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소망 감사, 복지관 평가 사례
- 양재노인복지관 고영한 부장님의 후배 기록 읽고 답글
고아라 선생님과 이동민 선생님의 실천 기록을 읽은 뒤
① 응원
응원을 한다는 것은 재밌고 신납니다. 그래서 기대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로야구팀인 두산베어스를 야구장(현장)에 가서 응원할 때는
피곤해서 쓰러질 때까지 몸을 혹사시키면서라도 응원을 하곤 합니다.
저는 그 팀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감정이입을 하고 그들을 응원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응원에 힘입은 그들은 본래 역량보다 더 많은 능력을 낼 수가 있는걸 보았습니다.
그들은 팬들이 있어서 존재하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때로는 응원은 불가능하다고 여길 때 마치 마법과 같이 가능케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합니다.
팬과 팀의 관계와는 달리 사회복지사는 복지당사자가 있기에 존재가 가능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당사자의 팬의 입장입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누군가를 응원하다는 것은 신나지 않고 재미있진 않을 수 있어도
그 이상 값지고 보람 있는 일이기에 어떤 기록이 있을지 기대가 생겼습니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처럼 당사자의 삶에 상관하여 응원하면 당사자는 삶의 활력소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당사자의 삶을 응원하는 일은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주인이 주인 되는 과정에서 마법과 같이 신기한 경험에서 좋은 감정은 물론이거니와
감사와 감동이 있어서 행복해집니다.
② 글
고아라 선생님과 이동민 선생님께서 4월~11월까지 기록한 사례관리 실천이야기를
세세하고 면밀하게 눈으로 들었고, 귀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당사자의 인생을 응원했던 실천기록한 분들을 응원하려니,
잘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부담이 생겨서 단순히 말로 격려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가 듭니다.
감히 응원 글을 쓴다고 한 것이야말로 기록한 실천가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글을 쓴다는 행위는 단순히 손가락의 움직임이지만 그 실천이 나오려면
온몸의 움직임을 전제로 두뇌를 사용하고 감정을 쏟아내야만 한 글자 한 글자가 써진다는 것을
지금 이글을 쓰면서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도 눈으로 읽어보고,
주말동안 집에서도 소리 내어 목소리가 귀에 들릴 수 있도록 읽었습니다.
가령 고기를 먹을 때 그냥 대충 씹고 목구멍으로 넘기지 않고 소화가 잘 될 수 있도록
잘근잘근 씹어 먹듯이 그런 방식으로 실천의 기록들을 줄쳐가며 읽었습니다.
혹시나 놓치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당사자의 삶이 귀하고 소중하듯이
그 실천의 기록도 또한 귀하고 소중하기에 그렇습니다.
③ 소망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이신 할머니의 글이 바로 3~40년 후의 제 경우라면
저는 어떤 기분일지라는 입장에서 읽어보았습니다.
만약 미래의 노인이 된 제게 젊은 사회복지사가 처음부터 저의 삶의 이야기를 써보겠다고 제안한다면
저는 어떨지 떠올렸습니다. 쑥스럽고 머쓱해서 사양하기도 하겠지만
또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해보고자 잘 부탁한다고 했을 것입니다.
나의 이야기라면 대부분은 좋았는데, 어떤 부분은 안 좋을 수도 있겠다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실천가들이 기록을 하며 많은 고민과 갈등을 했을 터인데,
그 순간 옆에서 동료로서 선배로서 함께 고민하며 도와줬거나,
궁리해서 응원하면 더 좋았겠다는 자기반성이 들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어르신의 사연이 있으니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함께 보태보려 합니다.
④ 배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쉬울 수도 있지만, 내 공간과 내 시간이 아니면 어려울 것입니다.
그 분들이 자신의 삶을 공개한 대가(?)를 귀하게 여기고 기록함이 가슴의 울림으로 다가오고,
머리를 일깨웁니다. 소리가 작더라도 읊조리다보면 커지겠지요.
듣는 이가 있다 보면 더 커지겠지요. 지속적으로 실천하다가 보면 그러하지 않을까 합니다.
