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합성 평가와 실리 평가를 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여기서는 인터뷰 방식을 적극 제안합니다.
정합성 평가에 알맞은 질문을 준비하고 해당 사업과 관련이 있는 주민을 섭외합니다.
준비한 질문을 중심으로 주민과 대화합니다.
또한, 사업 진행 가운데 당사자와 나눈 대화 기록,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오고 간 편지나 쪽지 따위가 평가의 근거가 됩니다.
외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평가는 소극적으로 준비합니다.
원하는 만큼 끼워 맞추는 정도로 그칩니다.
주력해야 하는 평가는 당사자와 함께 진행하는 사회사업 평가입니다.
주민 인터뷰나 이런저런 주민의 기록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찾고 모읍니다.
이를 사회사업 핵심 가치에 맞게 일했는지를 증명하는 근거로 활용합니다.
사업 시작부터 평가를 생각합니다.
무엇을 평가하고, 어떻게 평가할지를 분명하게 하면
한 해 사업하며 무엇을 붙잡고 어떻게 나아갈지가 명확해집니다.
사업을 마치고 평가서를 쓴다기보다 사업 시작부터 평가서를 조금씩 작성합니다.
이렇게 하면 사업이 평안합니다. 길을 잃지 않습니다.
예시 1
서울 ‘ㅂ’종합사회복지관이 놀이를 주제로 여름 아동 단기사회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활동은 아이들의 강점을 찾아 응원하고,
작은 일도 아이들이 주체가 되게 거들어 아이들의 일이게 하고,
나아가 둘레 사람과 풍성한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계획한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업을 평가할 때 아동 놀이를 처음 계획대로 구상한 인원만큼 진행했는지를 평가하겠지만,
나아가 여름 놀이 활동으로 아이들의 강점을 찾아 세웠는지,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진행했는지,
둘레 관계가 풍성해졌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사업 뒤 아이들과 인터뷰했고, 아이들 부모님과 인터뷰했습니다.
직접 만나 대화하기도 하고 혹은 부모님께 편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대화 기록과 이런 자료와 평소 기록한 일지에서
강점과 관계의 실마리를 찾아 정리해 뜻을 이뤘음을 밝혀 증명하는 게 평가입니다.
예시 2
경기도 ‘ㅁ’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가족 안아주기’를 주제로 생활복지운동을 펼쳤습니다.
이 활동 기획단에 참여한 고등학생이 소감을 글로 남겼습니다.
이것이 평가의 근거 자료가 됩니다.
이런 글이 생활복지운동의 성과입니다.
생활복지운동으로 내 삶이 달라지고, 이웃과 관계가 조금씩 살아나는 이야기.
평소 이런 글을 꾸준히 수집하고 모아 정리합니다.
때가 되면 이를 묶어 자료집으로 만듭니다.
이것으로 우리 하는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보여줍니다.
예시 3
어르신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어르신들과 상의하여 날짜, 장소, 일정, 음식 따위를 정했습니다.
준비하는 가운데 서로 가까워졌고, 다녀와서 더욱 친해졌습니다.
이렇게 몇 번 반복하면 따로 주선하지 않아도
날 좋을 때 가고 싶은 곳 두루 다니시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들이를 마치고 이런 평가서를 작성했습니다.
같은 질문에 어르신도 작성하고 사회사업가도 작성했습니다.
평가서는 되도록 이야기체(서술형)로 씁니다. 쉽고 바르고 간결하게 씁니다.
사회사업가가 어르신 나들이를 진행했다면 나들이를 마쳤을 때 남는 건 사진이 아닙니다.
관계를 남깁니다. 다음과 같이 이를 평가서에 담아내는 겁니다.
예시 4
김별 선생님은 아이들이 동네 어른들에게 생활기술을 배우는 ‘일상생활기술학교’를 진행했습니다.
집안일을 나눠 맡고, 자기 일을 직접 이루는 여러 기술을 동네 어른에게 배웠고,
이를 구실로 아이들의 사회적 관계를 튼튼하게 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을 마치고 평가했습니다.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사업을 이뤘는지를 물었고, 이 활동을 이뤄가며 좋은 둘레 사람이 많아졌는지를 물었습니다.
아이들의 상황을 살펴 쉽게 말하거나 적을 수 있게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려 답하게 거들었습니다.
인터뷰 외에 결과물로 나타낼 만한 다른 방법들도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다른 사람과 관계가 얼마나 생겼는지 알아보기 위해 관계망 지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관계망 지도 양식을 참가자들이 보기 편하게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망 지도’라고 쓰여 있다면 아이들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기술학교 하며 새롭게 인사하게 된 사람’으로 제목을 바꾸고 설명을 써도 좋고,
아이들이 쓰기 편하게 칸을 만들어 줘도 좋습니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게 예쁘게 꾸며도 됩니다.
<일상생활기술학교> (김별, 푸른복지, 2018)
예시 5
김은진 선생님도 2020년 1월,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과 일상생활기술학교를 진행했습니다.
활동을 마치고 김별 선생님의 관계망 지도를 참고하여 아이들과 평가했습니다.
“일상생활기술학교 활동을 하며 새롭게 알게 된 친구들이나, 어른들이 있나요?
예전에는 인사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인사하는 사이가 됐다면 이름을 써주세요.
이름을 모른다면 ‘편의점 사장님’ 정도로 써도 됩니다.”
참여 아동 대부분 ‘일상생활기술학교’를 통해 처음 만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함께 활동한 친구들, 실습 선생님을 적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마을 선생님이 되어주신 분들을 쓰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쓰기 편하게 종이에 6개의 공간을 만들어주었는데 6개를 모두 채워주었습니다.
자리가 모자라 종이 가득 이름을 쓴 아이도 있었습니다.
‘일상생활기술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이 앞으로도 동네에서 인사 나누는 사이 되길 바랍니다.
<11명의 강점 새싹들> (김은진 외, 연무사회복지관, 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