.
통화량의 강약세에 관계없이 달러강세를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 놀랍고 미국의 힘에 대해 거시적 흐름의 방향성을 알 수 있었다. 변수 조차 뛰어넘는 흐름을 주도하는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내 모습에 대비해보게 된다.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다. 내면의 힘을 단단히 다져가는 수밖에..
고금리에도 유동성이 풍부하고 꺾이지 않는 위상의 달러를 가지고 미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기술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며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제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재료도 조립도 미국산, 미국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지경이다. 글로벌 밸류 체인에 들 수 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넘어 생존을 좌우하는 요즘이다.
대중무역 적자는 이제는 돌이킬수 없는 단계에 온 듯하다, 다양한 산업분야에 있어서 제조강국 중국의 제품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이땅에 들어오고 있는 듯하다. 하물며 우리 사장도 중국완제품을 받아 시장에 풀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중국과의 무역수지 흑자폭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수입품에다 +알파를 한 창의적인 제품들을 세계를 상대로 내놓아야 하는 시점에 봉착하였다고들 경제학자들이 말한다. 자생할 수 있도록 기업에 더 힘을 실을 수 있는 방안들이 제도들이 구현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