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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다. 이번 봉사활동은 실패겠구나! 캄보디아 도착 당일 가져온 의료관련 준비물들을 챙기면서 든 생각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빠진 물품들이 많이 발견됩니다. 기본적인 약 포장용지부터, 000, 000, 000, 000...... 작년에 활동했을 때 있었던 물품이어서 당연히 챙겨주었으려니 했건만.... 유난히 내 파트에서 필요한 약품들과 물품들이 없다보니 더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도착한 첫날부터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만 듭니다. ↑ 물품 포장박스는 작년의 배 가까이 많은 70여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캄보디아에 의료봉사를 7박 9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올해 의료팀 인원은 26명. 부산백병원, 인제의대소속 교수들과 의학관련학과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지만 다른 대학교, 일반인들, 청소년들도 참여했습니다. 이번 의료봉사 프로그램은 이태석신부 기념사업회, 부산시 산하 국제교류재단, 백병원, 인제의과대학 등이 서로 협조하여 진행합니다. 총 5일간 3군데 주거환경이 낙후한 지역을 다니며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하루는 문화교류 프로그램, 그리고 마지막 날 앙코르와트를 여행하는 일정입니다. 의료팀 외에 국제교류재단에서는 따로 일반인들, 대학생을 모집하여 지역 초등학교에서 문화교류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환승시간 포함하여 약 8시간의 비행으로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도착했습니다. 물품 상태를 확인한 후, 포기할 건 얼른 포기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 노력하기로 합니다. 진료 첫날, 아직 서로 어색한 상태라 무엇을 해야할 지 눈치만 보지만,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사진: 조장섭> 매립한 쓰레기로 만들어진 넓은 언덕에 강제 이주당한 주민들이 사는 스텐민쩨이 지역을 시작으로, 근처에 교도소가 있어 낙후한 지역이 되어버린 쁘레이뱅 지역, 그리고 작년에도 갔었던 킬링필드의 실제현장 바로 옆에 위치한 쩡아액 지역에서 무료진료활동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 지역들은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 지역이라고 합니다. 더 외곽인 오지로 나가면 상상하기 힘든 열악한 환경이라고 합니다. <사진: 조장섭> 날은 덥고, 습하고, 몇 대 안되는 선풍기에 의지해서 그래도 서로 웃으면서 활동을 합니다. 의료활동은 현지 프놈펜내 대학교의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통역을 맡아서 도와줍니다. 의사들이 주된 진료를 하면, 한국의 대학생들은 간단한 현지어를 손바닥에 적어가며 환자들을 안내하면서 진료를 보조합니다. 청소년들은 접수를 돕고, 현지인들에게 구충제를 먹이고, 풍선을 불어주며 아이들과 놀아줍니다. 일반인 어른들은 여기저기 궃은 일을 찾아가며 진료에 불편이 없게끔 도와주십니다. <사진: 조장섭> 며칠 지나니 조금씩 지치는 모습들도 보입니다. 점심 시간 짬을 내어 마을을 둘러보기도 하고, 현지에서 한국인이 만든 병원 견학, 킬링필드의 학살현장으로 조성된 공원, 당시의 감옥소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 마을 구멍가게에 빛바랜 액체를 담은 콜라 페트병들이 있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사제로 만든 유사휘발유랍니다. 주민들이 오토바이등을 많이 타고 다니는데 질이 좋지 않지만 싼 값에 판다고 하네요. ↑ 대부분 흰 소들이었습니다. 주로 농사에 이용하고 식용은 아니라고 합니다. ↑ 길거리에서 제일 많이 본 간판이었습니다. 맥주 광고판이랍니다. ↑ 이렇게 잘생긴 닭도 있지만~ ↑ 스트레스 때문일까요? ↑ 높이 솟은 나무는 팜나무입니다. 이 나무에서 나오는 기름, 열매, 잎 등으로 아주 주요한 식품, 생활자원이 된다고 합니다. 인근 베트남에만 가도 없다고 하구요, 예전 우리나라 라면에 사용한 팜유가 이 나무의 기름이라고 합니다. 다시 가본 킬링필드 현장입니다. 웅덩이도 그대로~ 안내 해설도 이어폰으로 듣습니다. 고요합니다. 누구하나 큰 소리를 내지 않네요. 프놈펜 시내의 호텔에 묵으면서 생활했지만, 숙소 상황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어떤 방은 에어컨이 고장나고, 어떤 방은 더운 물이 안 나오고, 어떤 방은 찬 물이 안 나오고, 또 어떤 방은 벌레들이 여기저기 기어다녀 고생했다고 합니다. 일반 여행으로 간 것이었다면 당장 불만과 항의가 나왔겠지만 모두 어떻게든 견디면서 지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고맙게 생각됩니다. 우리 방도 온수가 나오질 않아 3일은 찬물로 샤워를 해야 했습니다. <사진: 조장섭> ↑ 이번에 사진봉사를 해 주신 조장섭 선생님. 제일 연장자이셨지만 전혀 티내지 않으시고 , 열심히 활동해 주셨습니다. 3일밤?을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방에서 주무시게 해서 죄송했습니다. ↑ 봉사활동을 끝낸후 시엠립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들렀던 예쁜 휴게소 앙코르와트에서~ ↑ 바다같이 넓은 톤레삽 호수입니다. 캄보디아는 대부분의 지형이 늪지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넓어보이는 지역도 우기에 비가 많이 오면 다 물에 잠깁니다. 그만큼 땅이 비옥하기도 하기만 그 땅을 소유한 사람들은 소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방문이라 이번에는 여유를 가지면서 사진도 많이 찍고, 캄보디아 역사공부도 좀 더 하면서 지내려고 했지만 제대로 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다른 사람들을 새로 만나는 기쁨과, 두 번째 만난 분들과는 더 친해지면서 서로를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예상하고 의도했던 활동을 하진 못했지만, 오히려 힘든 여건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의료봉사라고는 하지만 의료가 주된 활동이 아닙니다. 학생들도 느꼈겠지요. 환자를 보는 기술을 배운 것이 아니라, 이들도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귀여운 아이들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
첫댓글 올해 혼자 소아청소년 진료 담당하시랴 봉사단 총무일이랑 너무 힘든일로 고생이 많았습니다.하늘나라에서 이태석 신부님께서 좋아하실 것입니다.딸 해슬이와 함께하여 또다른 느낌이였 듯합니다.
너무 자주해서 빈말 같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