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책자기' 목요일반에서 기록한 반갑고 고마운 책이 나왔습니다.
제주, 그것도 서귀포에서 한 달에 두 번씩 서울 '책방,구슬꿰는실'을 오가며 쓰고 다듬고 엮은
서귀포작은예수의집 원장 윤주영 선생님 기록 '속골 작은집 사람들_서귀포작은예수의집 입주자 사람살이'
이 책은 시설에서 서로 돌보고 성장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기뻐하며 화내기도 하고 서로 살피며 아파하기도 하며 살아갑니다.
사는 장소가 어디든 사람살이는 계속됩니다.
시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삶도 계속 이어지며 세상에 존재합니다.
자기 삶을 생동감이 살아 넘치게 펼치는 입주자,
그 삶을 살아가게 거들며 성장하는 지원자가 함께 기록했습니다.
서귀포작은예수의집은 소규모 시설이라 직원도 적습니다.
입주자 생활을 지원하는 직원이 나흘마다 야간 당직을 서며 행정업무 일부도 맡아 합니다.
담당 입주자가 있지만 구분하지 않고 지원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시설장, 팀장, 조리사, 간호사, 사회복무요원까지 틈틈이 입주자를 지원하고 기록도 모든 직원이 했습니다.
누구라고 할 사람이 없이 모두 입주자와 함께 사람살이를 합니다.
그래서 적은 직원으로 입주자 개인별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직무에 상관없이 입주자와 정을 나누고 살다 보니 누구 한 명 각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는 마음 바탕이 따듯하고 선한 사람이 다른 분야보다 많은 듯합니다.
그런 사회복지사가 지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황할 때 ‘사람을 바라보는 눈길에 존중과 관심’부터 새기길 바라며 엮었습니다.
비장애인이든 장애인이든, 백색인종이든 유색인종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도 살아온 길도 다릅니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만나며 ‘사람살이’를 지원했으면 합니다.
- 머리말 가운데 -
A5 크기, 154쪽
ISBN 979-11-91332-13-1
10,000원
*재생종이로 만든 책
1장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기
박진섭 씨 사람살이 _ 함께 살기 11
백종현 씨 사람살이 _ 내 생활방식 22
강병규 씨 사람살이 _ 한 사람이 여럿이 되다 36
2장 자식 노릇 어른 구실하며 살기
하성수 씨 사람살이 _ 행복을 전하는 웃음소리 49
허경호 씨 사람살이 _ 어머니의 바탕, 사람들 61
3장 지역사회와 어울려 살기
김용준 씨 사람살이 _ 무대에 서다! 79
이광석 씨와 한현민 씨 사람살이 _ 특별하고 평범한 황혼 90
4장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음길
양구팔 씨 사람살이 _ 사람을 짓는 마음길 101
5장 혼자 서기, 더불어 살기
양영수 씨 사람살이 _ 청년 예술가 118
이재진 씨 사람살이 _ 내 밥솥! 133
맺음말 151
월평빌라 소장 박시현 선생님 격려글
‘거주시설 월평빌라 동료의 소감’
관계의 회복
2011년 3월 30일, 장애인복지법 제58조는 시설을 ‘당사자의 집’으로 규정하였고,
시설을 ‘당사자가 지역사회 지역주민으로 살도록 지원하는 기관’으로 명했습니다.
시설과 입주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려는 몸부림이었고 절규였습니다.
그 후, 만 10년 동안 시설은 그 뜻에 따라 실천했습니다. 그 시간은 ‘관계 회복’의 역사입니다.
나는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이며 또한 아들입니다. 뿐이겠습니까, 친구고 이웃이고 동료입니다.
병원에 입원하여 환자의 역할을 감당할 때도 여전히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입니다.
생의 기한을 통보받은 어떤 이라도 이 역할들은 여전합니다.
심지어 고인이 되어서도 그는 누군가에게 슬픔과 기쁨 그리고 생을 살아갈 힘을 줍니다.