실천가의 글을 읽다보니, 그 공간으로 들어가 그 어르신과 대화를 하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고아라 선생님과 할머니 이야기’에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당사자의 삶이 우선되도록 돕지 못했음을 후회하며 반성했다는 것을 공감,
민원왕 아버님을 정성으로 대하고 만나 상대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생긴 것,
사례관리의 순간순간이 기다림이고, 사소한 물음과 질문에 성의 있게 기다린다는 것,
입사지원서의 초심을 보며, 지속성이 결여되지 않고 순간과 과정에 집중하고자 한 것,
당신이 잘하신 일을 떠올릴 수 있도록, 좋아하시는 일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 찾아온 사람, 저를 찾아와 준 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며,
편안한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다짐,
이야기를 잘 들어드리는 것뿐인데도 갈등이 해결되거나 해결방법을 찾게 된 경우,
오찬효과, 밥 한 끼의 실천을 통해 깊어진 관계, 둘레사람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는 백발 할머니.
‘이동민 선생님과 서초동 할머니 이야기’에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세상,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비가 새는 집에서 살던 서초동 할머니, 이사 간 집으로 이웃과 함께 초대해주신 할머니,
9월 18일에 손수 써주신 소중한 편지의 감동, 첫 만남에서 무리하게 대화를 주도하지 않았다는 것,
편안한 대화를 위해 부담감은 내려놓은 것, 사연을 너그럽게 들어줄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
할머니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는 것, 올바른 실천을 위한 고민.
13년 전에 뵈었던 고아라 선생님의 백발 할머니는 어떤 분인지 알기에 오히려 선입견이 컸습니다.
당사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 그것부터 시작이라는 두 실천가의 이야기는
제게 또 다른 가르침으로 일깨움을 줍니다. 고맙습니다.
⑤ 감사
시간을 두고 연재했던 기록을 한꺼번에 읽어서였는지, 단숨에 읽었습니다.
주인공들을 조금 알기에 깊이 느낌이 있었습니다. 웃고 있는데, 눈동자는 눈물로 코팅되었습니다.
아침마당과 여성시대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는데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눈물이 있는데 웃음이 공존하니 행복했습니다. 우리의 삶이 그러한 것 같습니다.
함께한 동료들과 지정독자의 글로 지지·격려하는 표현을 읽을 때에도 기쁨이 생깁니다.
글쓰기를 드러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느끼면서
그동안의 공들인 시간과 애씀의 박수를 보내고 응원합니다.
누군가의 삶이기에 대충 훑어보고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도 느껴집니다.
어찌 글로써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평생 시간을 함께 지내고도 표현하지 못할 터인데
감사함으로 도배를 합니다. 먼저 쓴 선배기록자들이 수고함이 있어
동료와 후배들에게 더 잘 해보고자 하는 다짐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김세진 선생님의 헤아림도 고맙습니다. 뜻있게 실천하고자 하는 후배들의 마음을 군불로 지피고,
이곳저곳의 사례와 기록을 실로 구슬을 꿰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 같은 글을 대접해 준 고아라 선생님과 이동민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11년 전의 이 어르신들에게 이렇게 실천하지 못한 마음에 감사함과 기대를 담아 두 분의 기록을 응원합니다.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사례관리 기록 모임에 양재노인복지관 고아라 선생님과 이동민 선생님이 함께했습니다.
두 선생님은 성실하게 공부하며 실천했고, 이를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수료식 뒤 함께한 선생님들의 글을 묶어 자료집을 만들었습니다.
그 속에는 선생님마다 선배의 격려 글을 추가했습니다.
고아라 선생님과 이동민 선생님의 글을 읽은 양재노인복지관 부장 고영한 선생님이
이렇게 정성스럽게 적어 보냈습니다.
연말 평가서를 작성한 뒤에 이를 선배가 읽고 이렇게 답글을 써 주면,
담당 사회복지사는 얼마나 고마울까요?
올해 열심히 이뤄온 일을 알아주고 응원해주는 부장님의 글에 감동할 겁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겁니다.
한해를 마무리 지을 때, 올해 맡은 일 가운데 한두 가지라도 배움 소망 감사로 평가서를 씁니다.
이를 복지관 동료 선·후배에게 보여줍니다. 평가회가 열린다면 그 자리에서 낭독합니다.
그 글을 읽고 동료 선·후배도 소감을 적어 전하거나 낭독합니다.
이렇게 복지관 평가회가 열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