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백수 심선진입니다. 드디어 3일간 공부가 끝이 났습니다. 덕분에 많은 걸 누리고 배우고 갑니다.
백수는 시간이 많아, 현장에선 쉽게 들을 수 없었던 강의도 쉽게 갑니다.
현직에 계시면서도 사회사업을 위해 멀리서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3일 내내 날씨가 맑았습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벌써부터 많은 분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김세진 소장님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언제부턴가 누군가의 환영과 환대가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장님의 환대 덕분에 3일간 발걸음 가볍게 교육장을 갈 수 있었습니다.
2일간 소장님의 강의,
마지막날 권대익 선생님의 사례나눔이 끝나자마자 이 글을 작성합니다.
좋은 에너지가 사라지기 전에 붙잡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를 지난 9월 사례발표회 때 슬쩍 했습니다.
혼자서는 읽을 것 같지 않았고, 펼쳐볼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3일간 듣고 나눈다면 펼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본가에서 분명 맛있게 먹었던 반찬인데, 서울에서 먹으면 그 맛이 나지 않습니다. 냉장고 성능에 문제가 있나, 그 짧은 시간에 상했나. 이리저리 고민해보지만, 사실 답은 알고 있습니다. 혼자 먹어서 그렇습니다. 같이 먹고 나누면 식탁이 풍성해지고 반찬 맛도 더 살아납니다. 이상하게 책도 그렇습니다. 혼자 읽으면 재미가 없는데, 같이 읽으면 재미 있습니다. 그냥 넘어갈 법한 문장도 누군가의 밑줄과 나눔에 한 번 더 살펴봅니다.
#외로움
칠판에 가장 먼저 쓰여진 단어입니다.
외로움이 깊어가는 시대에 아직까지 신뢰를 잃지 않은 사회복지사들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복지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한 번에 대답하지 못합니다.
표류하는 전문성, 정체성으로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고민하며 현장을 떠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사는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개인이 많은 지역사회, 어울림과 공동체를 생각하며 일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회복지사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다양한 느슨한 모임이 많아지고, 이러한 공동체를 통해 자기 인식을 할 수 있다면
우리가 가진 마주한 외로움을 좀 더 슬기롭게 이겨내며 생동감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 사회복지사와 사회사업가, 복지사업과 사회사업 구분
"나에게 맡겨진 복지사업을 사회사업으로 틀어보기"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전문적으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자체가 그냥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그 일을 전문적으로, 사회적으로 풀어나간다는 말입니다.
사람을 욕구 덩어리가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일을 해야 방법이 보입니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현장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빨리 배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락 배달을 하더라도 분명 사회사업가답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못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역복지 실천
복지관에서 지역복지는 약자가 살아가는 바탕인 지역사회를 약자가 살아가기 좋은 곳이게 만드는 사회복지사의 실천입니다.
사례관리의 개별성, 지속성, 다양성을 머리에 담는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이제 위 문장도 담아봅니다. 내가 하는 일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복지관 지역복지 실천의 과정
욕구조사-자원조사-계획수립-진행-평가
욕구조사를 나갈 때 자주 듣는 말이 있었습니다. "해결해주지도 않을 거면서 뭘 또 물어봐!"
다시 과정을 짚어봅니다. 어떻게 잘 물어야할까요. 지역사회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방법을 되새겼습니다.
사회사업은 원래 의도하는 일이라 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사회가 분명해서일까요.
"배움, 소망, 감사"의 평가에 대해서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사업 시작부터 평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을 평가하고 어떻게 평가할지 분명하게 하면 무엇을 붙잡아야할지 명확히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다시 사업을 하게 된다면, 꼭 이렇게 일하고 싶습니다.
# 권대익 선생님의 아동사회사업 사례발표회
마지막날 더 많은 분들이 교육장을 찾았습니다. 권대익 선생님을 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권대익 선생님의 기록을 읽었습니다. 이사를 갈 때도 잘 들고 다녔습니다.
"몇 가지 제가 자랑하고 싶은 게 있어요~"
"제가 정말 재밌게 했거든요!"
"나중에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어쩜 저런 사람이 다 있지?
몇 시간 동안 선생님을 보며 드는 생각은 저 한 줄이었습니다.
지칠 법도 하실텐데, 사회사업을 말하는 선생님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게 신기했습니다.
권대익 선생님은 제가 그동안 봤던 사회복지사들 중에 자신의 실천을 가장 신나게 말씀하신 분이었습니다.
듣다보니, 저도 신이 납니다. 권대익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선생님들의 눈이 모두 반짝반짝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실천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어떤 어조로 어떤 단어를 주로 사용하며 말할까요.....
권대익 선생님도 저도 2013년에 사회복지를 시작했습니다.
비교는 좋지 않은 것이지만 저의 10년과 권대익 선생님의 10년을 바라봤습니다.
부끄러운 마음, 다시 저렇게 일하고픈 마음, 온갖 감정이 들어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아직도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괜찮아졌다가도 금방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합니다.
발표회가 끝나고 질의응답, 한 선생님께서 권대익 선생님께 질문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발표회가 끝나자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많은 사회사업가들에게 응원, 지지, 격려를 주는 발표였습니다.
이틀동안 소장님께서 말씀해주신 내용들을 생동감 있게 자세하게 자신의 실천으로 풀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준비해주신 소장님, 나눠주신 권대익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회사업 잘하고픈 마음, 그 열정 가득한 선생님들의 발걸음들,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각자의 현장에서 미소를 잃지 않고 뜻있게 신나게 재밌게 일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좋은 기회에 또 봽겠습니다.
첫댓글 와~
어쩜 이렇게 정성스럽게 강의 후기를 작성하셨나요?
놀라워요. 저도 이렇게까지 못 쓸 것 같아요.
선생님 기록 덕분에 연수 풍경이 그려지고, 배움도 얻습니다.
제게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나눠주어 고맙습니다 ^^
승철샘한테 요즘 좋은 자극 많이 받아요! 지난 번에 모임하고 항상 글 후기, 요약하는 거 보고 저도 이렇게 하면 더 기억에 잘 남겠다 싶어서 적어보았어요. ^^ 고맙습니다.
심선진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보고 싶은 얼굴인데 심선진 선생님 얼굴이 없어 아쉽지만 이렇게 글로 만나니 반가워요. 방랑시인 김시습을 떠올려 봅니다. 조만간 볼 수 있겠죠?
선생님 공부하신 내용을 제 다이어리에도 옮겨 봅니다. 덕분에 주요한 실천 단어를 옮겨 적습니다.
선생님. 저도 너무 보고 싶어요. 책자기할 때 생각도 많이 나네요. ^^
조만간 봬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