사후에도 남편이자 아버지이며 또한 아들과 친구로 동료로 교우로, 그에게 부여되었던 역할을 감당합니다.
시설에 입주했다는 이유가 이런 역할들을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규정한 ‘장애’라는 구실도 물론 이런 역할들을 빼앗거나 앞설 수 없습니다.
그가 어디에 살든 어떤 형편이든, 그는 여전히 남편 부모 아들 친구 이웃 동료 교우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장애인복지법 제58조 개정 후 10년은 이런 관계와 역할의 회복기였습니다.
그 근거가 서귀포작은예수의집 실천이며, 그 기록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일상의 회복
코로나19 출현 600일 만에 일상의 회복을 준비한다는 발표가 반갑습니다.
그러나 시설 입주자는 여전히 그 회복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보호’의 명분이 ‘일상과 삶’을 앞서고 있습니다.
구명보트에 오르는 순서에서 어린아이와 여성과 약자가 우선인 데는 까닭이 있습니다. 정의와 도덕이 그 이유였으리라 봅니다.
코로나19 시대 우리 사회는 시설 입주자를 보호의 대상으로 간주할 뿐 정의와 도덕이라는 신념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시설 입주자가 여느 사람의 일상을 유지하기는 무척 어려웠으며,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구속이었고 대안은 없었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보호의 의무’ 앞에 주눅 들고 주저하는 시설의 형편을 헤아리면,
코로나19 시대에도 일상을 살아가도록 지원한 서귀포작은예수의집 동료들의 수고와 지혜와 열정은 어마합니다. 놀랍습니다.
감격의 회복
"영수 씨가 처음 혼자 공방 가던 날이 생생합니다. 불안한 직원은 몰래 자동차로 따라가겠다고 했습니다.
직원과 영수 씨가 의논하여 결정했는데 영수 씨 몰래 따라가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했습니다.
(…) 영수 씨가 인사하고 혼자 나가는 순간, 직원들은 설레면서 불안했습니다.
영수 씨 혼자 무사히 다녀왔을 때 ‘이런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라’ 꿈만 같았습니다.
시설에 들어와 산 지 십여 년 만의 처음 혼자 버스를 타고 볼일 보고 왔습니다." <본문 중에서>
‘영수 씨 몰래 따라가겠다’라는 말에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불신이 아닙니다. 신뢰에서 나오는 깊은 이해입니다.
‘몰래 따라가면 안 된다’라는 주장이 반가웠습니다. 그 담대함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월평빌라도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많습니다.
직원과 기관의 염려를 무색하게 했던 무수한 순간들, 그 감격과 감동을 이 책을 읽으며 여러 곳에서 느꼈습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일’, 우리 일, 사회사업의 감격을 이 책을 읽으며 회복합니다.
“월평빌라 동료들과 더불어 서귀포작은예수의집 동료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축하드립니다.”
- 멀리 육지 거창에서
[구매]
https://cafe.daum.net/coolwelfare/S6la/92
본문 조금 읽기
첫댓글 오늘 오전에 책을 받았습니다. 제주 서귀포라서 책이 오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재진씨가 쉬는 날이라 큰집(시설)에 왔습니다.
책을 전하며 재진씨 편을 펴서 보였습니다. "이재진 씨 사람살이 - 내 밥솥!"
제목을 읽어려다 재진씨가 울컥합니다. 그 모습에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책을 엮는 보람과 감격을 한꺼번에 느꼈습니다.
책을 만들어 주신 김세진 선생님! 고맙습니다.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고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윤주영 선생님께서 제작비를 모두 감당하셨습니다.
책방으로 보낸 책 판매 수익은
모두 다음 사회사업가의 실천을
엮어내는 데 사용합니다.
고맙습니다.
윤주영 선생님 사회사업 후배의 독서 후기
https://m.cafe.daum.net/sljh728/MejF/414?
제주 인권단체 북톡 소식 https://cafe.daum.net/coolwelfare/OX67/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