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동학대에서 아이를 구하는 케이스워커입니다>
안도 사토시, 다봄, 2020
'책방에서 책모임'으로 읽은 <나는 아동학에서 아이를 구하는 케이스워커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저녁,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김승철 선생님,
마포영유아통합지원센터 시소와그네 임하영 선생님.
셋이 모여 나눴습니다.
형식 순서 상관 없이 편안하게 읽은 소감, 읽으며 와닿은 곳을 나눴습니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남은 내용이 다르고,
의미 있게 여긴 곳이 같아고 그 이유가 달랐습니다.
여기에 모여 나누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 책이 일본 사회사업 현장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게 맞다면,
일본도 아동학대라는 극한 상황을 풀어갈 때 역시 '강점'에 마음이 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어느 가정의 어려움을 도울 때 체계적으로 이뤄가고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와 지향과 모습이 다를지라도
그렇게 나름대로 원칙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이뤄가는 모습이 와닿았습니다.
아동학대의 원인을 둘레사람과의 관계에서 찾고,
그 해결도 부탁할 수 있는 관계, 정보를 주고 받는 관계에서 찾는 모습이 와닿았습니다.
역시,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이도 인격적 존재라면 어떤 일과 그 진행에 관하여
충분히 상의하고 그 뜻을 존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
"세 번째 뇌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뇌. 말을 이해하고 말로 여러 가지 이미지를 키우는 힘을 기르면서
세 번째 뇌가 만들어지고 성장해 가는 거야. 인간은 유일하게 언어를 가진 존재야.
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복잡한 사회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
말로 다양한 상황을 그리거나, 감정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낼 수 있게 되는 데
책을 읽어 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거든."
(...)
"그런데 요즘은 어릴 때부터 텔레비번이나 스마트폰, 게임가 같은 시각적 자극을 접할 수 있는 영상 매체가
너무 많아져서 말로 무언가를 그려 내는 능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져 버렸지.
부모도 그게 편하니까 아이한데 그런 걸 계속 보여 주잖아. 그러니까 세 번째 뇌가 충분히 자라지 못하는 거야." 80
(...)
"미숙한 부모가 아이를 때리면 부모를 혼내는 조부모가 곁에 있었지. 그래서 큰일이 벌어지는 일이 적었고.
그런데 고도 경제 성장으로 일본 전체가 황금만능주의에 빠져서 계속해서 돈을 벌고 또 소비하는 게 미덕인 것처럼
생각하는 일그러진 사회가 됐잖아. 아버지는 가정을 돌보지 않고 일을 하고, 어머니는 혼자 가사와 육아를 하니까
책을 읽어 줄 여건이 도무지 안 되는 거지."
(...)
"거기다 핵가족화가 되어서 어머니 대신 책을 읽어 줄 조부모가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그런 상황에서 자란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서 더욱 핵가족화가 진행되었고
결국에는 지역 사회도 붕괴되고 이웃집 사람의 얼굴도 모르는 사회가 되고 말았으니까." 80~81
핵가족화를 멈추는 건 어려우니까 지역사회를 재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고양이 인간이 자기들끼리 미숙한 육아를 하지 않게,
지역 교류를 늘려서 이성적인 육아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82
그동안 지역 사회와 교류를 한다는 건 사토자키에게 아주 귀찮은 일이었다.
어디의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왜 일부러 관계를 맺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계속 마음속에 있었다.
하지만 그 귀찮은 존재가 사실은 매우 소중한 존재였음을 시마 계장이 깨우쳐 준 것 같았다. 83
"사토자키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인간이라는 존재는,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논리관이나 정의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강한 존재가 아니에요.
설사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지금처럼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가까이에 육아를 지원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그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아침부터 밤까지 아이는 울어 대지, 밤에는 밤대로 한 시간 간격으로 깨니까 제대로 잠들 수도 없어.
그게 한 달, 두 달 계속돼 보라고. 절대로 아이를 때리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어요?" 98~99
아이들 중에는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와 잘 못하는 아이가 있잖아요.
각자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아미는 오르막길 오르는 속도는 조금 느릴지 모르지만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확실히 지면을 밟아 가며 꾸준히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어요.
잘하는 많이 있으니까요. 120
말은 정말 중요한 거구나. 뭐, 인간만이 가진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니까 당연할 수도 있지만,
이게 바로 말에는 혼이 담겨 있다는 거군.
상대의 마음 상태나 상황에 따라 다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면담의 흐름이 전혀 달라지니까, 말의 의미나 이미지에 따른 감각을
평소 예민하게 인식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사토자키는 생각했다. 말은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사람을 상 처 입히기도 한다. 그것을 마음에 똑똑히 새겨 두어야겠다고.
"그래요? 그렇게 엄하게요? 그래도 혼낸 만큼 칭찬할 때는 확실히 칭찬해 주셨죠?"
"아뇨, 그게.... 아무래도 칭찬하는 게 멋쩍어서요. 거의 칭찬한 기억이 없네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못할 짓을 했네요”
“음, 혼나기만 하면 위축되기도 하고,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겠네요. 안타깝네요."
“그건 무슨 말씀이신지.”
“아까부터 이야기를 들어 보니, 아버지도 어머니도 마음속 깊이 노부히로를 사랑하는데,
어쩌면 그 마음이 노부히로에게 별로 전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좀 더 정확하게 마음을 표현해서, 애정을 알기 쉽게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던 어머니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
(...)
“어머니도 아버지도 그런 기분을 노부히로에게 솔직하게 전해 보세요.
민망하시겠지만 역시 말로 하지 않으면 잘 전해지지 않으니까요. 어떠세요?
모처럼 생긴 기회인데 오늘 노부히로한 테 사과하는 건.” 157
사람의 성격이 변한다고 한다면, 그건 본인이 자신의 성격에서 개선하고 싶은 곳을 찾아내서
매일 그 부분을 진지하게 마주하고 포기하지 않으면서 죽도록 훈련을 반복했을 때가 아닐까.
본인한테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남이 아무리 열정적으로 정당한 주장을 해도
그렇게 간단하게 성격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169
케이스워커는 사람이 환경에 따라 좌우되기 쉬운 약한 생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동시에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강해진다느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케이스워크를 진행한다.
그러나 계속 증가하는 학대에 대한 대응책으로 아동 상담소에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한 결과,
아동 상담소는 지금 복지 전문 기관으로서 본래의 기능을 점점 잃고 있다.
그들이 오랫동안 쌓아 온 역할, 클라이언트와 제대로 마주하는 케이스워크가 어려워진 것이다.
336~337
첫댓글 "매뉴얼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에게는 그 매뉴얼이 옳은지 질문하는 다른 분야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함께 나누는 가운데 승철 선생님이 이 말이 와닿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읽고 있는 중인데 60쪽의
"차갑에 들릴지도 모르지만, 하나하나의 케이스에 일일이 감정을 실어서 불쌍하다고 동정하면 마음의 에너지가 금방 바닥나. 잘못하면 단 하나의 케이스도 구하지 못해. 케이스랑 같이 너 자신도 태워버리면 끝이야. 그러면 안되지. 네가 할 일은 동정이 아니라 공감이야"
--- 이 문장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비슷한 상황에서 일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동정은 어찌보면 힘(권력)의 관계를 드러내지만 공감은 존재를 수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됩니다~
김혜숙 선생님, 왜 이글을 이제 읽었을까요?
동정이 아니라 공감!!
고맙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