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강의를 마치고 나면
강사가 자리를 미처 떠나기도 전에 평가하는 곳이 있습니다.
어떤 유익이 있었는지, 무엇을 새롭게 알았는지 묻지 않고
심사위원이 되어 강의를 점수로 평가합니다.
심지어 강의가 한참 진행 중인데
평가서를 나눠주기도 합니다.
무례합니다.
강의 뒤에 강사 평가 내용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거의 읽지 않고 삭제합니다.
강사를 평가하기 전에 먼저
강사를 평가할 만큼 잘 들었는지 돌아봅니다.
강의 평가 마지막 항목에
"이렇게 강의를 평가할 만큼 잘 들었다고 생각하십니까?"와 같은 질문을 넣으면 좋겠습니다.
강의 듣는 이들의 모습이나 태도,
강의 뒤 작성한 평가서에 흔들린다는 건,
아직도 멀었다는 뜻인가 봅니다.
강의를 평가한다면, '실리 평가' 합니다.
오늘 강의로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 묻습니다.
당장 적용하고 싶고 살려 쓰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습니다.
실리로 평가하면 말하는 이 듣는 이 모두에게 유익합니다.
사회사업가의 사업은 강점으로 합니다.
그렇다면, 사회사업가의 평가도 강점으로 합니다.
<복지소학> 가운데 '평가'
소인에게는 차라리 미움과 훼방을 받을지언정 아첨하거나 좋아하는 바 되지 마십시오.
군자에게는 차라리 꾸짖어 고쳐 주는 바 될지언정 포용하는 바 되지 마십시오.
상급 선비가 도를 들으면 힘써 행합니다.
중급 선비가 도를 들으면 들은 둥 만 둥 합니다.
하급 선비가 도를 들으면 비웃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라 할 수 없습니다.
진실한 사람, 가치를 볼 줄 아는 사람, 良識(양식)이 있는 사람, 사회사업 뜻있게 잘해 보려 애쓰는 사람,
이런 사람이 공감해야 좋은 겁니다.
어리석은 사람, 대충 하려는 사람, 안일한 사람, 자기 이익을 좇는 사람,
이런 사람이 불편해하거나 비웃어야 좋은 겁니다.
이용자 반응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이용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욕심 많은 사람이 불만히 여기고, 염치없는 사람이 불평하고, 억지로 하는 사람이 트집하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힘들어하고, 책임감 없는 사람이 귀찮아하고,
내용을 숙지하지 않은 사람이 딴말하거나 뒷북치고, 성실히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소외감 느끼는,
이는 좋은 현상 아닐까요?
모든 사람에게서 좋게 평가받으려는 마음이 자신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잘한 것 없이 칭찬받음은 애매히 욕먹느니만 못합니다.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능력·효용이 없음을 부끄러워하십시오.
소인은 名利(명리)나 賞讚(상찬)을 좇아 움직이고, 얻으면 급히 자랑하고 오래도록 자랑합니다.
옳지 않은 일이라도 평가에 걸리지만 않으면 잘못인 줄 모르고 부끄러운 줄 모릅니다.
당사자나 지역사회보다 평가단과 평가 서류에 공들입니다.
당사자의 삶이나 지역사회 사람살이보다 기관장이나 법인의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입니다.
사람도 사업도 이익의 재료로 여깁니다. 참으로 이로울까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7.10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