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와다 가쓰미의 <한국과 일본은 왜?>를 읽었다
저자는 80년대부터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급기야 마이니치 신문 한국 특파원 생활을 오래한, 그리하여 한일 양쪽에 꽤 객관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
그런만큼 책에서 저자는 역사,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관심있게 본 부분은:
첫째. 한국을 대하는 세 그룹의 일본인들
일본에는 한국을 대하는 소수 양극단의 시선과 다수의 중도적 시각이 존재한다고 한다. 양극단이란 50세 이상 (특히 남성들 중) 한국을 여전히 일본보다 약소국으로 여기며 양국 협정이후 나름 일본이 경제적으로 (잘못에 대한 반성도 할겸) 기술 이전 및 금융지원 등을 통해 이런저런 도움을 주었는데 한국이 이젠 선진국이 되었다고 국가적 협약까지 뒤엎는다고 못마땅해 한다고 (혐한 시선되겠다). 그런가하면 반대로 1020 젊은 층에선 한류 문화에 대한 선망이 크다고 (이 세대의 이런 선망을 50대 이상 남성세대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대다수 일본인들이 그 중간지점쯤으로 혐한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사사건건 역사적 사건으로 회귀하여 계속 사죄를 요구하는 <한국 피로감>은 높은 편이라고 한다
둘째. 한편 일본인들 중 엘리트 층에서는 한국이 일본에겐 격렬한 반응을 나타내면서도 (그들이 볼때) 거의 내정간섭에 가까운 중국에겐 (그들이 볼때) 그런 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며 다소 관대한? 것을 의아해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한번 깨닫게 된건 확실히 우리와 일본은 얼핏보면 사회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은거같지만 한걸음, 한걸음 안으로 들어가보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근원적 다름의 시작은 뭐니뭐니해도 우린 중화사상의 끝자락에 자리잡은 반도국가이고, 일본은 우리보단 훨씬 유교적 뿌리가 약하고 대신 사무라이, 즉 우리로선 무인계급에 의한 통치를 한 섬나라라는 사실이다. 이 부분이 한일 양국의 사상에 끼친 영향은 사실 현대까지도 꽤 클수밖에 없다는 생각인데:
첫째. 사대부들의 격렬한 권력투쟁
우리나라는 조선왕조 500년을 거치면서 주자학이란 철학적 관념을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며 이기는 파가 권력을 차지하는 리더십이 형성된 나라였다. 그리고 이와같은 흐름은 현대 정치인들을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지금도 민생관련 현실적 문제를 갖고 논하기보다는 국민들이 볼때는 그 옛날 며칠 장을 치르는 것이 맞는가 혹은 의복은 어떤 형식으로 입어야 하는가 등의 관념적 논쟁을 벌이던 사대부들을 연상시키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더불어 예나 지금이나 분야에 상관없이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은 정계로 스카우트 되는것에 대한 로망이 강하고, 일반 국민 역시 정치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지만 관심도 높다. 한마디로 정치과잉 사회같은 모습이다). 그렇기에 정권이 바뀌면 국가간 협약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자신들 당의 관념과 맞지 않으면 결연히? 바로잡으려 하고 어떤 의미에선 그걸 당연시 여기기도 하는 것 같다.
둘째. 반일에는 늘 정치적 이유 혹은 원인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반중 정서는 (정치인들은 뒤로 빠지고) 대중들이 문화침공에 대한 자발적 거부감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정치하시는 분들 입장에선 경제적 이유때문이라고 하시겠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린 경제적으로도 일본은 다분히 과소평가하고, 중국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년세대 이상은 아무래도 유교적 사상적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어려운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런면에서 중국 역시 우리를 보는 시선은 자신들의 일부라는 생각을 내려놓지 못한는거 같다.
셋째. 그런데 지금의 1020 세대는 이런 고민조차 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다. 그들에겐 <대한민국= 글로벌 국가>니까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 그로인한 민족 감정, 그로인한 정치인들에게 휘둘리는 점 등등에서 벗어나 우리세대보다는 훨 당당히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게 될것이니까 (이미도 그런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혹은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감정적으로만 대하는 일본인들이 한걸음이라도 달라지길 소망하는 마음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 중년세대도 일본에 대해 모르면서 혹은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무조건적으로 감정적으로 대하는건 아닌지 한번쯤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첫댓글 개인적인 삶을 객관화하는 것만큼 과거 역사 속의 우리나 특히 일본과의 역사 관계 속에서의 일본에 대한 관점, 생각들을 객관화할 필요가 분명 있다. 과연 일본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는지 한편으로는 알려고는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고 감정이 아닌 팩트를 기반으로한 객관화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그 미래 속 각자의 삶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년세대가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과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듯 나의 삶에 있어서 내가 살아온 습에 의해 한쪽은 무시하고 한쪽은 어쩔수 없이 떠 받드는 형태를 보이고 있지 않는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이웃국가간의 관계에 있어서 교육으로 덜 세뇌되고 관습에 의해 주눅듬이 덜하여 당당히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리 세대도 좀 더 유연함을 가지도록 나와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을 가져봄직하다.
양국의 1020 세대의 시각이 문화적인 부분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음에 놀라고 문화의 힘이 글로벌 패권전쟁에서도 크게 작용하는 것도 보면서 나 또한 일본과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감정적인 부분이 더 크게 작용했음을 인정하게 된다.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에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문화적이든 한쪽에 치우쳐서는 일그러진 세상만 볼 수 있음을 경계하게 된다.
일본이 우리 나라를 침략하거나 지배한 시기의 역사를 강조하며, 그런 결과의 배경이 되는 당시 조선이나 우리 나라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생각해보거나 알아보려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역사 교육의 방향도 일본 침략이나 일제 강점기의 잔혹함, 가혹함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를 교훈으로 삼고 지금에 우리를 위한 지혜로운 선택과 대응을 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