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예문여고 김해슬
기대반 걱정반이던 시간이 왔다.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몇달전에 신청한 후 계속 고민을 하였다. 고등학교 올라오고 나서부터 성적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할 때 의료봉사를 간다는 것이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오히려 성적을 떨어뜨리는 길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녀오고 나니 오히려 안갔으면 큰일날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왔는데, 가장 큰 것은 내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그리고 공부를 하게 만드는 자극을 받았다.
캄보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중 하나라고 한다. 직접 가보니 정말 시설들도 열악하고 의료도 제대로 되지 않고 빈부격차가 너무 크다.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은 웬만한 우리나라 부자들보다 잘 살고, 못사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게 지내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돈이 없어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학교도 못다니고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봉사 중 아이들을 몇 번 안아보았는데 너무 야위어서 순간 눈물이 날 뻔 했다. 내가 사람을 안은 게 맞나싶을 정도로 우리나라 아이들과는 다르게 정말 뼈밖에 없는 것 같았다. 그런 아이들도 항상 웃으면서 우리를 맞아주는데 그 아이들보다 훨씬 풍족하게 사는 나는 뭐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하나 싶었다. 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하지를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첫날과 마지막날 나는 약국에서 일했다. 첫날에 약국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데 내가 약국이어서 걱정이 되었다. 오후에 비가 와서 일을 거의 오전만 하였는데도 정말 힘들었다. 봉사하는 것이 적응도 안되는데 덥고 바쁜 약국을 하는게 힘들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날 오후에도 약국을 하였는데, 첫날과는 달리 바쁘지 않았고 선풍기도 있어 할 만 하였다. 그렇다고 설렁설렁하지는 않았고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했다. 중간 날에는 접수와 구충제 먹이는 일을 번갈아 했는데 그게 훨씬 쉬웠다. 접수를 하면서 사람들 이름을 한글로 적어야하는데 내가 잘못 알아들어서 이상하게 적은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언니, 오빠들에게 좀 미안했다. 이제는 잘 알아들을 자신이 있는데. 구충제 파트를 할 때 시간이 남아서 풍선을 불었는데 그 덕에 아이들이 몰려와서 소아과선생님께는 매우 미안했다. 하지만 엄마에게 풍선을 맡기고 계속 받으러오는 아이들을 보니 귀여웠고 이 나라 아이들도 우리나라 아이들과 다를 게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캄보디아 사람들을 직접적으로는 아니었지만 간접적으로 도우니 매우 뿌듯하면서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돕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없어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마음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부분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같이 온 의사선생님들, 의대와 간호대의 언니오빠들을 보면서 많이 본받고 싶었다. 이 언니오빠들도 나중에 자신의 손으로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감사할 것 같았다. 이 중에는 재수, 삼수를 하면서까지 공부하며 의대를 들어간 분들도 있는데 그 마음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좋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이 본받을 점이고 내 모습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캄보디아는 각오했던 만큼 덥진 않았지만 그래도 많이 더웠다. 그래서인지 부산에 도착하니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는 내가 과연 할 일이 있을까, 도움이 될까 생각했지만 5일동안 일해보니 내가 뭔가 도움이 되었던거 같아서 뿌듯했고 보람있었다.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갔다온 것이 내가 이제까지 태어나서 해외를 여행갔던 일들보다 훨씬 값진 경험이었고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인생의 반환점이 될 최고의 기억이 되지 않을까. 여기를 데려와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여기서 만난 분들에게 받은 은혜를 세상을 통해 베풀고 싶다.
첫댓글 짝짝 ㅎㅎ
그마음 그대로 ....
수고 많았다.항상 웃는 얼굴로 힘든모습 보이지 않고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이 기억에....이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나중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는 일들을 많이 하길...
대견한 해슬이, 한 뼘만큼 마음도 더 자랐을거라 믿어.
어른이 되어서도
왜 배워야 하는지,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잘 하는지를 모르고
배움이 좋은 줄은 안다 해도 배움에 노력을 하지 않는 어리석은 이도 많단다.
이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았으니 ...
놀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고, 좋은 목표에 도달하도록 더욱 더 열심히 하는 해슬이가 되었음 합니다.
김해슬 하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